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광화문을 뒤흔든 2만여명의 함성 "명박퇴진, 비준무효"
"MB가 비준 서명 못하게 28일 다시 모이자" 다짐
정혜규 조한일 최지현 기자 입력 2011-11-26 15:04:56 l 수정 2011-11-26 23:51:48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한미 FTA 저지 범국민촛불대회에서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한미 FTA 저지 범국민촛불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양지웅 기자
[종합]광화문을 뒤흔든 2만여명의 함성 "명박퇴진, 비준무효"
한미FTA폐기를 요구하는 민심이 결국 폭발했다. '명박퇴진 비준무효'를 외치는 2만여명의 시민들이 정당연설회마저 가로막은 경찰의 봉쇄를 뚫고 광화문광장을 가득 채웠다.
27일 경찰은 야5당의 정당연설회와 범국민촛불집회가 예정돼있던 광화문광장을 오후부터 '원천봉쇄'하며 민심 차단에 나섰지만 불붙은 시민들의 분노를 막지 못했다.
경찰은 100개 중대 6천여명의 경력을 동원해 광화문광장을 봉쇄했다. 사전신고가 필요없는 정당연설회였지만 경찰은 "국회의원과 보좌관들만 출입을 허용하겠다"며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경찰의 봉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오후 5시경부터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하나둘 모이기 시작해 오후 6시경에 이미 2천여명의 시민들이 운집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단은 시민들의 통행을 가로막고 있던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여 통행로를 확보하기도 했다.
오후 6시45분경 시작된 정당연설회에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를 비롯 야당의원들의 '한미FTA를 반드시 폐기시키겠다'는 발언들이 이어졌다.
손학규 대표는 "경찰차로 광장을 꽉 막고 있다고 해서 우리가 주저할 줄 아는데 절대 아니다"며 "야권이 통합해서 한미FTA 반드시 막아내겠다"고강조했다. 손 대표가 발언하는 도중 "사퇴하라" "우리와 함께 물대포 맞으며 싸우자"고 외치는 시민들의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시민들의 연호속에 마이크를 잡은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오는 29일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FTA법안 서명을 앞두고 있는 것을 거론하며 "이명박 대통령은 협정안에 서명하지 말라"며 "(서명한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운명은 퇴진뿐"이라고 경고했다.
정당연설회를 마친 시민들은 오후 7시 40분께부터 광화문 광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을 시작한 시민들은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광화문 사거리로 쏟아졌다. 세종문회회관 앞 장소가 협소해서 근처에서 대기하던 시민들까지 가세해 광화문 사거리는 금세 '명박퇴진 비준무효'를 외치는 2만여명의 시민들로 가득찼다.
범국민촛불집회를 진행하기 위해 방송차량을 기다리는 1시간여 동안 시민들은 '명박퇴진 비준무효'를 끊임없이 외치며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29일 협정안에 서명할 경우 더욱 큰 국민적 저항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후 9시30분께부터 시작된 한미FTA폐기 범국민촛불집회에 모인 시민들속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대한 '분노'와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이후 3년여만에 다시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열게 된 '승리감'이 교차했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광화문 네거리에 모인 2만명의 시민들이 '비준무효 명박퇴진'이라고 외치는 것을 똑똑히 듣기 바란다"면서 "오늘 확인된 것은 한미FTA를 막을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들의 환호성속에 마이크를 잡은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은 "내년 총·대선에서 이겨서 막겠다는 것은 지금 할 소리가 아니다"며 "29일 이명박 대통령이 비준 서명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한 투쟁 의지를 밝혔다.
26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한미 FTA 저지 범국민촛불대회에서 한신대 학생이 한미 FTA 저지 집회에 참석하려다 교통사고로 숨진 고 권지현 학생을 추모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이날 촛불집회에는 주말을 맞아 가족단위로 온 참가자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부인과 자년 2명과 함께 나온 회사원 차모(35)씨는 “사실 아이들 때문에 움직이기가 쉽지는 않지만 집에 있다가 오늘은 꼭 나와야 할 것 같아서 나왔다”며 “민주주의를 10년간 후퇴시킨 한나라당의 이번 날치기를 우리아이들한테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직 돌이 지나지 않은 아이를 품에 안고 나온 김모(39)씨는 “한나라당이 날치기 하는 것을 보고 국회의사당을 폭파하고 싶은 심정이었다”며 “김선동 의원의 행동에 그나마 속이 시원했다”고 말했다.
주말을 맞아 학업을 잠시 미루고 광화문으로 나온 학생들도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지켰다.
한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농부이시다"며 "지금도 빛에 시달리시는데 한미FTA발효되면 더 어려워지실 것 같아 나왔다"고 밝혔다.
이 학생은 "한나라당이 날치기 처리를 하는 것을 보며 ‘저게 내가 정치시간에 배운 민주주인가'라는 의문이 생겼다"며 "외국인이 보면 우리나라는 ‘날치기’가 합법인줄 알 것 같다"고 지적했다.
범국민촛불대회는 오후 10시께까지 진행된 후 시민들은 자진해산했으며 일부 시민들은 종로에서 30여분간 더 행진을 하기도 했다.
한편 시민들이 세종문화회관에서 광화문사거리로 행진을 시도하던 과정에서 이를 막는 경찰과 몸싸움이 일어났었고, 16명의 시민들이 경찰에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중학교 3학년 학생을 연행해 경찰서까지 이송했다가 풀어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 처리 후 5일째인 26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치연설회와 한미fta 무효 범국본 촛불 집회를 세종문화회관앞에서 진행하고 행진한 대오가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앞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 처리 후 5일째인 26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치연설회와 한미fta 무효 범국본 촛불 집회를 세종문화회관앞에서 진행하고 행진한 대오가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앞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 처리 후 5일째인 26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치연설회와 한미fta 무효 범국본 촛불 집회를 세종문화회관앞에서 진행하고 시민들이 경찰의 저지를 뚫고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앞까지 나아가고 있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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