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警 ‘술김에 단독소행’에 野‧네티즌 “개도 웃는다”
“어이상실, ‘탁 치니 억 죽어’될 판”…이재오도 “의혹 풀어야”
문용필 기자 | newsface21@gmail.com 
11.12.09 17:42 | 최종 수정시간 11.12.09 17:44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사퇴까지 이어질 만큼 큰 파장을 몰고왔던 ‘10.26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사건’과 관련, 경찰이 9일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 비서 공 모씨의 단독 범행이라는 결론을 내리자 야당은 물론 네티즌들까지 ‘꼬리자르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경찰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현안브리핑을 통해 “사건의 배후를 밝혀내라는 국민적 요구를 무시하고 피의자에 대한 혐의마저 발 빠른 ‘꼬리 자르기’로 덮어버린 것”이라고 경찰을 질타했다. 

이 대변인은 “청와대 행정관이 선거 전날 공씨 등과 술자리에 동석하는 등 사이버 테러가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전현직 비서, 청와대 직원까지 관련됐다는 시중의 소문에 대해 경찰은 설득력 있는 수사결과를 전혀 내놓지 못한 채 ‘시간이 부족해 송치 이후에도 계속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만 밝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대변인은 “경찰의 치욕스러운 수사 결과에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있으며, 석연치 않은 의혹들은 꼬리의 꼬리를 물고 증폭돼 가고 있다”며 “국민들은 경찰이 지난 일주일 동안 공씨의 ‘허위진술’을 ‘자백’으로 둔갑시키고 관련자들의 말을 맞춰주는 꼼수를 부려 도대체 누구를 보호하려 했는지 의아해 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변인은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 사건의 ‘몸통’이기에 서둘러 꼬리를 잘라내려 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의심만 증폭시킨 수사결과를 내놓은 데 대해 앞으로 경찰은 혹독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며 “앞으로 검찰 수사를 지켜볼 것이지만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수사결과가 발표될 경우에는 특검을 통해 끝까지 사건의 진상을 밝혀낼 것”이라고 밝혔다. 

우위영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핵심 증언자들에 대한 조사도 누락되어 있으며 예상했던 것과 한치도 다르지 않게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 수사 결과가 나오고 말았다”며 “혹시나 하고 경찰의 성실한 수사를 기대했던 국민 전체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 대변인은 “이미 드러난 정황들을 비춰 봐도, 이 사건을 비서관 1인의 단독범행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우리 국민들은 또 다시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점 분명히 하겠다.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단독범행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의혹이 공공연히 제기되고 있는 마당에 눈가리고 아웅할건가”라고 일갈했다. 

또한 우 대변인은 “경찰과 검찰에 수사를 맡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선관위 공격이라는 초대형 반민주 범죄행위를 국정조사와 특검 등 비상한 수단을 동원해 전면 재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특검실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여권 잠룡 중 한명인 이재오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10.26 디도스 사건은 특검 또는 국정조사를 해서 국민의 의혹을 풀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공 씨 단독범행이라면서 왜 한나라당은 저렇게 난리냐?”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이번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트위터 상에는 “경찰 맞나?”, “술김에 디도스라...이걸 믿어야 되나”, “어째 예상에서 한치도 어긋남이 없는 것이냐”, “쪽팔리게 수사권 달라고 하지 마세요”, “소가 웃는다”, “이렇게 발표해도 되는 건가요?”, “디도스 공격이 이렇게 쉬운거니 북한이 농협도 해킹하고 그런건가?”, “눈도 안가리고 아웅하냐?”, “이걸 믿으라는 거냐? 믿어 달라는 거냐?” 등의 비판글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디도스가 우발적으로 하고싶다고 우발적으로 할 수 있는게 아닌데...언제나 개콘 찍어주는 정부가 있어서 햄볶아요”라고 꼬집었다. “옛말에 이르기를 ‘네 친구 보좌관의 의원을 탐하지 말라’, 잘못하면 천재적 디도스 공격을 통해 경찰에 끌려가 수사받는 ‘척’ 연기를 해야할 수도 있다”는 글을 남긴 네티즌도 있었다. 

“디도스 공격이라는게 목적성을 가지고 준비를 해서 하는건데 우발적? 와 진짜 어처구니없다”, “순진한건지 믿고 싶은것만 믿는건지 "나 안했어" 그럼 안한걸로 결론, "내가 했어" 그럼 내가 한 걸로 결론” 등의 의견도 눈에 띄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경찰을 향해 “선관위 디도스 공격은 공씨의 우발적 단독범행이라면서요”라며 “그런데 저 한나라당은 왜 저리 난리들인거죠? 대표가 훅가고, 탈당이야기에 재창당에. 어느 국민이 믿겠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일개 운전개시가 나라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을 주도할 수도 있었구나. 경찰은 수사를 잘했구나. 그랬구나”라는 비아냥도 있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이날 수사발표를 통해 “최구식 의원의 비서인 공 모씨는 지난 10월 25일 밤 국회의장 의전비서 A씨 등 5명과 함께 강남구 역삼동 소재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중 고향후배인 강 모씨에게 전화로 선관위 및 박원순 후보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을 지시했다”고 사실상 공 씨의 단독범행으로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공 씨는 범행사실을 계속 부인하다가 증거자료와 정황을 토대로 한 끈질긴 추궁에 범행 사실을 자백하면서 사건 당일 술이 취한 상태에서 나경원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선관위 홈페이지가 디도스로 접속이 불가능하면 투표율이 낮아져 나경원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는 자백 진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구속기간 내에 압수수색영장(계좌조회 등). 통신사실자료 허가서(통화내역 조회 등) 발부 및 수사 절차로 인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없어 범행동기 배후 등을 규명하는데 현실적 한계가 있었다”며 “송치 이후에도 관련자 수사, 계좌분석 등을 통해 공 씨의 범행동기와 배후에 대해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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