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국민검증단 "참담한 실정, 보 해체만이 해답"
【대구=뉴시스】박광일 기자 등록 일시 [2013-08-07 18:13:00] 

【칠곡=뉴시스】주기철 기자 = 7일 오후 경북 칠곡군 왜관읍 금남리 버드나무 군락지 4대강 이후 물에 잠겨 고사되고 있다. 2013.08.07 joo4620@newsis.com 2013-08-07

7일 오후 1시께 찾은 경북 칠곡군 왜관읍 금남리 낙동강변 버드나무 군락지. 이곳에 심어진 30년 이상 된 버드나무 수천 그루가 물에 반쯤 잠긴 채 모두 말라죽어 있었다. 여름철을 맞아 푸른 잎이 무성하게 우거져야 할 버드나무들은 줄기가 까맣게 변한 채 가지만 앙상하게 남아있었고 그 주변 강물에는 녹조가 짙게 번져 있었다. 강정고령보 상류 22.6km 지점에 위치한 이곳은 정부의 '4대강 사업' 이전에는 큰 홍수 때나 물에 잠깐 잠기던 곳이었다. 

계명대 생물학과 김종원 교수는 "본래 버드나무는 물가에 사는 식물로 2~3일 정도는 물에 잠겨도 살 수 있지만 이처럼 아예 물에 잠겨버리면 뿌리가 썩어 고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죽은 나무들이 썩으면서 부영양화가 진행돼 수질이 오염되고 주변의 녹조현상이 심해진다"며 "녹조가 생긴 강물이 바다로 흘러들어 가면서 적조현상도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국회의원과 민간전문가, 환경단체 등으로 구성된 민주당4대강사업진상조사위원회와 4대강사업국민검증단은 이날 달성보를 시작으로 이날 대구경북 지역 낙동강 '4대강 사업'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칠곡=뉴시스】주기철 기자 =야당과 환경단체,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4대강 사업' 조사위원회와 검증단이 7일 오후 경북 칠곡군 왜관읍 금남리 버드나무 군락지 고사현장을 돌아보며 녹조물을 담고 있다. 2013.08.07 joo4620@newsis.com 2013-08-07

이들은 지난 6일 창녕함안보와 합천창녕보 등 경남지역 낙동강 중하류 일대 현장조사를 마친 뒤 대구로 올라왔다. 이날 현장조사에는 민주당 이미경, 박수현 의원과 관동대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 계명대 생물학과 김종원 교수, 환경단체 활동가 등이 참여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께 찾은 달성보에서 하류 쪽으로 2km가량 떨어진 낙동강과 용호천 합류부 지점에서는 측방침식이 진행돼 제방 곳곳이 무너져 내려 복구공사를 하고 있었다. 또 맞은편 제방에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개진생태공원 일대에는 사람이 찾지 않아 잡초만 무성한 상태였다. 박창근 교수는 "이 일대 측방침식으로 여름철 집중 호우시 제방 붕괴가 우려된다"며 "이럴 경우 인근을 지나는 국도 5호선도 위험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칠곡=뉴시스】주기철 기자 =야당과 환경단체,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4대강 사업' 조사위원회와 검증단이 7일 고령 강정보를 찾아 녹조물을 살펴보고 있다. 2013.08.07 joo4620@newsis.com 2013-08-07

이어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진행하면서 4대강 유역에 모두 234개의 생태공원을 조성했다"며 "그러나 실제 시민들이 찾는 곳은 10여 곳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해 이들 생태공원에 대한 각 지자체의 유지보수 비용이 엄청나다"며 "전수조사를 실시해 유지할 곳은 유지하고 시민들이 찾지 않는 곳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복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날 오후 3시께 찾은 칠곡보 일대 낙동강에도 녹조현상이 발견됐다. 또 칠곡보 좌안 제방도 측방침식으로 무너져 복구공사를 실시한 상태였다. 특히 칠곡보 수문에서 강물이 일부 새는 현상도 목격됐다. 박창근 교수는 "350t 가량인 수문이 무게 때문에 미세하게 틀어지면서 물이 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원인은 조사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4대강 사업을 단기간에 계획하고 공사에 들어가면서 보 설계와 준설량만 계산해 이런 문제점이 발생한 것"이라며 "해결을 위해서는 1차적으로 보 수문을 모두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뉴시스】주기철 기자 = 7일 대구 달성군 논공읍 달성보 하류 상태공원에 조성된 자전거길이 사용하는 이가 드물어 잡초가 무성히 자라고 있다. 2013.08.07. joo4620@newsis.com 2013-08-07

그러면서 "어제 창녕함안보부터 시작해 낙동강 유역을 둘러보니 참담한 실정"이라며 "근본적으로 4대강 구간에서 발생하는 총체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를 모두 철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조사위와 국민검증단은 이날 달성보와 강정고령보, 칠곡보에 이어 구미보까지 낙동강 중류 구간에서 수질악화와 세굴, 재퇴적, 역행침식 등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점검했다. 이들은 오는 8일 영주 내성천과 영주댐 건설지 일대를 조사한 뒤 경기도 여주로 이동해 한강 유역 홍수피해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번 현장조사 결과는 빠르면 다음 주께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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