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泉城)
설인귀가 천성을 치자 맞서 싸워 크게 이기다 ( 675년 09월 )
한국사DB > 고대사료DB > 삼국사기 > 신라본기 제7 > 문무왕(文武王) > 설인귀가 천성을 치자 맞서 싸워 크게 이기다
가을 9월에 설인귀(薛仁貴)註 001가 숙위학생(宿衛學生)註 002 풍훈(風訓)註 003의 아버지 김진주(金眞珠)註 004가 본국(本國)에서 목 베여 죽임을 당하였으므로,註 005 풍훈을 길을 이끄는 사람으로 삼아 천성(泉城)註 006을 공격해 왔다. 우리 장군인 문훈(文訓)註 007 등이 맞서 싸워 이겼는데, 1,400명을 목 베고 병선(兵船) 40척을 빼앗았다. 설인귀가 포위를 풀고 달아나자 전마(戰馬) 1,000필을 얻었다.註 008
註) 006 천성(泉城): 지금의 경기 파주시 교하(交河)의 오두산성(烏頭山城)으로 비정된다(장학근, 2000, 199쪽; 김윤우, 2003, 349~353쪽; 서영교, 2006, 232쪽). 오도산성(烏島山城)이라고도 한다. 오도산성의 오도(烏島)는 한때 그곳이 섬으로 인식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으며, 오두산성이 위치한 교하의 옛 지명은 ‘천정구(泉井口)’였다(서영교, 232쪽). 이와 관련하여 백수성(白水城)에서 백수(白水)는 위에서 아래로 필사하는 과정에서 ‘천(泉)’을 ‘백수(白水)’로 잘못 기재한 것으로 보고, 한강과 임진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했던 천성도(泉城島)에 주목하여, 천성(泉城)을 백수성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전덕재, 2016, 109~110쪽). 이렇듯 천성으로 비정되는 오두산성은 한강과 임진강 하구에 위치한 수륙의 군사 요충지였다.
〈참고문헌〉
서영교, 2006, 『나당전쟁사연구』, 아세아문화사
장학근, 2000, 「신라의 정복지 지배·방어전략 -대당전쟁을 중심으로-」, 『군사』 41
김윤우, 2003, 「도미사화에 관한 역사지리적 고찰」, 『경기향토사학』 8
전덕재, 2016, 「신라의 북진과 서북 경계의 변화」, 『한국사연구』 173
註) 008 우리 장군인 …… 1,000필도 얻었다: 천성전투(泉城戰鬪)는 신라와 당이 대규모 접전을 앞둔 전초전이라는 면에서 주목해야할 전투이다. 설인귀(薛仁貴) 함대는 해상을 통한 보급이 주 임무였다는 견해가 제시되어 있다(서인한, 1999, 141쪽). 천성전투에서 병선 40척과 전마(戰馬) 1,000필을 노획한 점으로 보아 설인귀 함대는 전마를 공급하던 보급 임무를 수행했다는 것이다(서영교, 2006, 85~92쪽). 즉 설인귀 함대가 한강 하구의 천성을 장악하여, 임진강 수계를 통해 매소성(買肖城)에 주둔하고 있던 당군의 재보급을 보장하려 했다가 실패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임진강은 수심이 얕고 서해안의 간조와 만조의 영향을 받는 불안정한 수계이다(경기도박물관, 2001, 63쪽; 이준선, 2005, 164쪽). 당군이 천성을 장악하더라도 수로로는 적성(積城) 일대까지 밖에 이동할 수 없으며, 671년 조운선을 탈취당한 경험이 있는 당군이 또다시 대규모 보급선단을 투입시키기는 어려워 보인다. 보급부대가 후방으로 지원하지 않고 전투부대가 위치한 곳보다 더욱 위험한 곳으로 상륙을 감행하는 것은 군사전략상으로도 이해하기 힘들다. 그리고 천성전투에서 신라가 획득한 것은 ‘병선(兵船)’이지 ‘조선(漕船)’이 아니었으며, 전마 1,000필도 병선을 통해 획득한 것이 아니라 설인귀가 포위를 풀고 달아난 후 수습한 것이었다(이상훈, 2012, 215~216쪽). 따라서 천성전투는 보급을 목적으로 실행된 것이 아니라, 기록 그대로 당군이 대규모 상륙전을 감행한 것으로 보아야 자연스럽다.
〈참고문헌〉
서인한, 1999, 『나당전쟁사』, 국방군사연구소
경기도박물관, 2001, 『경기도 3대 하천유역 종합학술조사Ⅰ-임진강-』, 경기출판사
이준선, 2005, 「칠중성과 고랑포의 역사지리적 고찰」, 『애산학보』 31
서영교, 2006, 『나당전쟁사연구』, 아세아문화사
이상훈, 2012, 『나당전쟁 연구』, 주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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