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1면 151명 찬성파 얼굴‧지역구 ‘도배’…“레전드!”
네티즌 “들고다니며 외워야지” 칭찬…만평은 ‘허수아비 손학규’
김태진 기자 | newsface21@gmail.com
11.11.24 09:15 | 최종 수정시간 11.11.24 09:23
<경향신문>이 24일자 1면을 한미FTA 비준동의안에 찬성한 151명의 얼굴 사진으로 가득 채워 화제가 되고 있다.
<경향>은 이날자 1면 전면에 지난 22일 날치기 표결 처리 당시 찬성표를 던진 한나라당 141명의 얼굴 사진과 이름, 지역구를 나열했다. 또 자유선진당 5명과 미래희망연대 5명의 얼굴 사진과 이름, 지역구도 포함시켰다. <경향>은 이들에 대해선 어떤 설명도 덧붙이지 않았다. 사진과 이름, 지역구만 1면 전면에 쫙 도배한 것이다.
ⓒ 경향신문
<경향> 트위터(@kyunghyang)는 24일 “경향신문 2011년 24일 1면 한·미 FTA 비준안 찬성한 국회의원 151명 입니다 http://yfrog.com/hsdqwdorj 다운로드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네티즌들이 다운로드해 활용할 것을 허용했다.
또 <경향>은 “서울 및 수도권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배달된 신문에 게재된 명단에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이 제작 과정에서 빠졌음을 알려드립니다. 무한 RT 부탁드릴게요”라고 정정보도도 했다.
151명의 찬성파 의원들의 얼굴로 도배된 <경향> 1면 사진은 인터넷과 트위터에 급전파됐고 큰 호응을 얻었다.
다음카페 요리모임의 한 회원은 “새벽에 애들 밥해주러 나왔다가 처음엔 놀라고 다음엔 분노했다, 경향신문 보는데 1면이 한미 FTA 찬성한 151인 사진으로 빼곡히 차 있더라”며 “경향이 조중동처럼 돈이 많았다면 올 칼라로 뽑았을 텐데”라고 말했다. 그는 “반대든 기권이든 정족수 채우고 있는 것들도 넣었어야 하는데, 그게 좀 아쉽긴 하지만 그건 따로 명단 갖고 있으니 아쉬움을 달래고 이 사진 스크랩해두겠다”고 밝혔다.
야구동호회의 한 회원은 “경향신문 오늘자 1면 완전 초대박이네요”라며 “진정 국익을 위한 선택이었더라면 이런 건 당연히 자랑스럽게 생각해야겠죠? 자기 얼굴이 일간지 1면에 나왔는데 그죠?”라고 비꼬았다.
회원들은 “두고두고 소장하며 머리에 각인 시켜야겠네요”, “이야, 이건 진짜 판타스틱하네요. 많이들 보시라고 추천합니다”, “대박이네요. 신문보는 당사자는 엄청 놀라겠어요”, “역사에 남을 1면 짤일 거 같은데, 경향이 큰 결단 내린 듯”, “저도 오늘자 경향신문은 무조건 사야겠습니다”, “멋집니다!” 등 공감의견을 쏟아냈다.
‘나는 꼼수다’ 팬들이 많이 가입하고 있는 다음까페 ‘정봉주의 미래권력들’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신문이라면 이 정도는 되야제”, “얼굴 익히도록 스크랩해서 들고 다녀야 것네요”, “저 신문은 역사박물관에 천년 만년 고이 보관해야 합니다. 그래야 후손들이 두고두고 교훈으로 삼을 것입니다”, “오늘 경향신문은 레전드네요” 등의 칭찬이 이어졌다.
트위터에서도 급확산되고 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날치기 앞두고 다들 이렇게 웃는 얼굴로 이야기꽃 피우셨죠. 경향신문 1면”이라고 멘션했다.
트위터러들은 “대한민국 언론 역사에 길이 남을 오늘자 경향신문 1면. 한‧‧미 FTA 찬성 국회의원 151명의 사진을 싣다”, “경향신문 오늘자 1면. 좋군요. 이렇게 당당하란 말이다. 그 날치기가 스스로 떳떳하다면...!”, “진짜 끝내주는 오늘 경향신문 1면. 기사 한줄도 없이... 이런 신문이 진정 살아남아야 합니다”, “경향신문 데스크 오늘 쫌 짱인 듯”, “완전히 매국노 151마리 명단과 면상으로 깔아놓은...”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 트위터 코리아
<경향>은 이날자 김용민 화백의 만평에서는 이번 날치기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던 민주당 상황을 다뤘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허수아비’로 그렸고 이명박 대통령이 손 대표를 가리키며 “‘볼키스’라도 한번 해줄까?”라고 조소하는 상황을 담았다. 이 대통령 뒤에서 박희태 국회의장과 박근혜 전 대표 등 날치기 표결처리에 동참한 151명의 의원들이 “사실상 1등 공신!”이라고 속으로 생각하는 모습을 그렸다. 민주당으로서는 뼈아픈 만평이 아닐 수 없다.
앞서 한미FTA 비준안이 무기력하게 통과되자 소설가 공지영씨는 23일 트위터에 “저도 전두환 때 민한당 유치송 이후 손학규 같은 야당 처음 봅니다. 잘 몰라서 묻는 건데 한나라당에서 파견되신 분... 맞죠?”라고 분노를 드러냈다. 공씨는 “오늘 모든 약속 취소하고 서울 갑니다, 울 딸 위해 광장을 가렵니다, 몇시 어디죠?”라고 전날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열린 한미FTA 원천무효 집회에 참여할 뜻을 보이기도 했다.
김한길 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도 “한나라당이 마치 적군에게 가짜정보 흘리듯 국민과 야당을 속이고 느닷없이 속전속결로 날치기한 FTA. 야당 지도부도 무기력 노골적으로 드러내, 그 피해는 온 국민이 오래오래 아파하면서 감수해야 할 터”라고 올렸다.
김 전 대표는 “국회에 있으면서, 강행처리도 해봤고, 방어도 해봤지만… 오늘의 야당처럼 일방적으로 당한 적도 없고, 오늘의 여당처럼 손쉽게 해치운 적도 없었습니다. 뭔가 크게 잘못됐습니다”라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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