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란 후 첫 방첩사 인사, '충암파' 주도... 임종득 아들 포함
여인형 사령관실 소속 장교들, 요직 발령... '육군대학 교육' 임 의원 아들, 사령관실로
25.01.22 15:09 l 최종 업데이트 25.01.22 18:46 l 김화빈(hwaaa)
▲박성하 방첩사 기획관리실장(육군 대령)이 지난해 12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모습. ⓒ 유성호
12.3 윤석열 내란 사태 후 첫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 장교 인사를 '충암파'가 주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재직 당시 사령관실에서 근무했던 이들이 요직으로 이동했고, 장성 출신이자 윤석열 정부 국가안보실에서 근무했던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도 사령관실로 발령받았다.
<오마이뉴스>가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방첩사는 최근 기획관리실의 주도로 대위·소령의 내부 보직이동 인사를 진행했다. 기획관리실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충암고 동문인 박성하 대령이 맡고 있다.
방첩사는 이번 인사를 통해 여 전 사령관 밑에서 일했던 이들을 핵심 부서인 기획관리실, 신원보안실로 배치했다. 여 전 사령관은 내란 중요임무종사자 혐의로 구속기소돼 있으며,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이다.
여 전 사령관 시절 사령관실 지휘관리과에서 근무한 A 소령은 나승민 대령이 실장으로 있는 신원보안실 산하 신원조사과로 이동했다. 신원보안실은 전군 장군 인사 등을 위한 세평 취합과 군의 부대 전복 감시를 담당하는 요직으로 꼽힌다.
신원보안실 실장인 나 대령은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박근혜 정부 계엄 문건 핵심 인물) 비서실 근무 이력 등으로 진급 심사에서 여러 차례 떨어졌으나, 윤석열 정부 들어 이례적으로 임기가 2년 연장된 인물이다.
또한 여 전 사령관의 전속부관이던 B 대위는 기획관리실 산하 기획총괄과로 배치됐다. 기획관리실은 부대 주요 업무(방첩·보안)와 예산 등을 관리·지원하고 산하에 있는 인사과를 통해 방첩사 내부 인사를 총괄하는 핵심 부서다.
▲군 출신이자 윤석열 정부에서 국가안보실 2차장을 지낸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내란국조특위 3차 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 남소연
두 사람뿐만 아니라 육군대학에 재학 중인 임종득 의원의 아들 임아무개 소령도 이번 인사를 통해 사령관실 지휘관리과로 대기발령받았다. 육사 출신인 임 소령은 오는 4월 교육과정을 마칠 예정이다.
육군 소장을 역임한 임 의원은 2022년 8월~2023년 9월 윤석열 정부 국가안보실에서 2차장(차관급)으로 재직했다. 해병대 고 채상병 사망사건 직후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박진희 국방부 군사보좌관과의 통화 기록이 나와 수사외압 연루 의혹을 받았다.
이후 임 의원은 22대 총선에서 경북 영주·영양·봉화 지역구에 출마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됐고, 현재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아래 내란국조특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개혁 필요한 방첩사, 충암파가 인사 주도 논란
▲지난 10월 1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 참석한 김용현 국방부장관과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 권우성
국회 등에선 이번 인사를 주도한 박 대령을 비롯해 방첩사 내 충암파로 불리는 이들의 직무 배제를 촉구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열린 내란국조특위에서 김선호 국방부장관 직무대행(차관)에게 "방첩사 내 충암파를 조속히 직무 배제하라"고 요구했다. 박 대령은 공수처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번 인사는 당초 '내란 수사 협조를 위해 내부 인사를 연기하겠다'는 방첩사 공식입장과도 배치된다. 이경민 사령관직무대리(소장)은 지난 14일 내란국조특위에 출석해 "검찰 특별수사본부 및 (공수처·경찰이 함께 꾸린) 공조수사본부 수사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연말 부대원 인사를 잠정 연기하겠다"고 말했다.
방첩사 내부에서는 "(충암파로서) 윤석열 정부 실세로 소문난 박 실장(대령)이 인사를 주도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첩사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20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방첩사가 내란에 상습 가담하는 부대라는 오명을 쓰고 외부에서 개혁 압박을 받고 있는데, 정작 내부에선 소위 여인형 심복들이 되살아나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라고 평했다.
임종득 의원은 22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방첩사 내부 인사와 제가 무슨 관계가 있나. 저는 아는 바가 없다"며 "프레임 걸지 마시라"고 말했다. '육군대학 교육생 신분인 아들이 사령관실로 대기발령 받은 것이 특혜라는 내부 목소리도 있다'는 질문에는 "무슨 답을 얻길 원하느냐"면서 답변을 거부했다.
윤 대통령 출신 고등학교인 충암고에서 이름을 딴 충암파는 윤석열 정부에서 군과 행정부 요직을 차지한 이들을 지칭한다. 김용현(전 국방부장관·구속기소), 이상민(전 행정안전부 장관·사임), 여인형(전 방첩사령관·구속기소), 박성하(방첩사 기획관리실장) 등이 이번 내란 사태에 가담·연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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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지난해 12월 9일 오전부터 경기도 과천 소재 국군방첩사령부(사진) 등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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