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27111

'괴물 기자'의 호소... "4대강 수문, 열 수 있습니다"
[10만인클럽 6주년 캠페인①] '당친소'를 소개합니다
15.07.14 19:56 l 최종 업데이트 15.07.14 19:56 l 김종술(e-2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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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빗이끼벌레 찾아 낸 김종술 시민기자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24일 오전 충남 공주시 공주보 상류 1키로미터 지점에서 확인한 큰빗이끼벌레를 찾아 들어 올리고 있다. ⓒ 이희훈

<오마이뉴스> 독자와 시민기자, 10만인클럽 회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민기자이자 10만인클럽 회원인 김종술입니다. 

저는 '김종술 금강에 살다'란 제목으로 10만인리포트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24일부터 2박3일간에 걸쳐 이뤄진 '금강에 살어리랏다' 탐사보도를 위해 상근·시민기자들을 금강으로 불러들이기도 했습니다. 보트를 타고 무인기를 날리면서 수중카메라까지 이용해 4대강 사업으로 인한 금강의 아픔을 독자들에게 낱낱이 보여드렸습니다.

매일 20명이 참여할 정도로 규모가 큰 취재단이었습니다. 무등산 수박보다 두세 배는 큰 큰빗이끼벌레들이 죽은 나뭇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려 자라고 있었고, 무려 3m 50cm 길이의 녀석들도 발견했습니다. 보트를 타고 강바닥에 채취기를 내려 뻘을 뒤적이니 시궁창에서나 볼 수 있는 새빨간 실지렁이와 깔따구 유충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용존산소 제로지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최초 보도였습니다. 

제가 살던 금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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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후 충남 서천군 연꽃단지 인근 금강에 녹조가 발생했다. ⓒ 이희훈

제가 살아가는 금강은 비단을 풀어 놓은 듯 아름답다고 해서 비단 강으로 불리는 곳이었습니다. 넓은 백사장은 아이들의 놀이터로 어른들의 휴식처로 사랑받는 공간이었습니다. 굽이쳐서 흐르던 강물은 모래무지와 쏘가리가 지천인 강물을 시민들의 식수로 사용할 정도로 맑고 깨끗한 곳이었습니다. 20여 종이 넘는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이 살고 있는 동·식물의 천국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9년부터 이곳도 4대강 삽질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강의 숨통이 막혔습니다. 60만 마리 이상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고 모래사장을 뛰어다니던 고라니도 강물에 고개를 처박고 죽어갔습니다. 흐르던 강물에서는 보기 힘든 '녹조라떼'가 만들어지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백제의 마지막 도읍지 공산성이 허물어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시민들은 남대문이 불에 타오르던 때보다도 더 큰 아픔이었다고 합니다. 가진 것을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깨달은 거지요. 

'백수 기자'가 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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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넓은 금강에 짙어진 녹조 24일 오후 4대강 사업 이후 금강 실태 취재에 나선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충남 서천군 금강하구둑 부근에서 짙게 발생한 녹조를 병에 담은 뒤 강에 다시 붇고 있다. ⓒ 권우성

저는 이번 금강 보트 탐사를 마친 뒤에 곧바로 나의 친구들을 10만인클럽에 가입시켰습니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 창립 6주년을 맞이해서 벌이는 캠페인, 일명 '당친소'(당신의 친구를 소개해주세요) 프로젝트에 참가한 겁니다. 10만인클럽은 이번에 회비 증액 캠페인도 벌이고 있는데요, 조만간 <오마이뉴스> 기사 원고료가 적립되면 회비 증액에도 참여할 예정입니다. 

'백수 시민기자'가 왜 이러느냐고 되물을 수 있습니다. 

저는 공주에 사는 무명의 시민기자였습니다. 르런 제가 물고기 떼죽음, 큰빗이끼벌레, 공산성 붕괴까지 특종 보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모토를 가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제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제 목소리를 찾아줬습니다. 또 거대 언론들이 외면하는 지역의 목소리를 찾아줬습니다. 거대 권력이 저지른 4대강 사업의 폐해를 고발하면서 금강의 죽음이 늦춰지고 있고, 결국 저와 <오마이뉴스>의 힘으로 다시 금강이 비단결처럼 일렁일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됐습니다. 

이뿐인가요? 세월호 참사와 밀양 송전탑 문제 등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이 있는 곳에 <오마이뉴스>가 함께 있었습니다. 정치권력과 경제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오마이뉴스>를 만드는 것은 저와 같은 일개 시민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4대강 수문, 열 수 있습니다

오늘도 저는 홀로 금강 변을 거닐고 있습니다. 태풍이 불 듯 취재단이 휩쓸고 지나간 금강에서 수자원공사는 그 흔적을 지우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어두운 밤에 수문을 열고 큰빗이끼벌레를 도둑고양이처럼 수거하고 있습니다. 파렴치, 몰염치, 후안무치한 4대강 사업의 후과를 이제는 멈춰야 하지 않을까요? 

지역에 잠깐 머물다 가는 직업기자들이 아니라 저와 같이 지역에 살면서 매일 4대강을 파헤치는 시민기자 100명이 있다면 4대강 수문을 열 수 있습니다. 거대 권력의 엄청난 무게로 짓누르고 있는 4대강 수문을 시민기자들의 힘으로 열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최초의 시민참여인터넷언론 <오마이뉴스>의 재정 안정을 위해 독자와 시민기자 그리고 10만인클럽 회원 여러분의 힘이 조금만 더 보태진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간곡하게 요청을 드립니다. 10만인클럽 창립 6주년 캠페인인 '회원 가입' '증액' 등에 동참해주십시오. 망가진 4대강이 다시 제 모습을 찾을 때까지, 망가져가는 대한민국이 다시 설 수 있도록 어깨로 걸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오늘도 금강 변을 혼자 걸으며... 

김종술 기자 올림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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