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남북정상회담 원본도 무단 반출"
서상기 "국정원이 원본도 가져왔으나 볼 필요도 없었다"
2013-06-22 07:43:45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이 21일 새누리당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발췌록 단독 열람 논란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국정원이 회담 원본도 국회로 가져왔다고 밝혀, 국정원의 대통령기록물 무단 반출 논란이 일고있다. 

서 위원장은 이날 저녁 <뉴스Y>에 출연, '남북정상회담 원본과 발췌본 중 어느 것을 열람한 것이냐'는 질문에 "본거는 발췌록이지만 (국정원이) 원본도 같이 (내 방에) 가져왔다"며 "그런데 발췌록을 보니까 굳이 원본까지 볼 필요성을 못느꼈다"고 말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은 국정원이 2부를 작성한 뒤, 청와대로 보낸 1부는 이명박 정권 출범 뒤 대통령기록관으로 넘겨져 보관중에 있고, 또다른 1부는 국정원이 보관하고 있다. 

서 위원장과 새누리당 정보위원 5명은 지난 20일 민주당의 동의없이 국정원이 보관하고 있는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발췌록을 열람한 뒤 <조선일보> 등 일부 보수지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 포기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주장, 민주당으로부터 피소당한 상태다.

새누리당은 이에 발췌본은 국회 재적 3분의 2의 동의가 있어야만 열람이 가능한 대통령기록물이 아닌 공공기록물인만큼 불법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문제는 서 위원장 스스로 밝혔듯 국정원이 대통령기록물인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원본'까지 국회로 들고왔다는 것으로, 새누리당이 원본을 열람하지 않았다 해도 국회로 가져온 자체가 엄연한 무단반출, 불법 행위인 셈이다. 

더욱이 서 위원장은 "원본을 가져왔으나 보지는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조선일보>는 21일자 보도에서 "국정원은 이날 회담록 원본도 함께 가져와서, 해당하는 발췌 부분이 원본 내용과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해줬다고 의원들은 전했다"고 밝혀, 새누리당 의원들이 원본도 봤음을 시사했다. 

서 위원장은 "우리가 원했던 것은 정상회담 때 NLL 포기 발언이 있었느냐 없었느냐 그것만 밝히면 되는 것이었다"며 "그래서 다른 여러가지 사항이 있는 원본을 보는 것보다 발췌본을 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어떻게 보면 그 원본을 전부 봤으면 속된말로 엄청난 심적이 고통을 받을뻔했다. 축약본을 보고도 정말 우리가 가슴 아팠는데 다 봤으면 어떻겠나?"라고 거듭 국정원이 원본을 반출했음을 드러냈다. 

그는 야당의 발췌록 왜곡 주장에 대해선 "이런 중요한 사안을 가지고 계속 왜곡했느니 안했느니 부끄러운 이야기로 세월을 보낼 게 아니라 정말 자신있다면 원본을 여야합의에 의해 전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 "우리는 처음부터 NLL 포기발언을 안했다는 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았다. 다만 그걸 증명할 길이 없었던 것"이라며 "이제는 증명할 길이 생겼으니 더이상 국민들에게 거짓말하지 말고 원본을 여야합의 하에 국민들에게 공개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김정일 전 북한국방위원장에게 "보고드린대로"라는 등 '보고'라는 표현을 수차례 썼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보고드린대로? 보고? 이게 정상회담에서 쓸 수 있는 내용인가?"라며 "축약본에도 그런 표현이 복수로 나와 있다"며 "아마 원본을 보면 얼마나 많이 나왔는지 가늠할 수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보고라는 말이 나와도 남을 정도의 분위기라서 저희들이 보기에는 국민을 배신한 발언으로 느꼈다"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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