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contents.history.go.kr/front/km/view.do?levelId=km_009_0030_0020_0020
한국문화사 > 09권 옷차림과 치장의 변천 > 제1장 우리 옷의 기본형과 시대별 변천 > 2. 고대 복식의 변천
고분 벽화에 표현된 고구려 복식
김문자
<색동치마>고구려 수산리 고분 벽화 여인도로, 색동치마와 선이 가해진 유를 입고 있다.
<일본 색동치마> 일본 다까마스총 벽화에 그려진 인물도로, 고구려 수산리 고분 벽화 색동치마와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다.
고구려의 의복은 스키타이계 복장인 저고리, 긴 저고리(長襦), 바지 외에 중국계 복장인 치마, 포(袍) 등이 있었다. 우선 상의 가운데 하나인 저고리는 스키타이계 복장의 하나로, 왼쪽 여밈과 소매통이 좁았으나, 중국 복식의 영향으로 오른쪽 여밈(右衽)으로 변했으며 소매통도 넓어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고구려 고분 벽화의 편년에 따르면 중기 고분 벽화의 인물도에서 착용한 저고리의 여밈이 왼쪽일 경우가 더 많은데, 이는 전기 고분이 주로 한사군(漢四郡)의 영향을 직접 받는 평양 부근에 많았으며 중기 고분은 한나라 문화 전파 지역에서 동떨어진 통구 지방에 편재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식의 오른쪽 여밈은 전기 고분의 벽화에서 더 많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지역적인 차이로 보이며 삼국시대 저고리나 긴 저고리 여밈의 변천은 역시 왼쪽에서 오른쪽 여밈으로 변화되었거나 또는 두 가 지가 혼재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저고리 길이는 엉덩이를 가릴 정도이며, 허리에 띠를 두르고, 깃과 섶, 끝동 등에 두 가지 색으로 된 선(襈)이 가해져 있다. 장식적인 의미가 큰 선은 색조와 문양의 변화가 많은데, 귀부인의 저고리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점으로 보아 계급적 차별을 느끼게 한다. 긴 저고리는 유가 길어진 모습으로 중국식 포하고는 다른 형태인데, 이 또한 고분 벽화에서 나타난다.
<포를 입은 고구려인> 고구려 안악 3호분 고분 벽화 인물도로, 왕으로 보이는 인물은 머리에 백라관을 쓰고 중국식의 포를 입고 있다. 왼쪽의 신하는 책을 쓰고 역시 중국식 포를 입고 있다.
한편, 하의 가운데 바지는 통이 좁은 것과 넓은 것, 당을 대고 있는 궁고 등의 형태를 볼 수 있다. 치마는 주로 여인들이 착용하는 것으로 허리에서 도련에 이르기까지 주름이 잡혀 있는 것이 일반적이며, 저고리에서와 같이 치마 길이에서는 계급적 차별을 찾아볼 수 없다. 치마의 양식 중 특이한 것은 색동치마이다. 주름마다 색이 다른 색동치마는 당나라의 여인도(女人圖), 일본 다까마스총(高松塚)의 부인상에서 발견되는데 당나라의 색동치마 양식이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에 전해진 것으로 추측된다.
포는 우리 고유의 긴 저고리 양식과 구분되는 옷으로 중국식의 바닥에 끌리는 긴 내리닫이 옷을 가리킨다. 포의 형태는 소매가 넓고 길어 손등을 덮고 있어 전형적인 중국식 포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의복 외에도 고분 벽화에는 다양한 관모(冠帽)가 나타나는데, 관모에는 변형모(弁形帽), 조우관(鳥羽冠), 책(幘), 머릿수건 등이 있다.
스키타이 연구자들이 스키타이계 복식의 가장 큰 특색으로 내세우는 것이 변형모이다. 변형모는 ‘코니컬 해트(Conical Hat)’ 또는 ‘포인티드 캡(Pointed Cap)’으로 불리는데 원래는 귀를 덮어 방한을 겸한 것이었으나 점차 장식화되어 귀를 내놓고 턱 아래에서 끈으로 묶는 형태로 변형되었던 듯하다. 이와 같은 변형모가 삼국시대에 들어와 더욱 장식화되어 겨우 머리 위에 얹혀 있는 정도로 축소된 형태를 고구려 고분 벽화 인물도에서 볼 수 있다. 변형모는 주로 변(弁), 절풍(折風), 소골(蘇骨, 骨蘇)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되어 있는데, 계급에 따라 명칭을 달리하였다. 변형모는 원래 말을 탈 때 바람막이 역할을 해주는 것에서 연유하여 ‘절풍’이라고 불렸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일반적인 가죽관인 ‘절풍’과 구별하여 ‘절풍’에 장식을 가한 귀족의 관은 ‘소골’이라 불렀다. 변형모 위에 챙이 달려 있는 입형(笠形) 변형모도 볼 수 있다.
<변형모를 쓴 고구려인> 고구려 무용총 고분 벽화 인물도로, 변형모를 쓰고 좌임을 한 저고리와 바지를 입고 있다.
<조우관을 쓴 고구려인> 고구려 쌍영총 고분 벽화 기마 인물상으로, 천연 깃털로 장식한 조우관을 쓰고 있다.
조우관은 앞서 살펴본 변형모에 새의 깃털을 끼워 넣은 형태이다. 쌍영총(雙楹塚) 주실(主室) 북쪽 벽의 기마 인물상(騎馬人物像)에서 조우관을 쓰고 있는 모습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조우관은 변형모에 두 개의 천연 깃털을 장식한 조우관, 꼬리털을 장식한 조미관(鳥尾冠), 금속으로 만든 조우관의 세 가지 형태가 있다.
책은 우리 고유의 것이라기보다는 중국에서 들여온 관모로, 귀족 계급만이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고구려 고분 벽화 인물도의 착용 모습을 보면 계급의 구별이 뚜렷하지는 않는 것으로 추측된다. 고구려 고분 벽화에 보이는 책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다.
주로 부녀자들이 사용하던 머릿수건은 고분 벽화를 보면 두 가지의 착용 방법이 나타난다. 하나는 계(髻) 주위만을 두르는 형태이고, 다른 하나는 계 주위와 상부까지를 완전히 둘러 덮는 형태이다. 그런데 근래까지 사용되어 오던 머릿수건의 착용 방법을 보면 개성 일대, 황해도, 함경도 방면의 여인들은 수건을 각첩(角疊)하여 머리의 주위 및 상부까지를 덮어 뒤에서 맺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평안도의 부인들은 수건을 세로로 접어 겹쳐 앞머리에서 뒷머리로 감아 맺어 끼우고 있어,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 나타나는 두 가지 형태의 머릿수건의 양상과 묘하게 합치된다.
<머릿수건을 쓴 고구려 여인> 고구려 쌍영총 고분 벽화 여인도로, 머리에는 이마를 두르는 식의 머릿수건을 쓰고 있다. 무늬가 있는, 이중선이 둘러진 저고리에 폭넓은 잔주름 치마를 입고 있다.
<머릿수건을 쓴 고구려 여인> 고구려 삼실총 고분 벽화 여인도로, 머리 주위와 상부를 완전히 덮는 머릿수건을 쓰고 있다. 주름진 치마에 긴 저고리를 걸치고 있다.
[필자] 김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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