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소환은 검찰의 '박근혜 심기 경호'
[오마이 댓댓글] 들통난 김무성 거짓말, 검찰 소환조사 목적 알고보니
13.11.08 20:39 l 최종 업데이트 13.11.08 20:50 l 선대식(sundai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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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참고인 조사 마친 문재인 의원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의혹과 관련해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참고인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 의원은 "검찰 자료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회의록 초본 수정·보완 지시가 이뤄졌다는 걸 확인했다, 미이관에 대한 오해가 풀렸다"며 "이제 검찰이 이 사건의 본질인 회의록 불법 유출을 제대로 수사할 때"라고 말했다. ⓒ 유성호

8일 낮 국회의사당 앞 식당가. 민주당 문재인 의원과 박홍근·홍익표·진선미·은수미·김기식 의원이 점심을 먹고 식당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무슨 얘기를 나눴을까요? 홍익표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예전에 잡힌 약속으로, 친한 의원들끼리의 사적인 점심 자리였다"고 말하더군요. 여기서 전화를 끊으면 기자가 아니죠. 묻고 또 물었습니다.  

- 문재인 의원은 지난 6일 검찰 소환에 대해 무슨 얘기를 했나요?
"사적인 얘기를 주로 했는데…, '검찰의 조사나 조서 작성 과정이 허술했다'는 얘길 하더군요. 문재인 의원은 검찰이 제대로 준비를 안 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은 모양이에요."

궁금해졌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48%의 득표율을 얻은 문재인 의원을 소환해 조사하는데, 준비를 안 한 이유가 뭘까요? 검찰이 문재인 의원을 소환한 데 조사가 아닌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닐까요? 홍익표 의원과 통화하기 전 발견한 댓글 하나가 머리를 스쳐지나갔습니다. 문재인 의원이 검찰에서 10시간동안 조사받은 내용을 전한 기사에 '보나마나'님이 남긴 댓글입니다. 

"이미 관련자 다 조사했고, 사실관계 밝혀졌기 때문에 문재인 소환은 의미가 없는 건데. 왜 소환했을까? (중략) 여왕님 심기 불편할까봐?"

대통령의 심기를 관리한다는 주장인데, 요즘 같은 시대에 말이 되는 걸까요? 아 참, 그러고 보니 박 대통령을 수행해 유럽에 간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오늘 페이스북에 "이번에 파리에서 시위한 사람들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도록 하겠다"는 글을 올려, 말이 많더군요. 한인들과 유학생들은 '박근혜는 대한민국의 합법적인 대통령이 아닙니다'라는 피켓을 들었다죠. 민주당은 김 의원에게 '대통령 심기관리 수행원'이라는 명찰을 붙여줬습니다. 

대통령 심기 관리는 터무니없는 얘기는 아닌가 봐요. 그렇다면, 문재인 의원도 박근혜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을까요? 퍼즐을 한 번 맞춰봐야겠군요. 첫 번째 퍼즐은 지난달 23일 문재인 의원의 성명입니다.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증거들이 쏟아져 나오고, 급기야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팀에 대한 황교안 장관의 외압이 폭로된 직후에 나온 성명입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지난 대선은 불공정했습니다. 미리 알았든 몰랐든 박근혜 대통령은 그 수혜자입니다. 박 대통령은 직시해야 합니다. 본인과 상관없는 일이라며 회피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중략) 시간을 끌면 끌수록, 진실을 덮으려 하면 할수록,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물론 박근혜 정부가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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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을 국빈 방문중인 박근혜대통령이 5일 오전 런던 호스 가드 앞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을 마친후 황금마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 청와대

이 성명을 보고 받은 박근혜 대통령의 심기는 어땠을까요? 제가 박 대통령이었다면 심기가 꽤나 불편했을 것 같네요. 두 번째 퍼즐은 11월 1일 국정감사가 끝난 직후 맞춰집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실종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의원이 검찰로부터 출석 통보를 받았죠. 결국 문 의원은 6일 검찰에 출석해 10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습니다. 같은 날 박대통령은 영국 런던에서 황금마차를 타고 영국 여왕과 만찬을 즐겼죠.

세 번째 퍼즐은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입니다. 검찰은 대화록 사전 유출 혐의로 민주당으로부터 고발당한 김 의원에게 서면조사를 위한 우편진술서를 보냈죠. 검찰은 소환조사한 문 의원과의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김 의원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거짓말하기까지 했습니다. 김 의원도 논란의 불똥을 막기 위해 8일 "문재인 의원도 우편진술서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김 의원의 거짓말은 곧 들통 났죠. 이날 문재인 의원 쪽 관계자는 "유선이든 우편이든 검찰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받은 바 없다"면서 "검찰은 변호인을 통해 서면조사는 불가능하니 소환하겠다는 얘기만 전해왔다"고 밝혔습니다. 

퍼즐을 맞춰봤는데, 그림이 보이나요? 검찰이 박 대통령의 심기 때문에 문 의원을 소환했다는 독자의 말이 맞은 걸까요? 글 첫머리에 홍익표 의원과 나눈 대화는 사실 조금 더 이어졌습니다. 이제 그의 말로 <오마이댓댓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문재인 의원이 검찰 포토라인 앞에서 서서 망신당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던 것 아니겠나."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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