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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서울한복판 '나치 MB' 그림 장본인, 입열다
기사등록 일시 [2011-12-09 18:11:27] 최종수정 일시 [2011-12-09 19:26:53]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서울 종로일대 버스정류소 안내판에 나붙은 이명박 대통령 풍자그림과 관련, 작가(43)가 입을 열었다. '이하'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화가다.
이씨는 이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을 8일 새벽 1시부터 3시까지 인사동 입구와 종로2가, 종각, 광화문, 청계광장의 버스정류소와 벽에 붙였다. 컴퓨터로 작업해 프린트한 것들이다. "A3크기 스티커로 50여장을 붙였다"고 전했다.
그림 속 대통령은 나치 문양 모자를 쓰고, 삽이 그려진 넥타이 차림이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씨는 "경찰 수사 자체가 웃기는 일"이라면서 "예술가로서의 작업활동 중 하나이며 UN인권헌장 19조에 나와 있는 표현의 자유를 정당하게 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작업을 하는 작가로서 현시대의 대한민국을 도저히 볼 수 없어서 거리에서 예술 활동을 한 것이다. 정치인들 때문에 극심한 사회적 상처를 받는 불특정 다수 대중에게 유쾌한 카타르시스를 주고, 대중의 정치적 피로감을 위로하고 풀기 위해 예술가로서 퍼포먼스를 한 것일 뿐이다."
이씨는 미국 영주권자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2007년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했지만 내 조국이 망가지는 것을 보고 불쾌했다. 현 대통령은 20년 후까지 나라를 망친 못된 대통령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사회성이 강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장, 푸틴 러시아 총리,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김정일 북 국방위원장,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 등 8명의 모습을 그린 '귀여운 독재자' 시리즈로 지난 5월 미국의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한국에서도 지난달 '대안공간 도어'에 전시됐다.
"동양놈이 자기네 나라 대통령(오바마)을 풍자해서 걸었는데도 미국인들은 환호하고 즐긴다. 솔직히 히트했다. 그런데 한국은 예술가들이 눈치를 보며 작품활동을 해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의 모습을 풍자한 것은 이 시리즈의 하나일 뿐"이라며 "예술가는 누구보다 사회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해야한다. 외국에는 그런 작가들이 많다"고 비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을 풍자한 이유는 "나라가 망가지고 있는 것을 더는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미국에서 살기 때문에 FTA가 얼마나 끔찍한지 알고 있다. FTA는 서민들에게 지옥이 될 것"이라며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해야 사회적인 통합이 되는데 지금은 거꾸로 가고 있다. 서로 갈등하고 작은 것으로 싸우면서 우리를 갈라놓고 있는 모습들이 나를 분개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다음 주에 이명박 대통령을 풍자한 작품 1m짜리 50여장을 붙일 생각이었다. 경찰이 이렇게 빨리 수사할 줄 몰랐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작업은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작년 G20 정상회의 홍보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린 대학 시간강사 박모씨는 지난 10월 대법원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sw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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