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507212618813?s=tv_news


[팩트체크] 확진자 보도에 언급된 '성적 지향', 꼭 필요한 정보?

이가혁 기자 입력 2020.05.07 21:26 


[기자]


오늘(7일) 종일 온라인에서 인기 검색어에 성소수자와 관련한 단어들이 올랐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을 알린 기사에 언급됐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성적 지향을 부각해서 보도하는 게, 방역이나 국민 알 권리에 득이 될 게 있을까요? 따져봤습니다.


[앵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우리 정부나 지자체가 공개한 동선에 그 내용이 포함된 건 아닌 거죠?


[기자]


아닙니다. 발단은 오늘 아침 7시쯤에 온라인에 올라온 한 일간지 기사였습니다.


이태원의 한 클럽이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자체적으로 확진자 발생 사실을 공지한 그 내용을 근거로 해서, '단독'이라면서 "성소수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에 확진자가 다녀갔다" 이런 점을 부각했습니다.


이후 온라인에는 이 확진자의 성 정체성을 근거 없이 재단하고, 엉뚱하게 비방하는 글이 많이 퍼졌습니다.


우리 '감염병 예방법'에는요, 필요한 경우에는 확진자 동선 정보 같은 개인정보를 최소 한도 내에서 공개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방역에 필요하지 않은 정보까지 지나치게 공개해서 사생활 침해의 부작용이 잇따르면서, '개인이 특정되는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지침이 세워졌습니다.


확진자와 같은 시간대 같은 장소에 있던 사람이 다 파악이 안 됐을 경우에 제한적으로 '상호명'까지 밝힙니다.


하지만 그 업소가 어떤 성적 취향의 사람들이 주로 찾는 곳인지는 필요한 정보가 아니죠.


만약에 정부나 지자체가 주로 성소수자가 이용하는 장소라는 점을 부각해서 동선을 공개했다면, 상당한 비판을 받았을 겁니다.


[앵커]


언론 보도라고 다를 수는 없는 거잖아요? 사실 인권침해 이런 부분은 조심하자는 얘기가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많이 나왔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월 21일에 한국기자협회는 '코로나19 보도준칙'이라는 걸 발표했습니다.


인권침해, 혐오조장 표현을 주의하자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3월 9일, 인권위원회도 "개인을 특정하지 않고 시간별로 방문 장소만을 공개하는 방안 등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면서도 사생활 보호를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한국기자협회는 지난 4월 28일, 아예 '감염병 보도 준칙'을 정식으로 제정해서 "감염인을 취재하는 것만으로도 차별과 낙인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개인정보 보호, 사생활 존중" 이걸 강조했습니다.


이 공식 보도 준칙이 나온 지 불과 2주 만에, 이걸 정면으로 어긴 기사가 오늘 나온 겁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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