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배산성(鐵背山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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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순시에서 동쪽으로 32km 떨어진 무순현 장당향(章黨鄕) 고려영자촌(高麗營子村)의 해발 283.1m 철배산에 자리잡고 있다. 과거 철배산의 북쪽 아래로는 혼하(渾河)가 서남으로 흘렀으며, 소자하(蘇子河)가 동남쪽에서 흘러와 혼하와 합류하였다. 산성은 두 강의 합류지점 동쪽에 세워졌던 것이다. 그러나 대화방(大伙房)댐의 건설로 차오른 물 때문에, 현재는 원수림(元帥林)[장줘린/장작림(張作霖)무덤]에서 배를 타야 접근할 수 있는 섬 위의 산성이다.
산성은 서쪽 끝자락에 펼쳐진 능선을 동서로 가늘고 길게 포위한 형태인데, 성벽 아래로는 절벽과 낭떠러지로 둘러싸여 있다. 총 둘레 4,612.5m의 성벽이 서위성(西衛城)·내성(內城)·동위성(東衛城)으로 구분된 복곽식(複郭式)산성이다. 현재 남아있는 성벽은 명말(明末) 여진족 철진부(哲陣部)가 쌓은 계번채(界藩寨)를 누루하치(努爾哈赤)가 대대적으로 개축한 것으로 이 성의 다른 명칭인 계번성(界藩城)도 여기에서 유래하고 있다. 현재로선 고구려 때의 모습을 확인하기 곤란하지만, 동위성의 동벽아래층에서 쐐기형 돌로 쌓은 고구려 때의 성벽이 발견되어, 이 산성을 처음 쌓은 이들이 고구려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누루하치의 행궁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지가 내성의 구역 안에서 나왔으며, 서위성은 내성의 서문으로 나가 하나의 봉우리를 에워싼 둘레 325m의 작은 산성이다. 서위성은 토축의 성벽으로, 철배산의 가장 서쪽 끝자락에 있는데, 남으로는 소자하를 내려다 볼 수 있고, 서쪽으로는 혼하가 보인다. 동위성은 내성의 동단에 접하고 북벽과 동벽은 산비탈에 돌을 쌓았지만, 남벽에서는 토석혼축의 성벽을 볼 수 있다. 이 구역 안에서도 건물터가 하나 나왔다.
현재의 지형에선 짐작하기 어렵지만, 이 성은 고구려의 서북 중진(重鎭) 신성(新城)과의 관계 속에서 주목된다. 고구려가 이곳의 혼하를 통해 요동으로 진출하였던 것처럼, 침공해온 세력도 이곳을 거쳐 옛 부여(夫餘)지역으로 나갈 수 있었으며, 동남쪽으로는 소자하를 끼고 고구려의 중심지로 들어올 수 있었다. 신성과의 연계와 전략적 중요성으로 보아 혹자는 철배산성을 전연군(前燕軍)의 침공으로 유명한 남북로(南北路)의 남소성(南蘇城)으로 비정하고, 그 축조시기 역시 신성이 만들어진 서기 3세기 말에서 4세기 초로 시기로 추정하고 있다.
원수림에서 바라본 철배산
철배산성의 동위성 구간
철배산성 위치도
내성에서 본 서위성
후대의 축조 성벽
철배산성의 북쪽 성벽에서 보이는 혼하
고려영자촌
현재의 표지판
누루하치의 건주여진이 성장한 역사적 현장으로 소개되고 있는 모습(고려영자촌의 담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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