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보 제방 덮개는 파이핑 현상 숨기기 꼼수"
4대강사업국민검증단 박창근 교수 지적... 수공, "산에서 내려온 지하수" 해명
13.08.06 20:45 l 최종 업데이트 13.08.06 20:45 l 윤성효(cjnews)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는 낙동강 창녕합천보(합천보) 우안 소수력발전소 밑 제방에서 물이 새어나오는 곳이 보이지 않도록 철재판으로 덮어 놓고, 벽면 구멍과 갈라진 틈 사이를 다시 막아 놨다. 6일 오후 현장을 살펴본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는 "파이프 현상을 숨기기 위한 꼼수"라 지적했다.

박 교수는 4대강사업국민검증단·민주당 4대강사업진상조사위원회와 함께 낙동강 현장조사에 나섰다. 이곳에서 물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던 지난 3월 현장 확인을 했던 박 교수는 수공이 지난 5~6월 사이 보강공사를 벌인 뒤 처음으로 현장을 확인했다. 

박 교수는 지난 3월부터 줄기차게 '이곳에서 나오는 물은 합천보 위에 있는 물이 파이핑 현상으로 흘러나오는 것'이라 주장했다. 파이핑(piping) 현상이란 흙 속에 파이프 모양의 물길이 형성되는 현상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물길을 따라 수위차가 있을 때 발생한다.

"설계 잘못이거나 부실시공이 원인... 붕괴 위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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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낙동강 현장 조사에 나선 4대강사업국민검증단 소속 박창근 관동대 교수가 합천보 우안 소수력발전소 아래 제방에 설치해 놓은 철재판을 열자 물이 흐르고 있었다. 사진은 박창근 교수와 박수현 의원, 허성무 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이 덮개 부분을 살펴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 윤성효

박 교수는 "합천보 우안 소수력발전소 벽면에서 파이핑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은 설계 잘못이거나 부실공사가 원인"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수공은 지난 3월부터 '이곳에서 나오는 물은 옆에 있는 산에서 내려오는 지하수'라고 주장했다. 수공은 벽면에 구멍을 뚫어놨었는데, 지난 6월 <오마이뉴스> 현장 답사 당시 이 구멍에서 모래 알갱이들이 나오기도 했다. 

수공은 보강공사를 하면서 물이 나오던 구멍을 막아놨고, 물이 흐르던 곳에 철재판을 씌워놨다. 그러면서 한 쪽에 관을 설치해 놓았고, 그 위에는 덮개를 만들어놨다. 

이날 박창근 교수가 덮개를 열려고 하자 수공 관계자는 "안된다"며 막아서기도 해 한 때 승강이가 벌어졌다. 이 덮개가 열려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그 속에는 물이 '콸콸' 흐르고 있었다. 물통의 크기는 지름 10cm 정도였다.

박창근 교수는 "전형적인 파이핑 현상이며, 파이핑 현상으로 나오는 물을 모아 빼내고 있는 것"이라며 "파이핑 현상을 숨기기 위해 철재판으로 덮는 꼼수를 부려놨다"고 진단했다. 그는 "만약 산에서 내려온 지하수라면 이곳보다 더 아래 쪽 제방에 나와 있는 물이라 할 수 있고, 최근에 며칠째 비가 오지 않았는데 지하수라면 이렇게 많은 물이 새어나올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전에 있었던 물 구멍을 시멘트로 막아 놓았고, 철재판으로 덮어 놓은 것은 파이핑 현상을 숨기기 위한 의도"라며 "설계 잘못이거나 부실시공이 원인으로,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붕괴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공은 이곳에서 나오는 물이 지하수라고 주장하는데, 언론 등에서 물어보면 지하수라고 설명하라는 내용의 내부 교육자료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 나온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파이핑 현상이 아니며, 물은 산에서 내려오는 지하수이고, 보 상류의 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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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낙동강 현장 조사에 나선 4대강사업국민검증단 소속 박창근 관동대 교수가 합천보 우안 소수력발전소 아래 제방에 설치해 놓은 철재판을 열려고 하자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가 막으면서 한때 실랑이가 벌어졌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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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낙동강 현장 조사에 나선 4대강사업국민검증단 소속 박창근 관동대 교수가 합천보 우안 소수력발전소 아래 제방에 설치해 놓은 철재판을 열자 물이 흐르고 있었다. 박 교수는 파이핑 현상이라고 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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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낙동강 현장 조사에 나선 4대강사업국민검증단 소속 박창근 관동대 교수가 합천보 우안 소수력발전소 아래 제방에 설치해 놓은 철재판을 열자 물이 흐르고 있었다. 사진은 박 교수는 파이핑 현상을 확인하기 위해 덮개를 연 뒤 안쪽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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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낙동강 현장 조사에 나선 4대강사업국민검증단 소속 박창근 관동대 교수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합천보 우안 소수력발전소 아래 제방에서 물이 새어나오는 모습을 살펴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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