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공항사업 휩쓴 유신코퍼레이션 고위 공직자 출신 대거 영입이 비결?
임원 41명 중 14명 전직 관료
진행 사업의 70%가 관급물량
뇌물 준 도공사장 구속되기도 
중앙일보 | 이윤석 | 입력 2013.10.14 00:50 | 수정 2013.10.14 07:12

2008년 한때 1364명의 직원 중 이사급 임원이 534명. 당시 임원 중 56명은 정부 또는 공기업 간부 출신. 직원 25% 이상이 임원이고, 그중 상당수가 전직 공직자로 구성된 이 회사는 '유신코퍼레이션'이다. 인천공항 확장 공사와 4대 강 사업 등 정부의 주요 대규모 토목사업에서 설계·감리를 대거 수주하며 빠르게 성장한 회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박기춘 의원이 국토해양부와 금융감독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유신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진행하고 있는 689건의 사업 가운데 485건이 정부로부터 수주한 관급 물량으로 13일 나타났다.


도급액을 기준으로 하면 6000억원 규모다. 100억원대의 인천공항 3단계 확장사업과 철도시설공단에서 발주한 300억원 규모의 감리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금감원에 등록한 유신의 임원은 현재 공식적으론 41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그러나 박 의원은 "유신 내부 제보자가 제공한 문건에 따르면 금감원에 등록되지 않은 임원진을 포함하면 아직도 유신의 임원은 200명이 넘는다"며 "정부와 주요 공기업 간부들을 한데 모아 사실상 '전관예우 드림팀'을 만들어 최상의 로비 조건을 조성해 관급공사를 싹쓸이해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감원에 공식 등록된 임원진 41명만 봐도 정부 고위 공무원, 공사 간부 출신이 14명이나 됐다. 출신 기관도 인천공항공사·철도시설공단·한국수자원공사·국토해양부·서울시청 등으로 다양했다. 유신은 이들을 철도·공항·도로사업부 등으로 나눠 배치했다.

이 회사는 건설업계가 불경기에 빠진 최근 3년 동안 매출이 소폭(연평균 약 7%) 감소하는 데 그쳤고, 이모 전 건설교통부 차관을 영입하는 데 성공한 2009년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215% 증가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유신은 2008년부터 고위 공무원을 임원으로 영입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여기엔 최근 4대강조사평가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가 유신에서 임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드러나 사퇴한 장모 전 이사도 포함돼 있다. 감사원 심의관 출신의 양모 전 고문도 비슷한 시기에 영입됐다.

실제로 유신의 관급물량 수주는 여러 가지 무리를 낳았다. 장석효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지난해 유신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최근 검찰에 구속된 게 대표적 사례다. 장 사장은 유신이 한국도로공사의 '구리~포천 고속도로' 사업 책임감리용역 265억원 중 69억원을 수주한 것 등과 관련해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4대 강 사업 입찰 담합 및 비자금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지난 8월 유신의 회장과 사장 등을 소환 조사하고, 서울 역삼동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윤석 기자 < americanojoongang.co.kr >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