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naeil.com/News/politics/ViewNews.asp?sid=E&tid=1&nnum=638937

비즈니스 프랜드리로 출발한 MB정권 임기말 기업에 큰짐 떠넘기다
2011-12-09 오후 2:54:36 게재

종편 광고압박에 대기업도 '허덕' … 중견·식품유통업체 "기업 못해먹겠다"

'종편'으로 상징되는 이명박 대통령의 방송정책이 기업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친기업(비즈니스 프랜드리)하겠다며 출발했던 MB정부가 오히려 임기 말에 기업에 큰 짐을 떠넘긴 셈이다. 불투명한 글로벌경제상황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처지의 기업 입장에선 더욱 부담스럽다. 

종편사의 광고영업행태도 불만스럽다. 방송광고의 유일한 잣대였던 시청률과는 무관하게 광고를 강요하고 있는 것. 

대기업 한 홍보 임원은 "종편사들이 자체 광고유치 계획을 세워놓고 막무가내식으로 집행을 종용하고 있다"면서 "섣불리 대응하다간 조중동·매경을 통해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라고 하소연했다.

◆방송광고 시장질서 교란 우려 = 그동안 방송광고는 시청률을 기준으로 수요자가 판단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신생 종편 4개사와 보도채널 등 5개 방송사가 제각각 광고영업에 나서면서 기업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체 한 임원은 "종편사들이 0.5%대 시청률 프로그램에 공중파의 70% 가격으로 광고를 강요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시청률 대신 주류 언론매체란 '파워'와 수요자가 아닌 공급자 중심으로 방송광고의 시장질서가 교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기업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상대적으로 자금 여유도 있고, 대형 광고주여서 종편사에 할 말은 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반면 규모가 작은 중견기업이나 식품유통업체는 죽을 맛이다. 광고효과가 없는 프로그램에 추가광고를 실을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종편사에 맞설 수도 없다. 종편 뒤에는 여론영향력이 큰 메이저언론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체 한 관계자는 "수년전 '쓰레기만두' 파동에서 보듯이 식품업체는 사실과 무관하게 언론보도 한 번으로 회사의 운명이 오락가락 할 수 있다"면서 "종편사들도 이를 잘 알기 때문에 식품유통업체에 더 강한 압력을 넣고 있다"고 토로했다.

◆"종편 광고했다 젊은세대에 밉보일라" = 기업들의 또 다른 고민은 젊은 세대들이 종편사를 곱게 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광고효과도 없지만, 자칫 기업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한 금융기관 홍보 관계자는 "종편사들이 개국 초 과당경쟁을 하면서 뉴스가 선정적으로 흐르고 있고, 정치적으로도 편중된 기사가 많은 게 사실"이라며 "결국 젊은이들에게 외면당하고 있고 미래지향성도 없는 매체에 광고를 계속 해야 하느냐는 것이 고민"이라고 말했다.

종편의 광고부담은 기업들의 정부 방송정책에 대한 비판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기업 한 홍보 임원은 "정권창출과정에서 보수언론에 빚을 진 정부가 종편이란 괴물을 만들었고, 이 괴물이 대통령 임기 말에 기업들의 목을 죄고 있다"면서 "이 대통령 스스로 '비즈니스 프랜드리'라고 하는데, 도대체 기업 현실을 제대로 알고나 하는 소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홍식 기자 hss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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