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의 나라, 댐의 부활
등록 : 2013.05.24 20:44수정 : 2013.05.26 15:07
1967년 4월 착공해 1973년 완공한 소양강댐은 우리나라 댐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3대 국책사업 중 하나로 직접 챙겼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현대건설의 시공 담당 이사로 공사를 지휘했다. 1972년 11월25일 소양강댐 진수식에 참석한 박 전 대통령이 소양호를 굽어보고 있다. 국가기록원 제공
소양강댐 준공 40주년, 전국 댐 1만8천개
신규 추진지역 현장에서 그 타당성을 묻다
거대한 콘크리트 절벽, 광활한 호수, 머리를 빼꼼히 드러낸 산봉우리. 1973년 7월30일 박정희 전 대통령은 특유의 반듯한 글씨체로 강원 춘천 소양강댐 입구에 자신의 이름과 ‘소양강댐’을 새긴 친필 비석을 남겼다. 당시 동양 최대의 다목적댐이자 사력댐인 소양강댐이 준공되기 두 달 전이었다.
댐의 시대를 활짝 연 소양강댐이 준공된 지 40주년이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전국에는 다목적댐, 홍수조절댐, 관개용수댐 등 1만8000여개의 댐이 있다. 높이 15m 이상 등의 조건에 해당하는 대댐도 1200여개다. 단위면적당 댐 밀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내 댐 설계·감리에 참여한 최석범 기술사는 “1990년대 동강댐, 한탄강댐 등 댐의 부정적 측면이 재조명되면서 더이상 대규모 댐은 짓지 않는다는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고 있었는데, 갑자기 다시 ‘댐의 시대’가 부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댐이 추진되거나 계획중인 지역은 14곳이다. 낙동강 장파천(영양댐), 낙동강 대서천(달산댐), 금강 지천, 섬진강 내서천 등 4개의 다목적댐과 한강 오대천과 낙동강 임천에 만들어지는 2개의 홍수조절댐은 수몰지역이 방대하고 환경영향이 큰 대댐으로 지어질 전망이다.
<한겨레>가 이달 초 경북 영양·영덕, 강원도 정선·평창에 걸친 3개의 댐 추진지역을 답사한 결과, 일부 댐 추진지역 주민은 주변에 댐이 들어오는지도 모르는 등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주 보상금을 타기 위한 알박기 움직임도 포착됐고, 영양에선 주민 갈등 양상도 나타났다.
이명박 정부 때 4대강 사업이 강행되면서 댐의 시대는 다시 기지개를 폈다.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환경부가 반대 뜻을 밝혔음에도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당시 국토해양부)는 14개 댐 건설계획이 포함된 댐건설 장기계획(2012~2021년)을 발표했다. 대선 이틀 전이었다.
4대강 16개 보(댐) 건설에 이어 ‘댐의 르네상스’가 도래하는 걸까? 찬반 논란이 격화된 영양댐이 향후 댐 건설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다. 영양댐이 실제 공사에 들어갈지는 본공사의 환경영향평가 협의 권한을 갖는 환경부가 키를 쥐고 있다. 이찬희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24일 전화 인터뷰에서 “전략영향평가 때와 (영양댐 반대라는 환경부 입장은) 달라진 게 없다. 반대 주민들과 문제 해결도 안 됐고 용수의 필요성도 인정 안 된다. 환경영향평가를 제출하더라도 입장 바꿀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내부에서도 현행처럼 건설하는 것을 비롯해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종영 최우리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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