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선때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입수했다"
내부회의서 돌출발언, "원세훈이 협조 안해 공개 안됐다"
2013-06-26 15:09:43
새누리당이 지난 대선 당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원문을 모처에서 이미 입수한 사실이 26일 확인돼 거센 후폭풍을 예고했다.
이같은 사실은 대선때 새누리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으로 대선운동을 총괄했던 김무성 의원이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원문 입수 사실을 돌발 고백하면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한 복수의 당 고위 인사들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이미 내가 그 대화록을 다 입수해서 읽어봤다"며 "그걸 몇 페이지 읽다가 손이 떨려서 다 못 읽었다"고 확보 사실을 고백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그 원문을 보고 우리 내부에서도 회의도 해 봤지만, 우리가 먼저 까면 모양새도 안좋고 해서 원세훈에게 대화록을 공개하라고 했는데 원세훈이 협조를 안해줘가지고 결국 공개를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이게 대선 때 공개가 안된 것"이라며 "그런데 내가 너무 화가 나서 대선 당시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오후 3시쯤 부산 유세에서 그 대화록을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울부짖듯이 쭈욱 읽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때 기자들이 많이 와 있었는데도 그걸 기사화하지 않더라. 그때 기자들이 내 발언을 다 녹음도 했을 텐데 왜 그때 그게 보도되지 않은 건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래서 그때 (대화록) 공개에 실패한 것이지 결국 그때 공개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걸 가지고 자꾸 절차적 문제를 삼고 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이번에 확실히 이걸 강력히 밀고나가 진실을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 돌발 발언을 들은 한 참석자는 "김 의원의 발언을 듣는 내내 손이 떨리더라"며 "아니 어떻게 저렇게 엄청난 말을 20명의 주요 당직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태연히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저 말은 우리가 대화록을 불법으로 이미 입수했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 아니냐"고 파장을 우려했다.
또다른 참석자도 "민주당에서 권영세 당시 종합상황실장이 대화록 원문을 가지고 있었다고 폭로했을 때만 해도 정치적인 마타도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김무성 의원이 스스로 고백하니 정말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김 의원이 대선 당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입수했다는 것은 엄연히 실정법 위반이어서 거센 후폭풍을 예고했다. 또한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에게 공개를 압박했다는 것은 대선운동 차원에서 대화록을 이용하려 했다는 점에서 파장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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