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아라뱃길 '텅텅'.. "용도 전환" 목소리
貨主들 “트럭보다 시간·비용 많이 들어…”
문화일보 | 이상원기자 | 입력 2013.09.09 14:21 | 수정 2013.09.09 16:01
경인아라뱃길(경인운하)의 물류기능이 겉돌고 있다. 수도권 물류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됐던 경인아라뱃길이 개통된지 1년 3개월이 지났지만 화물 부족으로 오가는 컨테이너선이 거의 없는 데다 화물터미널도 텅 비어 있다시피 해 획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9일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경인아라뱃길이 개통한 지난해 5월 25일 이후 지금까지 화물 처리량은 컨테이너 화물 51만t을 포함해 66만t에 불과하며 이 화물의 4분의 1 정도만 서해갑문을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인아라뱃길의 서해갑문 바깥쪽 인천터미널만 겨우 '쥐꼬리'만 한 화물을 처리하고 있을 뿐 나머지 서해갑문, 김포터미널, 수로 등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서해갑문∼김포터미널 사이에는 컨테이너 전용선이 올 들어 전혀 운항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개당 55억 원씩 들여 설치한 김포터미널 내의 컨테이너 크레인 2개는 일감이 없어 고철로 녹슬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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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물 선적과 하역 등으로 분주해야 할 경인아라뱃길의 김포터미널(아라항) 부두가 6일 텅 비어 있는 가운데 뱃길에 요트만 한 척 떠 있다. 정하종 기자 maloo@munhwa.com
이처럼 화물이 적은 이유는 화주들이 비싼 운송료, 시간 지체 등을 이유로 경인아라뱃길 이용을 꺼리기 때문이다. 한 무역업체 관계자는 "화물을 서울로 수송하려면 대형 화물선을 인천터미널에 정박시킨 후 화물을 소형 화물선으로 옮겨 실었다가 운하 통과 후 다시 김포터미널에서 트럭에 옮겨 실어야 하는데 선적·하역에 시간과 비용이 만만찮게 든다"며 "지금처럼 인천항에서 하역한 후 트럭에 싣고 서울로 수송하는 게 훨씬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컨테이너를 수송할 전용선이 거의 없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인아라뱃길은 수심이 6m밖에 안 되는 데다 운하 폭이 좁아 민간 차원에서 수익성 있는 컨테이너 전용선의 개발이 어려운 상태다. 현재 소형인 215TEU(1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의 한서호가 유일하게 중국과 인천터미널 사이를 운항하고 있으나 그나마 올해는 물량 부족으로 서해갑문 안쪽으로 들어온 적이 없다.
이처럼 경인아라뱃길 운항이 겉돌자 공사는 중국 등을 대상으로 한 화물과 정기항로 유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으며 향후 경기가 좋아지면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정부는 경인아라뱃길 활성화를 위해 항만시설 사용료 감면, 도선료 할인 등의 대책을 마련 중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임석인 한신대 교수는 "경인아라뱃길은 장거리, 저가, 대량 운송 등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물류에는 적합지 않은데 정치권이 무리하게 건설을 밀어붙이기 위해 물류를 들러리로 이용한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연간 수십 억원씩 들어가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라도 물류기능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김포 = 이상원 기자 ys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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