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64319&PAGE_CD=N0000&BLCK_NO=3&CMPT_CD=M0006

여의도 공원에 울려 퍼진 "쫄면 안 돼, 쫄면 안 돼"
[현장] <나는 꼼수다> 한미FTA 반대 공연... 5만 명 참석
11.12.01 01:16 ㅣ최종 업데이트 11.12.01 02:11  홍현진 (hong698) / 유성호 (hoyah35)

▲ <나꼼수> 여의도 공연 "이제 니들이 쫄 차례다"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팟캐스트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한미FTA 반대 특별공연이 열린 가운데, 수많은 시민들이 광장을 가득 메운 채 공연을 즐기고 있다. ⓒ 유성호  

▲ '나꼼수' 공연 앞둔 여의도공원과 국회의사당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팟캐스트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한미FTA 반대 특별공연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시민들이 굳은 날씨 날씨 속에도 공연을 지켜보기 위해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다. ⓒ 유성호

▲ 팟캐스트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 멤버인 김용민 시사평론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한미FTA 반대 특별 야외공연에서 김광석의 '일어나' 노래를 시민들과 함께 부르고 있다. ⓒ 유성호

30일 오후 7시께. 여의도 공원 맞은 편 횡단보도에 서자, 우비를 입은 수십 명의 시민들이 신호를 기다리는 시민들을 향해 "나는 꼼수다", "쫄지 마, 쫄지 마"를 외쳤다. 신호가 바뀌고 여의도 공원으로 들어선 시민들은 마치 '레드카펫'처럼 깔려있는 '한미FTA 찬성 국회의원 151명'의 사진과 이름을 밟고 '공연장'인 여의도 공원 안으로 들어섰다. 이날 공원에서는 151명 의원 명단이 적힌 '걸레'도 함께 팔았다.  
 
오후 7시 30분께. 비가 오면서 기온이 다시 뚝 떨어졌지만 여의도 공원은 5만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공원뿐만 아니라 공원 양옆 길에도 시민들이 앉거나 섰다. 엄마 품에 안긴 아이부터 머리가 하얗게 센 중년까지. 교복을 입은 학생들부터 퇴근 후 '공연장'을 찾은 직장인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나꼼수 캐럴 '쫄면 안 돼'를 합창했다.
 
"쫄면 안 돼. 쫄면 안 돼. 가카 할아버지는 쪼는 애들에게 빅엿을 안겨주신대."
 
'FTA 반대 특별 공연'으로 진행된 이날 공연의 슬로건은 '더 이상 지고 싶지 않다'. 정봉주 의원은 자신이 쓴 책 <달려라 정봉주>를 '21세기 성경'이라고 홍보하며 끊임없이 '깔때기'를 들이댔고, 김용민 평론가는 "나 수사권 있어. 물 '수'자에 쏠 '사'. 오늘 수사권 한 번 발동해볼까. 난 가진 게 물밖에 없어"라며 조현오 경찰청장의 성대모사와 패러디를 감쪽같이 해냈다. 추운 날씨에 벌벌 떨면서도 관객들은 웃으면서 공연을 즐겼다. 
 
"12월 10일, 100만 명 모이면 한미FTA 멈출 수 있다"
 
▲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팟캐스트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한미FTA 반대 특별 야외공연이 자발적 후불제로 열린 가운데, 공연 시작을 알리며 가카의 사진이 대형 모니터에 나타나자, 시민들이 일제히 '나꼼수' 청취자들의 교신 신호인 왼쪽 새끼손가락을 펴 보이는 몸짓을 하고 있다. ⓒ 유성호

▲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팟캐스트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한미FTA 반대 특별 야외공연이 자발적 후불제로 열린 가운데, 자원봉사자들이 미주 한인 여성들로부터 기부 받은 핫팩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 유성호

▲ 한미FTA 비준안 찬성 의원 "기억하라!"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팟캐스트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한미FTA 반대 특별 야외공연이 자발적 후불제로 열린 가운데, 한 시민이 한미FTA 비준안에 찬성한 의원들의 사진이 있는 포스터를 들어보이며 공연을 즐기고 있다. ⓒ 유성호

이날 공연에는 유난히 아이와 함께 참석한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9개월 된 아이 은재를 품에 안고 무대 앞쪽에서 공연을 보던 이현창(30), 엄윤정(30)씨 부부도 그들 가운데 하나였다. 윤정씨는 "남편이 은재한테 부끄럽고 싶지 않다고 해서 같이 왔다"고 수줍게 웃었다. 현창씨는 "2008년 촛불 집회, 등록금 집회는 참석한 적이 있는데 FTA 집회는 처음 와봤다"면서 "모든 국민이 한미FTA의 내용에 대해 상세하게 알 필요는 없는데 저희는 가난하다, 가난한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송수진(40)씨 역시 남편 그리고 10살 된 아들과 함께 '현장학습'을 나왔다. 인터넷에서 <나는 가수다>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나꼼수>를 듣게 됐다는 송씨는 "집에서 <조선일보>만 봐 정치에 관심이 없어 몰랐던 것들을 <나꼼수>를 들으면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송씨는 "한미FTA에 대해서도 '세상에,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 인터넷 다 찾아보고, 외교통상부 홈페이지까지 들어가서 찾아봤다"면서 "그러고 나서 남편이랑 '너무 부끄럽다, 당신과 내가 정치에 무관심해서 세상을 이렇게 만든 건 아닐까'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송씨는 기자에게 "정치에 대해 관심 없었던 사람을 이렇게 관심 갖게 해주었다"면서 "기사 쓰면 '김어준 캡짱'이라고 적어 달라"고 당부했다.
 
▲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팟캐스트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한미FTA 반대 특별 야외공연이 열린 가운데, 공연장 안에 들어오지 못한 수많은 시민들이 언덕 위에 서서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 유성호

▲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팟캐스트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한미FTA 반대 특별공연이 열린 가운데, 수많은 시민들이 '한미FTA 날치기 무효'와 '이명박 퇴진' 등을 요구하며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팟캐스트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한미FTA 반대 특별 야외공연이 열린 가운데, '나는 꼼수다'(나꼼수) 멤버인 주진우 <시사인> 기자의 팬들이 손피켓을 들어보이며 환호하고 있다. ⓒ 유성호

▲ 팟캐스트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 멤버인 김용민 시사평론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한미FTA 반대 특별 야외공연에서 특별게스트로 초청된 민주당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과 최재천 전 의원,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김선동 의원, 심상정 새진보통합연대 공동대표와 함께 한미FTA의 국민적 합의 없이 날치기 통과를 비난하며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 유성호

4인방의 수다로 이루어진 1부가 끝나고 2부에서는 한미FTA 반대 투쟁에 앞장서고 있는 최재천·심상정 전 의원, 정동영·김선동·이정희 의원이 차례로 무대 위에 올랐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이명박 대통령은 사인해 버렸고, 총선은 한참 남았고, 일반 시민들이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묻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발효 된 다음에 내년 총선·대선을 통해 정권을 바꾼 뒤 폐기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내년 1월 1일 발표되기 전에 폐기하는 것"이라며 "12월 10일, 이곳에서 여러분들 100만 명이 모이면 멈출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최재천 전 의원 역시 "투표권 행사하는 것만이 주권은 아니다, 한미FTA 최종결정권은 여러분에게 달려있다"고 호소했다. 정동영 의원은 "콜롬비아와 페루 사이에 있는 에콰도르는 전 국민이 똘똘 뭉쳐서 대통령을 쫓아내고 FTA를 폐기했다, 에콰도르가 했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시간 가까이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대부분의 관객들은 계속해서 자리를 지켰다. 주진우 <시사인> 기자는 "한미FTA 안에 국민은 없었다, 국민이 분노하고 저항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김어준 총수는 "한미FTA는 생각보다 장기전이 될 것이다, 지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지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후 10시 30분께. 관객들은 다음과 외치며 12월 10일을 기약했다. 
 
"더 이상 지고 싶지 않다, 이길 때 이기겠다."
 
▲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팟캐스트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한미FTA 반대 특별 야외공연이 자발적 후불제로 열린 가운데, 공지영 작가가 무대 뒤에 마련된 대기실에 찾아와 정봉주 전 의원 팬클럽 '정봉주와 미래권력들'이 제작한 고양이 가면을 쓰고 정봉주 전 의원을 웃겨 주고 있다. ⓒ 유성호

 
▲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팟캐스트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한미FTA 반대 특별 야외공연이 자발적 후불제로 열린 가운데, 가수 이한철이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유성호

▲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팟캐스트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한미FTA 반대 특별 야외공연이 자발적 후불제로 열린 가운데, 공연을 지켜본 시민들이 성의껏 공연비를 모금함에 넣고 있다. ⓒ 유성호

 
▲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팟캐스트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한미FTA 반대 특별 야외공연이 자발적 후불제로 열린 가운데, 공연을 지켜본 시민들이 성의껏 공연비를 모금함에 놓고 있다. ⓒ 유성호

▲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팟캐스트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한미FTA 반대 특별 야외공연이 자발적 후불제로 열린 가운데, 자원봉사자들이 미주 한인 여성들로부터 기부 받은 핫팩 1500개와 방석 400개를 공연을 보러 온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 유성호

▲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팟캐스트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한미FTA 반대 특별 야외공연이 자발적 후불제로 열린 가운데, 공원 입구에서 장투지원단 봉사자들이 "한미FTA 비준이 무효될 때까지 무료 커피를 제공한다"며 공연을 보러 온 시민들에게 커피를 나눠주고 있다. ⓒ 유성호

▲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팟캐스트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한미FTA 반대 특별 야외공연이 자발적 후불제로 열린 가운데, '나는 꼼수다'(나꼼수) 멤버인 주진우 <시사인> 기자와 공지영 작가가 시민들의 요청으로 책에 싸인을 해 주고 있다. ⓒ 유성호

▲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팟캐스트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한미FTA 반대 특별 야외공연이 자발적 후불제로 열린 가운데, '나는 꼼수다'(나꼼수) 멤버인 정봉주 전 의원이 시민들의 요청으로 책에 싸인을 해 주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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