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문한 홍준표, 정작 트럼프 취임식엔 못 간 까닭
"차기 대선후보 자격 초청받아" 밝힌 뒤 취임식은 호텔 TV로... 공식 인사 못 만나
25.01.23 10:24 l 최종 업데이트 25.01.23 10:24 l 조정훈(tghome)
▲홍준표 대구시장이 26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조기 대선이 실시되면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 대구시
스스로 차기 대선후보 자격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아 워싱턴을 방문했다고 밝힌 홍준표 대구시장이 호텔에서 TV로 취임식을 시청하고 공식 인사는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고 밝힌 데 대해 지역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홍 시장은 지난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취임식 아레나 행사에는 2만 명이 초대됐는데 가보니 엄두가 나지 않아 참석을 포기하고 호텔에서 TV를 통해 지켜봤다"라고 밝혔다.
그는 "취임식 만찬 행사인 안보관계자들 중심인 '커맨더 인 치프볼' 행사에도 왔는데 이 추운 날에도 끝없이 이어진 줄을 보고 참석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좀 더 기다려 보고 참석여부를 결정해야겠다"고 했다.
홍 시장은 다음날인 22일에도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내가 차기 대선후보 자격으로 미국 대통령 취임 준비위원회의 초청으로 8년 만에 워싱턴을 방문했다"고 한국 정치인 대표 자격으로 미국을 찾았음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수많은 미국 군중들과 함께 벌벌 떨면서 수 시간 줄지어 차례 기다려서 검색 받고 군중집회에 참석할 필요까지 있나"라며 "쪽팔리지 않나. 차라리 그 시간에 트럼프 측근 비공개 인사들과 만나 한국 상황을 설명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적었다. 홍 시장 스스로 취임식 참석뿐 아니라 취임식 이후 열린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을 설명한 셈이다.
또 대선후보 자격으로 미국을 찾았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공식 인사들을 만나지도 못했다는 것도 인정했다.
그는 "일주일 전에 급히 초청받아 일정 조정 없이 오는 바람에 이곳 상원 의원들은 각종 인사청문회로 시간을 낼 수 없다고 한다"며 "비공식 인사들조차 두세 분 빼고는 대통령 취임행사로 시간 내기가 어렵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공화당 소속 하원 군사위원회 의원, 외교위원회 의원 등 두 분을 만나러 미 의회로 간다"며 "미국 현지 분위기는 확실히 파악하고 간다"고 전했다.
홍 시장은 앞서 지난 14일 트럼프 대통령 측근으로부터 취임식 참석 초청을 받았다며 워싱턴 방문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었다.
"미국 왜 갔나? 출장비 반납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밴스 미국 부통령이 2025년 1월 20일 워싱턴D.C.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열린 취임식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홍준표 시장이 호텔에서 TV를 통해 취임식을 시청하고 정관계 인사를 만나지 못한 것이 알려지자 지역 시민단체는 "미국에 왜 갔느냐"며 "세금으로 갔으면 출장비를 반납하라"고 요구했다.
대구참여연대는 지난 21일에 이어 22일에도 성명을 내고 연일 홍 시장의 미국 방문을 비판했다.
대구참여연대는 "트럼프 근처에도 가지 못한 출장을 도대체 왜 갔는지 모를 일"이라며 "영하 16도라는 날씨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홍 시장의 행보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았다고 할 때부터 해당 초청장이 상·하원에 배분된 좌석표라는 점과 좌석도 취임 선서를 하게 되는 의회 의사당에서 최소 100m 이상 떨어져 있어 만남은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단순히 사진을 찍으러 간다는 비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기 대선이 열리면 트럼프와 맞짱을 뜰 사람은 자신뿐이라던 홍 시장이 추워서 호텔에서 몸이나 녹이고 있는가"라며 "대구 시정을 버려두고 미국에서 SNS하고 있는 홍 시장은 마냥 즐거운가"라고 쏘아붙였다.
대구참여연대는 홍 시장이 차기 대선후보 자격으로 방문했다고 밝힌 데 대해 "겉으로는 내란을 옹호하고 탄핵을 반대하면서 속으로는 조기 대선을 기다리며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다"면서 "대구시정을 내팽개치고 용산의 권좌만 탐하는 모습에 더 큰 배신감을 느낀다"고 했다.
또 미국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의 초청으로 갔다고 한데 대해서도 "정관계 인사 누구도 만나주지 않았는데도 왜 가만히 있는가"라며 "그저 관광객에게 내줄 좌석권 한 장 보낸 게 아닌가. 홍 시장의 착각에는 분수가 없고 시대의 관념에 빠져 있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미국에서 주요 인사들을 만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행사의 성격도 모르고 누구를 만날 것인지 약속도 잡지 않고 갔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홍 시장은 귀국 즉시 왜 갔고 무슨 돈으로 갔고 무엇을 하고 왔는지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사과하고 무능한 관료는 문책해야 한다"며 "비용을 반납하라"고 촉구했다.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부지법 (폭동)난동자 53명 이렇게 생겼다"…'신상 박제' 사이트 등장 - 머니투데이 (0) | 2025.01.23 |
---|---|
극우 유튜브에 무방비 노출된 1020 남성들…구출 방법은? - 김어준의 뉴스공장 (0) | 2025.01.23 |
윤석열 “비상입법기구 지시 안 해” 주장 거짓인 이유는? - 김어준의 뉴스공장 (0) | 2025.01.23 |
[12.3내란] 내란 후 첫 방첩사 인사, '충암파' 주도... 임종득 아들 포함 - 오마이뉴스 (0) | 2025.01.23 |
서부지법 폭동 선동한 극우 유튜버들… 배후 세력은? 대통령실 전 행정관 강모(기훈)씨와 김건희 친인척도? - 김어준의 뉴스공장 (0) | 2025.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