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newsface.kr/news/news_view.htm?news_idx=4035
<헤럴드경제> “진짜 웃기는 FTA 기사”로 뽑혀
네티즌 “폭력을 피해서 잘했다? 괴담돋네” 조소
박미혜 기자 | newsface21@gmail.com
11.11.23 16:21 | 최종 수정시간 11.11.23 16:50
사실상 폭력적인 방법으로 한미FTA 비준동의안이 ‘4분 날치기’ 처리된 가운데 <헤럴드경제>가 <몸싸움 피한 국회…의회주의 희망 봤다>란 제목으로 23일 기사를 내보내 네티즌들의 도마 위에 올랐다.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은 <헤럴드경제> 전 대표이사로 이번 한미FTA 날치기 표결처리 과정에 불참했다.
석간신문인 <헤럴드경제>는 이날 7면 기사에서 <몸싸움 피한 국회…의회주의 희망 봤다/극한 대치상황에서도 주먹질·멱살잡이 자제/여야 협상파 의원 90여명 비폭력 대의 적극 동참/합의처리 불발 아쉽지만 고질병 해소 계기 큰수확> 등의 대제목과 소제목으로 한미FTA 직권상정 처리 상황을 전했다.
ⓒ 트위터 코리아
<헤럴드경제>는 “6인 협의체를 비롯한 여야 90여명의 협상파 의원들이 폭력으로 멍든 18대 국회 막바지에 ‘작지만 큰’ 변화를 이끌어냈다”며 “여야 의원들은 극한 대치상황 속에서도 주먹질과 멱살잡이 등 과거와는 달리 몸싸움을 극도로 자제했다. 국민들의 눈을 의식하기 시작한 것이다”고 보도했다.
<헤럴드경제>는 “김선동 민노당 의원의 ‘최루탄 1인극’이 한때 장내를 아수라장으로 만들긴 했지만, 2008년 외통위 한ㆍ미 FTA 비준안과 2009년 미디어법, 2010년 예산안 등 타협 불가능한 입장 차가 곧 ‘난투극’으로 이어지곤 했던, 후진적이고 퇴행적인 관성에 처음으로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날 한미FTA 처리는 한나라당이 야당 의원들을 따돌리고 비공개로 언론취재까지 봉쇄한 상황에서 진행한 사실상 폭력적인 날치기였다.
당시 날치기 통과 과정을 시간별로 정리하면 12:00 한나라당, 직권상정 요청→14:00 의총→14:50 박희태 ‘16시 본회의’ 통보→15:00 한, 본회의장 점거→15:05 박희태, 경호권 긴급발동‧정의화에 사회권 이양→16:08 최루탄→16:24 개회→16:28 날치기 순으로 진행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22일 오후 3시 10분께 본회의장에 들어가던 순간, 국회 본관 2층 의원 출입구를 제외한 4곳의 출입문이 모두 봉쇄됐다. 미리 출동한 경찰은 국회 건물 바깥을 세겹으로 에워쌌다. 기자들의 빗발치는 항의에도 한나라당은 모든 언론의 취재를 불허했다.
국회 본회의를 비공개 날치기 처리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로 1996년 12월 옛 신한국당이 노동법을 새벽에 기습 날치기 할 당시에도 <연합뉴스>에게 알려 취재할 수 있도록 했었다.
결국 오후 4시경 민주노동당 당직자가 4층 외통위에서 방청석으로 통하는 문을 하나를 뜯어내고 본회의장으로 진입해 YTN이 유일하게 ‘날치기’ 장면을 생중계 할 수 있었다. YTN마저 들어가지 못했으면 누가 찬성, 반대, 기권을 했는지 전혀 모르게 될 뻔한 상황이었다.
여유로운 이상득, 찬성찍고 퇴근길…“할 말 없다”
<한겨레>가 국회 밖 풍경을 담은 동영상을 보면 경호원들은 “명단을 확인하고 있다”며 기자들의 출입요구를 묵살하고 통제했다. 급기야 여기저기 “다 놓치고 들어가라는 거냐”, “알권리가 있잖아!”, “언론 탄압하는 거냐”, “왜 막아, 출입기자라고”, “뒤로 가면 앞으로 가라고 그러고 앞으로 가면 뒤로 가라고 그러고” 등 항의와 고성들이 터져 나왔다(☞ 영상 보러가기).
민주노동당 관계자들이 몰려와 국회 출입을 시도해보지만 경찰에 의해 철저히 봉쇄당했고 이 과정에서 부상이 속출했다. 결국 국회 바깥에서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FTA 비준동의안은 날치기 처리됐다.
야당 관계자들은 철저히 국회 밖으로 격리된 채 찬성표를 찍고 나오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향해 “매국노, 매국노”를 외치는 것밖에 없었다. 국가 중대사에 대한 결정을 하고 나온 한나라당 의원들은 하나같이 언론의 취재도 피했다.
여유로운 표정으로 본회의장을 걸어나온 이상득 의원은 기자의 질문에 “저는 할 말이 없다, 당 지도부에 물어보라”고 답했고 안상수 전 대표는 “안해요, 안해”라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KBS 도청사건’의 한선교 의원은 “국익을 위해서 했다, 다른 분한테 물어보라”며 <한겨레> 기자의 카메라 렌즈를 손으로 가렸다.
이같이 야당 의원들과 언론을 봉쇄한 상황에서 ‘4분 날치기’ 처리한 것을 <헤럴드경제>는 “몸싸움 피한 국회…의회주의 희망 봤다”고 보도한 것이다.
이에 대해 변상욱 CBS 대기자는 “참으로 정치하기 쉽지 않은가. 국회 현안처리는 국회 경위들이 맡고, 국민 반발은 물대포가 처리한다. 여론호도는 중앙언론사들이 설거지를 맡아 한다. 대통령은 해외 돌면서 인심이나 쓰고...”라고 한탄했다.
<헤럴드> 전 회장 홍정욱, 표결 불참… “감 잡고 바로 의총장 나와”
<헤럴드경제>는 ‘물리력 행사시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던 ‘국회 바로 세우기 모임’ 소속의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과 인연이 깊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헤럴드 미디어(Herald Media)는 대한민국의 언론사로서 >코리아 헤럴드>, <헤럴드 경제>, <주니어 헤럴드>, <캠퍼스 헤럴드>를 발행하고 있다. 홍 의원은 2002년 헤럴드 미디어를 인수해 최연소 언론사 CEO가 됐으며 2007년 동아TV를 인수해 종합미디어그룹을 구축했다. 홍 의원은 2006년까지 대표이사를 역임하다가 2008년 한나라당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회장직에서 사임했다.
홍 의원은 이번 한미FTA 비준동의안 날치기 표결처리에 불참했다. 23일자 <한겨레>에 따르면 홍정욱 의원은 “의원총회 때 예산 관련 발언만 하던 중에 갑자기 본회의장에 입장하라고 했다”며 “대부분 의원이 (무슨 뜻인지) 감을 잡았고, 난 동의할 수 없어서 바로 의총장을 나왔다”고 말했다. 본인이 선언했던 ‘물리력 행사시 총선 불출마’의 상황으로 인지했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이런 처리 방식은) 정말 아니다. 쇄신의 여지가 너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헤럴드경제>의 해당기사에 대해 트위터에서는 조소가 쏟아졌다. 노종면 YTN 전 노조위원장의 ‘용가리통뼈 뉴스’는 “진짜 웃기는 기사”라고 논평했고 시민들은 “헤럴드경제는 날치기로 의회민주주의를 한다”, “희망이라. 10분만 봐도 바보되는 신문 여기 또 있네”, “이것이 존재론적 개그라는 것이구나”, “진짜 손가락을 부러뜨리고 싶네”,
“문제는 많은 수의 국민들이 이런 일간지와 방송에서 모든 정보를 얻는다는 사실”, “나라 망하는 건 관심도 없네요”, “정말 시사 풍자코메디다”, “미국에 상납할 기사 ㅋㅋ 최루탄 터져 김샜네”, “눈가리고 아웅에도 정도가 있지. 이게 뭐여”, “FTA 처리시 폭력을 피해서 잘했다? 괴담돋네” 등의 의견을 올렸다.
한 네티즌은 “한국 기자들 수준을 보면 정말 어떻게 기자라는 명함을 들고 다니는지 황당 그 자체다”며 “야당 모르게 문 다 걸어잠그고 몸싸움 피한 게 의회주의의 희망이냐?”라고 일갈했다.
한나라당의 날치기 처리 당시 최루탄을 개봉해 20분여간 회의를 지연시켰던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은 “진짜 테러범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라며 “서민의 희망과 꿈이 테러를 당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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