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합천·창녕보 '어도(물고기 길)' 유명무실 논란
한정애 의원, 정부 비공개 문건 공개 … "수생태계 단절 , 4대강 보의 어도 점검해야"
2013-10-15 17:54:15 게재

4대강사업으로 설치된 낙동강 합천·창녕보의 어도가 완공 뒤 제구실을 하지 못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물고기가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만든 어도가 오히려 물고기가 다니지 못하도록 하는 걸림돌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정애 의원(민주당·비례)은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과 국토교통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의 비공개 문건을 15일 공개했다. 

한 의원은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작성한 '합천·창녕보의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이행조치 요청' 공문(5월 15일)과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의 '합천·창녕보의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이행조치 요청에 대한 이행계획서 제출' 공문(6월 5일)을 확인한 결과, 합천·창녕보의 볼랜드 어도의 기능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5월 15일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의 공문에 따르면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합천·창녕보 우안에 설치된 볼랜드 어도에 대한 전문가 합동조사 결과, 어도의 상류 수문이 닫혀있어 정상적으로 물이 흐르지 않는 등 어도의 기능이 미흡해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요청했다. 

합천·창녕보 좌안에 설치된 자연형 어도 역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한 의원은 "환경부가 제출한 올해 5월의 '어도 점검 및 조치 내역'을 보면, 합천·창녕보 좌안에 있는 자연형 어도의 경우 어도 모니터링 계측장비가 물고기 이동을 방해하고 있었다"며 "게다가 어도 유입 수문(리프트)이 부적정하여 어류가 하천을 거슬러 올라가기에는 부적합한 유속을 형성, 어도로써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볼랜드 어도는 누수로 인해 관찰창을 철거, 콘크리트로 마감 처리하는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다. 본디 낙동강유역환경청은 6월 5일까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어도 보수공사 등을 할 것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보완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만약 이행완료기한을 지키지 않을 경우 환경영향평가법 76조에 따라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어도 보수공사를 하기 위해서는 수문을 열고 물을 빼내야 하는데, 올 여름 녹조 현상 등 때문에 여건이 되지 않아 공사가 힘들다고 설명했다"며 "합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과태료는 부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도 관리를 담당하는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어도 기능에 미흡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보완 공사를 하루빨리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4대강사업으로 설치된 어도가 물고기를 살리는 길이 아닌, 물고기가 가는 길을 막는 '어벽'의 역할을 한 셈"이라며 "합천·창녕보로 인해 보 상·하류의 수생태계가 단절됐다"고 비난했다. 한 의원은 또 "낙동강 합천·창녕보 뿐만 아니라 전체 4대강 보의 어도를 점검, 조속히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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