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당전쟁기 고구려 한시성의 위치에 대하여
 
동아시아고대학회 동아시아고대학 제67호 2022.9 233 - 260 (28page)
이상훈 육군사관학교
 
한시성은 나당전쟁기에 단 한 차례 등장하고 더 이상 확인되지 않는 지명이다. 672년 7월 당군은 평양에 주둔하였고, 다음 달인 8월에 한시성과 마읍성을 공격하였다. 한시성과 함께 등장하는 마읍성은 현재 대동강 북안의 서학산 일대로 비정되고 있다. 당군이 평양에서 한시성을 거쳐 마읍성을 공격한 것으로 보아, 한시성은 평양과 마읍성 사이에 위치한 군사 거점으로 추정된다. 대동강 수로 방어와 연계되어 수륙 교통의 결절지였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언급 빈도를 통해 볼 때 마읍성에 비해서는 소규모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하여 고려시기 김부식이 주둔했던 적두산성이 주목된다. 적두산성은 적두성 혹은 서산성이라 불리는데, 보통강 수로와 대동강 수로가 합수하는 지점에 위치하여 이 일대를 오가는 선박과 인력을 통제할 수 있다. 조선시대나 일제시기 지도를 통해 보면, 적두산성 일대는 보통강을 건너 평양성 외성으로 이어지는 도하지점이었다. 적두산성의 축조방식이나 성돌가공방법 등을 감안하면 초축시기는 고구려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근대를 전후해서는 포대가 설치될 정도로 군사적으로 중요한 지점이었다. ‘한시성(韓始城)’이라는 지명 자체는 ‘기자(箕子)’와 연관되어 명명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한시성은 입지 조건을 고려했을 때 평양성 서쪽에 위치한 적두산성이 가장 부합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평양성을 기준으로 서쪽에는 보통강을 건너 적두산성이 위치하고, 동쪽에는 합장강을 건너 대성산성이 위치하여, 고구려의 수도를 방어했던 것이다. 당군의 대동강 남하의 첫 걸음이 바로 한시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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