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변호사 겸직 ‘대형오보’ MBC 중징계
“게이트키핑 무너져”…방통심의위 ‘단골손님’ 된 <뉴스데스크>
입력 : 2013-07-11 19:05:42 노출 : 2013.07.11 19:05:42 허완 기자 | nina@mediatoday.co.kr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법을 어긴 채 변호사를 겸직하고 있다는 ‘대형 오보’를 낸 MBC <뉴스데스크>(6월3일)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게 됐다. 심의위원들은 “전화만 걸면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며 MBC를 강하게 질책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만)는 11일 오후 열린 전체회의에서 안건으로 상정된 MBC <뉴스데스크>(6월3일 방송)에 대해 법정제재인 ‘관계자징계 및 경고’ 조치를 의결했다. 당시 MBC는 국회의원들의 ‘겸직 특권’에 대한 리포트를 내보내면서 문 의원이 변호사를 겸직하면서 별도의 급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문재인 의원은 다음날인 4일 보도자료를 내 이 같은 보도를 정면 반박했다. 문 의원은 “19대 국회 개원 후 변호사 겸직 하지 않기로 하고 지난해 6월20일자로 부산지방변호사회에 '변호사 휴업증명원'을 제출한 바 있다”며 “이에 따라 세비 이외의 급여를 받은 적이 없다. ‘변호사를 겸직하면서 급여를 받았다’고 보도한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 지난 6월3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당시 문 의원은 “사실과 다른 보도가 연속되는 상황을 접하면서 왜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지 심각하게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정보도와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명백한 ‘오보’였음이 드러나자 MBC는 인터넷 VOD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해당 부분을 삭제하는 한편, 4일자 <뉴스데스크>에서 정정보도를 했다. 반면 사과는 하지 않았다.
심의위원들은 한목소리로 MBC를 질타했다. 엄광석 위원은 “언론사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사안일 뿐만 아니라 그 오보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도 매우 심각한 상처가 됐다”며 “그동안 MBC 보도를 보면, 주의 소홀이 전체적으로 문제”라고 말했다.
장낙인 위원도 “게이트키핑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진 상황을 여러 번 봤고, 중징계를 여러 번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내용조차 오보를 낸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MBC가 방통심의위로부터 여러 차례 ‘오보’와 ‘왜곡’ 방송 논란으로 심의를 받았음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MBC <뉴스데스크>의 심의규정 위반 사례는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사학재단 이사장의 비리 소식을 보도하면서 문재인 의원의 사진을 실루엣으로 사용하는 방송사고(링크)를 내기도 했고, 해외 논문을 부적절하게 해석해 ‘알통보수’ 논란을 촉발(링크) 켰으며, 런던올림픽 응원단의 모습을 전하면서 ‘조작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모두 중징계를 받은 사안이다.
▲ '조작방송' 논란이 불거졌던 MBC 뉴스데스크 2012년 7월27일 방송 화면.
▲ 2013년 3월6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자사 이익이 연관된 보도에 대해서는 번번이 공정성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지난해 MBC 노조의 파업 과정에서 불거진 권재홍 앵커의 ‘헐리우드 액션’ 보도(링크)나 야당 의원들의 항의방문을 ‘난입’이라고 보도한 대목(링크)은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민주당을 겨냥한 보도들이 논란이 됐다. 올해 초 새정부 출범 과정에서 불거졌던 정부조직법 관련 보도가 그 사례들(링크)다. 대선을 앞두고 MBC와 정수장학회가 지분 매각 등을 논의하는 비밀 회동을 가졌다는 사실이 한겨레 단독 보도로 밝혀진 이후, 이 사안을 다룬 MBC의 행태는 '방송사유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 5월24일자 <뉴스데스크>가 프랑스 칸에 ‘가짜 싸이’가 나타났다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베껴 만드는 데는 선수인 중국, 급기야 가짜 싸이까지 나타났습니다”라는 등의 리포트를 내보낸 부분도 심의 안건에 올랐다. 심의위원들은 방송심의규정 중 객관성(제14조)과 오보정정(제17조), 문화의 다양성 존중(제31조) 조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법정제재인 ‘주의’ 조치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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