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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개소문과 영류왕의 정책 비교 - 연개소문이 당과의 화친을 주장했나?
2006-07-12 09:56:05 이문규

SBS에서 창사 기획 특집으로 연개소문을 방영하고 있다. 연개소문은 고구려 말기 고구려와 중화족간의 전쟁을 대대적으로 다룸으로써 우리 역사에서 가장 역동적인 시대를 조명하고 있다. 특히 이 드라마는 연개소문이란 인물을 재조명하자는데 그 의의가 있다. 방영 첫날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출발한 연개소문. 연개소문이 인기리에 방영되자 많은 이들이 연개소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연개소문을 재조명하자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아직도 연개소문을 난신적자, 권력이나 탐하는 독재가, 고구려 멸망의 원인 제공자라 하는 이들이 있으니 씁쓸하다.

연개소문과 영류왕 이 둘의 관계는 물과 기름의 관계일지도 모른다. 서로를 죽이기 위해 싸웠으니 말이다. 결과는 연개소문의 승리로 끝났지만.... 연개소문은 영류왕과 대립되는 정책을 가지고 있었다.

영류왕은 북수남진책(북쪽은 지키고 남쪽으로 진출한다) 연개소문은 남수북친책(남쪽은 지키고 북쪽으로 진출한다)

상반된 정책을 펼쳤다.  영류왕은 당에 대해 온건적인 정책을, 연개소문은 당에 대해 강경적인 정책을 펼쳤다. 내가 자주가는 사이트인 우리 역사의 비밀 사이트가 있다. 여기서 '_'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사람은 근거도 없이 영류왕은 강경파이고, 연개소문은 온건파라 한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사서의 내용을 무시한 처사이다. 즉 삼국사기를 제대로 보지 않고 생긴 오류라 할 수 있다. 학계에서는 영류왕을 온건파로 연개소문을 주전파, 강경파로 보고 있다. 물론 서병국 교수같이 연개소문이 온건파, 영류왕이 강경파라 주장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건 극히 극소수다. 본인은 연개소문과 영류왕의 정책에 대해 서술하고자 한다.

먼저 영류왕이 강경파란 주장은 도저히 성립되지 않는다. 영류왕의 치적을 살펴보기로 하자

/ 당의 요구에 의한 경관 파괴
/ 세자 환권을 보내 당에 조공을 바침
/ 고구려의 지도인 봉역도를 당에 바침
/ 당 태종이 동돌궐을 멸망시켰을 때 당에 축하사절을 보냄
/ 노자의 도덕경 등 도교 수입, 적극 장려

영류왕의 정책이 과연 당에 대한 강경책이라 보여지는가? 그는 당에 대해 온건책, 화친책을 펼치고 있다. 일단 세자 환권을 당에 보낸 건 영류왕이 당을 공격하고자 하는 의지가 아니다. 그는 당과의 화친을 원한 것이다. 

영류왕으로서는 살수대첩, 고수대전으로 인해 국토가 황폐해졌으므로 당과의 전면전 대신 당과의 화친책을 수립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당과의 화친을 자신의 정책으로 내세운 것이다. 그래서 그는 세자 환권을 보내 당에 조공을 바치고, 당에 만연하고 있던 도교를 수입, 적극 장려한 것이다.

하지만 그의 온건책은 지나칠 정도로 너무 사대적이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경관 파괴와 봉역도를 당에 건네준 일이다. 경관이 어떤 탑인가? 바로 수나라 전사자들의 유골을 한데 모다 묻고 세운 탑이다. 이는 고구려의 자존심이요, 고수대전에서 승리한 고구려의 상징이다. 당나라와 화친을 하기 위해서 당이 경관을 파괴할 것을 요구한다고 해서 파괴한 군주다. 경관 파괴는 고구려인들의 자부심에 크나큰 상처를 주었을 것이다. 더욱이 무장 세력들의 반발을 샀기에 충분했다. 영류왕은 봉역도를 당에 건네주었다. 이는 자신들은 당과 싸울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알려주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하지만 국가의 기밀이 담긴 지도를 잠재적 적국에 보낸다는 건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 아닐까?

더욱이 그가 강경파가 될 수 없는 점은 바로 영류왕이 당이 돌궐을 멸망시키자 당에 보낸 축하 사절을 들 수 있다. 그가 만약 강경파를 주장하고 당과의 전면전을 펼칠 것을 생각했다면 그는 왜 이런 행위를 했을까? 고구려와 당과의 전쟁 시 후방에서 당군을 교란시키고 자신의 우방이 될 수 있는 돌궐의 멸망에 왜 축하를 해주었을까?

당시 당이 구축한 세계질서, 주변 북방민족과의 관계등을 고려해서 종합적으로 본다면 영류왕은 중요한 국제정세에 둔감했고 고구려는 점차 위기를 맞이할수 밖에 없었다. 그는 고구려와 당의 전쟁 시 중요한 후원자가 될 수 있는 돌궐이 당에 멸망하자 당에 사신을 보내 축하를 했다. 이는 선대왕인 영양태왕과 대비된다. 영양태왕은 수와의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돌궐에 사신을 파견하는 등 주변 국가와의 연대를 돈독히 했는데 영류왕은 자신의 잠재 적국인 당이 전쟁시 든든한 후원자가 될 수 있는 돌궐을 멸망시킨 것에 대해 축하나 하는 한심한 추태를 보이고 있다. 

온건책이 미봉책은 될 지 몰라도 전쟁을 막는 수단이 될 수는 없다. 당나라는 호시탐탐 고구려 침략을 노려왔다. 일례로 당 태종은 "내 백성들을 고생시킬 수 없으니 거란과 말갈의 무리로 하여금 고구려를 치게 하는게 어떨까?"라 말할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연개소문이 집권을 하지 않았다면 고구려와 당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하는 건 한마디로 꿈같은 소리다.

연개소문이 온건파라는 주장은 도대체 무슨 근거로 하는 말인지 모르겠다.

삼국사기조차 연개소문을 강경파라 그리고 있는데 말이다. 일단 연개소문이 집권하기 전 그가 행한 정책을 살펴보자 그는 영류왕의 경관 파괴를 반대했으며, 천리장성 축조를 주장하였다. 연개소문이 행한 정책은 강경책에 가깝다. 그는 집권 전부터 영류왕의 온건책을 반대하는 강경파의 수뇌였던 것이다. 그가 양만춘과 대립하였고, 동부대인이었기 때문에 온건파라는 주장은 성립될 수 없다. 오히려 중국과 국경을 접한 서부지역이야 말로 전쟁을 피하기 위해 온건적인 정책을 주장했을 수 있고, 상대적으로 중국과 국경이 접하지 않은 동부지역에서 강경책을 주장했을 수도 있는 노릇이다. (참고로 신채호 선생의 조선상고사, 한단고기에서는 연개소문을 서부대인으로 그리고 있다)

여러 정황으로 보아 영류왕이 강경파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는다. 오히려 그는 온건파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연개소문이 집권 전에 취한 당의 정책, 집권 후의 당의 정책을 토대로 종합적으로 본다면 그는 온건파라기 보다는 대당강경책을 구사하는 강경파라 볼 수 있다.

영류왕...

패수에서 내호아의 수군을 격멸시켜 고수대전의 승리의 원동력을 이끈 위대한 영웅이다. 하지만 그는 전쟁을 피하고자 했다. 물론 임금으로서 전쟁을 피하고자 하는 그의 노력은 헛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전쟁은 피한다고 해서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무조건적인 유화책, 온건책은 전쟁을 피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시 당은 고구려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으며, 영류왕은 온건책을 펼치면서 나름의 대비를 했어야 했다. 일방적인 당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보다는 전쟁에 대비해야 했는데 그는 연개소문의 천리장성 쌓기만을 허락했을 뿐이었다. 

연개소문이 일신의 영달을 위해 권력을 잡았다고 보는가? 그만큼 고구려의 기상을 중원에 진동시킨 장군이 없었다. 오죽하면 중국에서 우는 아이 달랠 때 "연개소문 장군이 온다"고 하면 우는 아이가 울음을 뚝 그치고, 아직도 경극 속에 무시무시한 장수로 남아 있겠는가? 당시 천가한이라 자처하며 동아시아 재패의 망상을 꿈 꾼 미친 아이 당 태종을 잠재운 이가 바로 연개소문이었다. 당을 물리쳐 고구려의 천하관을 아니 배달겨레를 지켜낸 그의 공을 무시할 수는 없다. 신채호 선생 조차 그를 과보다 공이 큰 사람, 조선역사 4천년 이래 최고의 영웅이라 평하였다.

역사에는 사면되고 복권되어야 할 위인들이 많다. 단지 패자라는 이유로 오욕을 뒤집어쓴 위인들이 많다. 하지만 그 중에서 제일 안타까운 영웅이 바로 연개소문이다. 그는 고구려의 마지막 무인이자, 정신이었다. 만약 그가 없었더라면 우리 한반도는 당나라의 야욕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역사는 과거의 현재의 대화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중국측과 신라측의 붓장난에 놀아나며 연개소문에 대한 주관적, 독단적 역사 해석이 과연 역사를 옳게 보는가?  이는 역사가 가진 속성 과거와 현재의 대화에 어긋난다. 이제부터 우리는 연개소문 그를 재평가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역사 정립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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