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수질 좋아졌다더니... 녹조제거에 '34억' 투입
[단독] 조류제거시설 시범운영 전국 5곳에서 6개월간 실시
13.05.29 22:12 l 최종 업데이트 13.05.29 22:12 l 김종술(e-2580)

기사 관련 사진
▲  공주보 상류에 가두리 형태의 시설물이 물 위에 띄워져 있다. ⓒ 김종술

4대강 사업이 진행된 충남 공주보 상류 1.5km 지점. 지난 23일 공주 쌍신공원에는 발전기를 비롯한 각종 구조물들이 들어왔다. 환경부 등에 따르면, 이 시설물들은 녹조제거를 위한 장비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로부터 연구의뢰를 받은 환경관리공단이 2013 조류제거시설 시범운영을 위해 바지선 형태로 이 구조물들을 물 위에 띄우는 공사를 하다가 비 때문에 공사가 중단된 채 나무수풀 사이에 쌓아둔 게다.   

환경관리공단에 따르면, 조류제거시설 시범운영은 한강(서종대교 상류~양수교), 낙동강(남지철교 상류~낙동대교, 고령교 상·하류~사문진교 상·하류), 금강(공주보 상류 측정망채수지점~백제큰다리 하류), 영산강(서창교 하류~극락교) 등 5곳에서 진행된다. 5월 31일부터 11월까지 6개월간 운영하며, 한 지점당 2억5000만 원, 총 사업비 34억 원이 책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사 관련 사진
▲  충남 공주시 쌍신동 공주보 상류 금강 변에 자재들이 쌓여있다. ⓒ 김종술

환경부 담당자 "환경부가 직접 녹조 제거하는 건 처음"

환경관리공단 담당자는 "작년에 낙동강과 한강에서 여름철 녹조가 많이 발생하여, (이번에) 조류제거시범사업으로 시행한다"고 설명한 뒤, "2000년대 초반에 비슷한 시설물을 운영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조류 발생 시 유화제를 뿌리는 수준을 넘어서) 환경부가 직접적으로 (녹조를) 수거·제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경험이 많지 않은 만큼 올해 시범운영을 해보고 적합하지 않다면 접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5개 지점 선정에 대해서는 "작년에 조류가 제일 많이 발생한 곳으로 환경부와 환경관리공단, 국토부의 협의를 통해 선정되었으며, (장비가) 이동속도도 늦고 처리 용량도 한계가 있어서 1~2km 구간에서만 (사업이) 실행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경쟁 입찰을 통해서 선정된 민간업체에서 조류제거 효율과 생태 독성에 대해 실험분석을 해서 제출하게 되어 있으며, 환경관리공단은 시설을 제대로 운영하는지 관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기사 관련 사진
▲  4대강 사업 16개 보 중에 한강, 낙동강(2개), 영산강, 금강 등 5개 지점에서 운영할 계획이다. ⓒ 환경관리공단

사업을 시행하는 민간업체인 (주)지오마린이엔씨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팔당호에서 시범운영을 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며 "180일간 시범운행 하기로 한 만큼 주간운행을 기본으로 하겠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야간에도 운영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녹조제거) 사업은 세계 최초로 시행하지만 장비 도입도 우리가 최초로, 돌아오는 31일 낙동강 수질오염방지센터에서 사업설명회를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 사업에 대해 정민걸 공주대학교 환경교육과 교수는 "4대강을 단순 수처리시설로 격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환경관리공단에서 부유물질 응집제로 사용하기로 한 폴리염화알루미늄에 대해 "맹독성 물질은 아니지만 의류 등에 오염이 되면 의류가 손상되고 피부에 접촉이 될 경우 자극에 의한 염증이나 발작이 일어나고 눈에 들어가거나 호흡으로 유입되거나 삼켰을 때도 점막이나 위에 문제를 일으키는 물질이다"라고 위험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물질을 살포하는 것은 결국 수서생물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인간에게는 친수를 근본적으로 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시범사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자연의 호수나 인공 저수지에서 녹조를 제거하기 위해 응집제를 처리하거나 직접 수거하는 것이 미봉책일 뿐만 아니라 효율성도 없다는 것은 기본 상식에 해당한다"며 "공연히 세금을 낭비하는 것일 뿐이다"라고 평가했다.

기사 관련 사진
▲  수상 이동형 시설 ⓒ 환경관리공단

환경단체 "4대강 사업, 당초 목적 실패한 것으로 봐야"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수량이 확보되면 수질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는데 수질개선은커녕 (4대강 사업) 준공이 끝나기가 무섭게 녹조가 발생하여 수질악화로 이어졌다"며 "이제는 녹조를 제거하겠다며 예산을 투입한다는 것은 4대강 사업이 당초 사업 목적이었던 수질개선에 실패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통합당(충남 공주) 박수현 의원 역시 "녹조가 발생하는 이유는 4대강 사업으로 보를 막으면서 유속이 느려진 것 때문"이라며 "기술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환경부 계획은 수생태계에 해를 줄 수 있고 하류로 녹조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없고 예산만 낭비하는 사후약방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이명박정부는 지난 2009년부터 '4대강 살리기 사업'과 함께 '4대강 수질개선사업'을 실시했다. 총 3조9000억 원을 들여 4대강 본류와 인근 지천 등 유역 66곳에 하수·폐수처리장을 대량 증설하고, 하·폐수 방류수의 환경기준을 최고 20배까지 강화했다. 

한편, 녹색연합은 30일 이와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기사 관련 사진
▲  시범운행 중인 조류제거 시설물 ⓒ 환경관리공단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