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구 사저 본 누리꾼 "이게 진짜 아방궁"
국민의힘 지도부, 박근혜 대구 사저 방문... 실내는 높은 천장에 화려한 샹들리에
25.03.04 10:00 l 최종 업데이트 25.03.04 10:00 l 임병도(impeter)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구 달성군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한 모습.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구 달성군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한 모습. ⓒ 국민의힘 제공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구 사저 사진이 공개되면서 초호화주택이라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3일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했습니다. 이날 국민의힘이 공개한 박 전 대통령 사저 실내 사진을 보면 천장이 상당히 높고 화려한 샹들리에도 달려 있었습니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천장 높이와 샹들리에만 보면 초호화 주택이나 아방궁 같다'라는 반응이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은 사진을 잘라 국민의힘 지도부와 박 전 대통령이 앉아 있는 모습만 보도했습니다. 고의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원본 사진과 비교하면 고급주택이라는 느낌이 나진 않았습니다.
 
극우 유튜버 도움도 받았던 박근혜 사저
 
 지난 2022년 2월 16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박근혜씨 사저의 모습.
▲지난 2022년 2월 16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박근혜씨 사저의 모습. ⓒ 조정훈
 
박 전 대통령의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사저는 대지면적 1676㎡, 연면적 712㎡에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주거용 건물과 3개 동의 부속 건물로 이뤄졌습니다. 지방세법 시행령으로 보면 고급주택으로 분류됩니다.
 
2016년 준공된 해당 주택은 25억 원에 매입했다고 전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나선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는 지난 2022년 3월 <대구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저 구입 자금은 일정 부분 가로세로연구소가 도움을 준 것은 맞다"며 "차용한 것이기에 갚아야할 부분이며 변제 계획도 다 마련돼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징역 20년을 확정받았던 박 전 대통령은 수감된 지 4년 9개월 만에 문재인 정부의 특별사면으로 풀려났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한동안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다가 2022년 3월 24일 대구 사저에 입주했습니다.
 
대구는 박 전 대통령이 태어난 고향으로 특히 달성군은 1998년 15대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정치에 입문한 뒤 18대 국회의원까지 4번 연속 당선된 '정치적 고향'이었습니다. 사면 뒤 서울이 아닌 대구를 택한 이유입니다.
 
당초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경호는 2022년 3월까지였습니다.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통령이 임기 만료 전에 퇴임한 경우 경호 기간을 그로부터 5년으로 정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전직 대통령 또는 배우자의 요청에 따라 경호처장이 인정하는 경우 5년의 범위에서 기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경호는 2027년까지이지만 법제처의 해석에 따르면 그 이후에도 경호를 요청하면 가능합니다.
 
노무현 캐슬, 아방궁이라 공격하더니... 박근혜 사저는?
 
 2008년 1월31일자 문화일보 윤창중 칼럼
▲2008년 1월31일자 문화일보 윤창중 칼럼 ⓒ 문화일보 PDF 갈무리
 
'아방궁'이라는 말은 노무현 대통령의 봉하 사저를 비난하기 위해 일부 언론들이 사용했던 단어입니다. 이들은 '아방궁', '노방궁', '노무현 캐슬', '노무현 타운' 등의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해 노 전 대통령 흠집내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2007년 9월 <주간조선>은 "지방에서 소탈하게 사는 전직 대통령 모습을 떠올렸던 국민들은 1만 평이나 되는 '노무현 타운'이 등장하리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비난했습니다.
 
같은 해 11월 <중앙일보>는 "봉하마을에 '노무현 정원' 만드나"라며 노 전 대통령의 귀향 때문에 웰빙 숲 가꾸기 사업이 진행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사업은 한나라당 출신 김해시장이 노 전 대통령 귀향 전에 추진한 사업이었습니다.
 
<동아일보>는 2008년 1월 23일 "엽기... 노무현 성지 조성과 정부 개편 거부 시사"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노 전 대통령 사저를 '성지'라며 비난했고, 박근혜 정부 대변인이었던 윤창중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노무현 캐슬'이라는 칼럼에서 "노무현의 눈과 발이 닿을 활동 공간이거나 마을 사람들에게 인심 한번 쓸 거라면 모조리 찾아내 혈세를 발라놓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내곡동과 대구 달성군 사저와 비교하면 언론의 과도한 비난이었음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누리꾼들이 박 전 대통령 사저의 실내 사진을 보면서 '이게 진짜 아방궁'이라 비판한 배경에는 언론의 편향된 보도 탓도 한 몫 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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