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나무의 죽음... 이젠 사람도 위험합니다
[두 바퀴 현장 리포트 OhmyRiver! - 넷째날] 달성보-강정보 거쳐 왜관까지
13.10.10 08:44 l 최종 업데이트 13.10.10 23:08 l 소중한(extremes88)

<오마이뉴스>10만인클럽과 환경운동연합은 '흐르는 강물, 생명을 품다'라는 제목의 공동기획을 통해 자전거를 타고 낙동강 구간을 샅샅이 훑으면서 7일부터 6박7일 동안 심층 취재 보도를 내보냅니다. 전문가들이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어민-농민-골재채취업자들을 만나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대안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또 한강과 금강 구간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기획기사를 통해 선보이겠습니다. 이 기획은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와 4대강조사위원회가 후원합니다. 10만인클럽 회원, 시민기자,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 두 바퀴 현장리포트-오마이리버 특별취재팀 : 소중한, 문가영, 정민규, 정대희, 양영석, 박창재, 이철재, 정수근, 조정훈, 김종술, 김병기 기자


[최종신 : 10일 오후 10시 30분]
젖은 몸으로 수도원에 여장 풀어... 오늘은 '자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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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왜관 낙동강에서 쓰러져 있는 나무. 측방침식 탓에 쓰러진 것으로 보인다. ⓒ 이철재

어젯밤에는 너나 없이 '대포 방귀'를 날렸습니다. '오마이리버' 출발 첫째 날부터 우리는 방귀를 텄습니다. '오마이리버' 팀은 대자연의 한 부분입니다. 곳곳에 세워진 댐이 낙동강을 막았지만, 우리는 자연스러움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저녁은 다릅니다. 규율과 절도, 그리고 성스러움에 고개를 숙여야 하는 수도원에 짐을 풀었습니다. 

10일 일정이 끝나갈 즈음 김병기 <오마이뉴스> 기자는 "오늘 가장 많은 것을 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오마이리버' 팀은 오늘 낙동강이 시름하는 모습을 보고, 들었습니다. 10월인 지금도 여전한 녹조와 측방침식으로 나무가 쓰러진 모습도 목격했습니다. 4대강 사업을 처음부터 지켜 본 경북 고령에 사는 농민에게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도 했습니다. 

한편 지난 8일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종일 비를 맞았는데, '오마이리버' 팀은 10일에도 비를 '쫄딱' 맞았습니다. 오후 2시 30분께 강정고령보를 떠난 뒤 조금씩 내리던 비는 어느새 세찬 빗줄기로 바뀌어 옷을 적셨습니다. 자전거에서 잠시 내려 허겁지겁 비옷을 챙겨 입었습니다. 

안경에 빗물이 맺히고, 모자 창에서 물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젖은 운동화와 바지는 페달질을 조금씩 늦추게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할 일은 했습니다. 비가 오는 와중에도 심한 측방침식 현장에 내려 사진을 찍고 대화를 나눴습니다. 

저도 이틀 전 비를 맞으며 생긴 '아이패드 트라우마'(관련기사 - 또 목표 미달... 독자 '격려'에 눈물이 납니다)에도 빗줄기 속에서 아이패드를 꺼내 연신 사진을 찍었습니다. 지난번 비를 맞아 종료 버튼이 먹통이 됐는데요. 이젠 사진 한 장을 찍으면 사진첩에 두 장이 저장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젖은 몸으로 도착한 오늘의 숙소는 경북 고령군 왜관읍에 있는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입니다. 1952년 7월 북한에 있던 베네딕도회 덕원 수도원과 중국에 있던 베네딕도회 연길 수도원의 수도자들이 월남해 만든 수도원이랍니다. 8일부터 오마이리버에 합류해 분투하고 있는 정수근 대구환경연합 생태보존국장이 수도원의 신부님과 인연이 있어 오늘 숙소를 이곳으로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수도원 안은 매우 고요합니다. 불 켜진 곳도 거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수도원에는 처음 와 봅니다. 새로 지은 건물도 몇 있지만 오래된 수도원의 느낌이 물씬 느껴집니다. 특히 굴뚝이 있는 빨간벽돌의 2층 건물이 인상적입니다. 빨래를 하기 위해 수도원 건물의 지하로 들어갔더니 회색벽의 너른 공간이 나타납니다. 신기하면서도 으스스한 게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 떠오르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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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마이리버' 팀이 묵을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의 빨래방 가는 길입니다. 회색 빛 도는 계단과 벽면이 신기하면서도 으스스합니다. ⓒ 소중한

10일 저녁 반가운 얼굴이 찾아왔습니다. '오마이리버' 출발을 함께 했다가 잠시 자리를 비운 염형철 환경연합 사무총장이 복귀했습니다. 11일 하루 또 자전거에 오릅니다. 반가운 소식 하나 더. 9일 '오마이리버'와 함께 자전거를 탄 배달래 작가가 팀을 위해 전어를 보내준답니다. '오마이리버'는 11일 저녁으로 전어를 먹을 듯합니다. 가을 전어의 위력, 말 안해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과 이항진 여주환경연합 집행위원장도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을 찾아 '오마이리버'에 합류했습니다. '4대강 사업과 문화재'를 주제로 이날 저녁과 11일까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조정훈 기자와 이철재 활동가는 황 소장과 이 위원장을 상대로 '수도원 인터뷰'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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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과 이항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도 10일 '오마이리버'의 숙소인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을 찾았습니다. 두 분은 내일 '오마이리버'와 함께 자전거에 오릅니다. ⓒ 소중한

'오마이리버'는 11일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을 떠나 구미보를 거쳐 낙단보까지 갑니다. 내일도 독자 여러분의 격려를 양식 삼아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오늘 현장중계는 여기서 마칩니다.


[4신 : 10일 오후 5시 30분]
처참한 측방침식 현장... 사람은 안전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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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강정고령보 상류에 있는 매곡취수장 아래 버드나무들이 집단 폐사한 것을 사람들이 자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 조정훈

이 사진을 보시죠. 배를 탄 사람들이 보입니다. 무얼 하는 걸까요? 이곳은 낙동강 강정고령보 상류에 있는 매곡취수장 인근입니다. 

물 위로 솟은 나무는 집단 폐사한 버드나무입니다. 배를 탄 사람들은 폐사한 버드나무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저 버드나무가 왜 죽은지 잘 아시죠? 낙동강을 가로막은 보 탓에 수위가 상승해 물에 갇힌 나무가 죽은 겁니다. 이렇게 강변 나무가 죽는 건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자 이번엔 아래 사진을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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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 수위 상승 탓에 물에 잠겨 폐사한 나무들입니다. 측방침식 탓에 죽은 나무가 쓰러지기도 했습니다. 과연 자전거도로는 안전할까요? ⓒ 소중한

경북 성주 성주대교 밑 자전거도로를 지나 경북 칠곡군 왜관읍을 진입하기 직전입니다. 역시 4대강 사업 후 수위가 상승한 탓에 나무가 죽었습니다. 그리고 측방침식(물 흐름에 제방의 옆이 깎이는 현상)으로 나무가 쓰러졌습니다. 나무가 죽으면 뿌리가 흙을 잡는 힘이 약해져 다시 측방침식은 심해집니다. '보 공사-수위상승-식물 죽음-측방침식 심화'의 악순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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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 측방침식이 진행되면 자전거도로도 무너질지 모릅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이미 한 차례 보수공사 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 공사-수위상승-식물 죽음-측방침식 심화'의 악순환입니다. ⓒ 소중한

그러면 결국 자전거도로도 무너질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을 자세히 보시지요. 이미 한 번 무너져 보수공사를 한 흔적이 보일 겁니다. 4대강 사업은 많은 생명을 죽이고, 끝없는 보수공사를 부르며, 혈세 낭비를 계속 부추깁니다. 사람은 과연 안전할까요? 강에 피는 녹조와 무너지는 자전거도로, 다리 등은 결국 인명사고를 부릅니다. 재앙이란 바로 이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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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후부터 다시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자전거도로도 사람도 젖었습니다. 둔치 중앙에 만든 자전거도로를 보며 잠시 생각합니다. 사람 다니기 좋게만 이렇게 길을 뚫으면 야생동물은 어떻게 살까요? ⓒ 정수근

10일 오후부터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제법 굵은 빗줄기여서 '오마이리버' 팀은 성주대교 밑으로 잠시 피신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몸이 젖으니 춥고, 자전거 타는 게 힘듭니다. 그래도 또 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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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쏟아져 잠시 성주대교 밑에서 쉬었습니다. 즉석 '우비 패션쇼'가 벌어졌습니다. 왼쪽부터 양영석, 정대희 기자입니다. ⓒ 소중한


[3신 : 10일 오후 3시 10분]
대구시민 먹는 물인데... 10월에도 녹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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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찾은 낙동강 강정보. 4대강 문화관 '디아크' 앞에는 이렇게 4대강 사업 관련자 이름이 돌에 새겨져 있습니다. '4대강 사업 인명사전'이라 불러도 될 듯합니다. ⓒ 소중한

대박입니다. 

훗날 '4대강 사업 인명사전'을 따로 만들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이미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 만들어놨습니다. 낙동강 강정고령보에는 4대강 문화관 '디아크(The Arc)'가 있습니다. 디아크 앞에는 4대강 사업 관련자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힌 표지석이 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친히 이런 글도 새겨 넣었습니다. 

"낙동강을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생명의 새 터전, 지역과 국가 발전의 미래 공간으로 되살린 '4대강 살리기' 사업 주역들의 이름을 이곳에 새겨 그 공을 기립니다."

4대강 사업이 '강 살리기'가 아닌 '강 죽이기' 사업이란 증거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복원 사업을 하지 않는 이상 '강 죽이기'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게 뻔합니다. 여기에 이름 오르신 분들, 계속 영광스럽게 생각할까요? 어쨌든 이 전 대통령이 확실한 증거와 자료를 남겼으니, 후손들이 따로 '인명사전'을 만들지 않아도 괜찮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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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달성보와 강정보의 중간 지점. 10월인데도 녹조가 심합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이 낙동강 '녹조라떼' 한 병을 들고 있습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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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이지만 낙동강 녹조는 여전합니다. 태풍 영향 탓에 비도 내렸지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 정수근

강정고령보 인근에도 녹조가 가득합니다. 낙동강 강정고령보 상류 자전거도로 다리 밑에도 시퍼렇게 녹조가 끼었습니다. 대구 달성을 비롯해 이쪽 지역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입니다. 박 대통령은 대구에서 태어났습니다. 이렇게 안방과 다름없는 곳에 가을 녹조가 핀 사실을 박 대통령은 알고 있을까요?

강정고령보 바로 위에는 죽곡취수장과 매곡취수장이 있는데요. 대구시민 70%가 여기서 취수한 물을 식수로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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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강정고령보 상류 자전거도로 다리 밑에 시퍼렇게 녹조가 끼었습니다. 강정고령보 바로 위에 죽곡취수장과 매곡취수장이 있는데요. 대구시민 70%가 여기서 취수한 물을 식수로 사용합니다. ⓒ 조정훈
         
정부 당국은 그동안 녹조의 주요 원인으로 더운 날씨를 거론했는데요. 낙동강 10월 녹조에 대해서 어떻게 해명할지 궁금합니다. 10월 녹조, 무엇이 문제인지 정수근 대구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아래 동영상을 봐주십시오. 

▲ 박근혜 대통령 앞마당에 핀 가을녹조 10월입니다. 비켜가긴 하지만 태풍이 지났고요, 비도 내렸습니다. 그런데 녹조는 여전합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지금도 녹조가 있다"라며 놀랐습니다. ⓒ 소중한


[2신 : 10일 오전 11시 30분]
낙동강의 상처... "기대가 컸는데, 속았다"

▲ 4대강 사업을 향한 경북 고령 농민의 한탄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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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고령의 개진면에 사는 농민 김종범(59)씨(왼쪽). 김씨는 "고생한다"며 '오마이리버' 팀에게 홍삼액기스를 주셨습니다. 양영석 기자(오른쪽)가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 소중한

"솔직히 기대가 컸는데, 피해만 입었다. 속았다!"

경북 고령군 개진면 낙동강 인근에 사는 농민 김종범(59)씨의 말입니다. 김씨는 "고생이 많다"며 '오마이리버' 팀에게 홍삼액기스를 주셨습니다. 

김씨는 낙동강 달성보 하류 쪽 약 2km 떨어진 곳에 삽니다. 당연히 4대강 사업 공사를 내내 지켜봤습니다. 김씨는 "낙동강 제방 위로 덤프트럭과 레미콘 차량이 밤낮 없이 달려 먼지가 너무 심했다"며 "공사 기간 동안 밖에 빨래를 널 수도, 창문을 열 수도 없어 힘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소수이긴 하지만 몇몇 감자 농사를 짓는 농민은 높아진 낙동강 수위 탓에 피해를 입었다"며 "(피해 보상과 관련해)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 몰라 답답해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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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서 인터뷰는 이런 식으로 진행됩니다. 경북 고령에서 농민 김종범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 소중한

또 그는 마을 주변에 생긴 생태공원을 두고 "흉물스럽기 짝이 없다"며 "지역 경제 살리고, 일자리 늘린다더니 건설 장비 업체와 건설사 배만 불렸지, 지역 주민에겐 아무 도움이 안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씨의 말대로 4대강 사업으로 탄생한 생태공원은 참 흉물스럽습니다. 자전거 타면서 살펴본 결과, 거의 모든 생태공원은 잡풀이 무성한 황무지처럼 보였습니다. 이용하는 사람도 찾기 어렵습니다. 마을과 동떨어진 곳에 '전시행정'처럼 공원을 만들었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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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달성군 낙동강 자전거도로에 있는 화장실입니다. 김병기 <오마이뉴스> 기자가 이용하려 했지만, 문이 닫혀 있습니다. 관리를 안 하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 답답한 순간입니다. ⓒ 소중한

자전거도로에서 '볼 일' 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10일 오전, 김병기 <오마이뉴스> 기자는 "급하다"며 연신 화장실을 찾았습니다. 저 멀리 노란색 화장실이 보였습니다. 김 기자 얼굴은 밝아졌습니다. 돌진하다시피 화장실로 자전거를 몰았습니다. 화장실에 도착해 급히 문을 여는 순간, 김 기자의 얼굴은 다시 사색이 됐습니다. 문 잠겨 있었습니다. 급한 마음에 김 기자는 몇 차례 흔들었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김 기자가 '후일'을 어떻게 도모했는지는, 훗날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습니다. 

낙동강에서 보를 만나면 답답한 마음부터 듭니다. 누구는 "웅장하다" "장관이다"라고 말하지만, 현장에서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낙동강 달성보에서 만난 이무영씨(환경운동연합 회원)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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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달성보에서 만난 이무용씨(환경연합 회원). 이씨는 낙동강을 가르키며 "하수구 냄새랑 물 비린내가 섞여서 머리가 아프다"라고 말했습니다. ⓒ 소중한

"30분 있었는데, 하수구 냄새랑 물비린내가 섞여서 머리가 아프다. 최근 태풍이 온다고 해서 수문을 연 것 같은데, 녹조는 그대로 남아있다. 강물이 아니라 하수구 물 같다."

낙동강이 하수구 같다니요. 현장의 냄새, 강물 색깔을 보면 과장이 아닙니다. 4대강 사업으로 탄생한 보는 강에게 재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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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없이 복구공사를 벌이는 4대강 사업 현장입니다. 달성보 인근인데요. 적은 비에도 둔치가 무너져 돌망태로 복구공사를 하는중입니다. ⓒ 정수근


[1신 : 10일 오전 8시 30분]
김밥 한 줄 먹고 출발... 다람재를 넘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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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마이리버 팀은 라이딩 시작과 함께 낙동강 자전거길 촤고의 난코스 중 하나인 다람재를 만났습니다. ⓒ 소중한

10일 오전 6시에 눈을 떠 텐트 문을 열자 밤새 맺힌 이슬이 후두득 쏟아졌습니다. 흰색 끈으로 도동서원 자전거 거치대에 대충 묶어둔 자전거 안장 위에도 비를 맞은 것처럼 흔건합니다. 온종일 자전거 타고 새벽까지 기사 쓰는 일명 '작업 텐트'에서 나온 사람들의 눈은 벌겋습니다. 고된 작업입니다. 

'오마이리버' 팀은 9일 밤을 텐트에서 보냈습니다. 7일 야영한 딴섬 생태누리 캠핑장은 텐트를 칠 수 있게 정사각형의 나무판이 설치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밤 텐트를 친 도동서원은 아무래도 풀밭이라 땅에 굴곡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허리가 좀 아려오네요.

오마이리버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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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리버 취재팀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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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리버 취재팀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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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리버 취재팀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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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리버 취재팀 ⓒ 소중한

전날 오마이리버 팀은 총 35km를 달렸습니다. 순수하게 자전거 페달을 굴린 시간은 4시간 49분입니다. 1km를 가는 데 8분 16초 정도 걸린 셈입니다. 평균 속도는 7.3km/h를 기록했고 최대 34.7km/h의 속도를 냈습니다. 전문 라이더들이 볼 때 애들 장난 수준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은 자전거만을 타는 게 아닙니다. 콘크리트 댐과 준설 탓에 앓고 있는 낙동강을 자세히 살피면서 취재해야 합니다. 또 짬짬이 시간을 내 낙동강 사람들의 목소리를 노트북에 담아야 합니다. 자전거 타는 시간보다 취재 시간이 더 많이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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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오마이리버 팀은 총 35km를 달렸습니다. 순수하게 자전거 페달을 굴린 시간은 4시간 49분입니다. 1km를 가는 데 8분 16초 정도 걸린 셈입니다. 평균 속도는 7.3km/h를 기록했고 최대 34.7km/h의 속도를 냈습니다. ⓒ 소중한

넷째날인 10일에도 '오마이리버'는 팀은 낙동강을 따라 달립니다. 전날, 목표였던 달성보까지 가지 못했기 때문에 이날은 평소보다 빠른 오전 7시에 자전거에 올랐습니다. 바로 눈 앞에 다람재로 향하는 급경사가 보입니다. 처음부터 난코스입니다. 

전날 자동차로 미리 다람재를 답사 한 김종술 기자는 "겁나게 힘들겠네"라고 엄포를 놓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험하길래'라는 생각에 인터넷으로 '다람재'를 검색해봤습니다. 여러 블로그 글에 "낙동강 자전거길 최고의 업힐(up hill, 오르막) 중 하나인 다람재" "오늘 라이딩 중 가장 힘들었던 다람재"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오늘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이면서 동시에 농민이기도 한 이영희씨와 김종원 계명대 교수가 오마이리버 팀에 합류합니다. 첫날 함께 자전거를 탔던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도 다시 합류했습니다. 4대강 사업과 생태환경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시작부터 오르막을 만나니 눈 앞이 캄캄합니다. 김밥 한 줄 반과 찐계란이 오늘 아침 메뉴였습니다. 지쳐버린 허벅지 근육에 단백질을 제대로 공급할 수 있을지, 여기저기 허벅지 근육이 아프다고 아우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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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마이리버 팀의 소소한 아침. 자르지 않은 김밥과 찐계란, 커피로 빈 속을 달랬습니다. ⓒ 소중한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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