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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언론, ‘민주당 분열’에 공 들였지만…
[비평] 민주당 전당대회, 논란 속 통합 가결… 한나라 ‘최악의 선거구도’ 현실이 되나
류정민 기자 | dongack@mediatoday.co.kr  입력 : 2011-12-12  11:01:59   노출 : 2011.12.12  11:18:15
보수언론의 민주당 통합저지 여론몰이는 결국 실패했다. 민주당이 12월 11일 전당대회를 열고 야권통합을 결정하기 전까지 보수신문은 ‘민주당 분열’을 자극하는 기사를 이어갔다. 민주당 내부에서 야권 통합 흐름에 제동을 거는 인사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담았다.

보수언론의 종합편성채널도 마찬가지다. 보수언론들은 종이신문과 방송을 통해 민주당 분열을 자극하는 데 공을 들였다. 민주당 통합저지파의 ‘스피커’ 역할을 자처했지만, 대세를 되돌리는 데 실패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11일 전당대회에서 “야권통합은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시민통합당, 한국노총 등과 통합을 결정한 것은 2012년 4월 11일 제19대 총선에서 한나라당과 1대 1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을 높이는 선택이다.

 
동아일보 12월 12일자 1면.

통합될 민주당은 이제 ‘통합진보당’과의 선거연대를 통해 한나라당과 맞설 단일후보를 선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나라당이 가장 우려했던 ‘최악의 구도’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한나라당 입장에서 총선까지 남은 4개월 동안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야권 분열’이라는 반사이익이라도 얻어야 할 상황이었다. 지금 민심의 흐름대로라면 수도권에서는 참패를 면하기 어렵기에 총선에서 야권이 둘이나 셋으로 갈라져 출마하면서 서로 싸우는 구도를 은근히 기대한 것이다.

보수언론들은 이 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민주당 분열을 자극하는 보도를 이어간 것도 이 때문이다. 민주당의 12월 11일 전당대회는 우여곡절 끝에 끝이 났다. 폭력과 몸싸움 등 진통을 이어갔고, 의결 정족수 문제로 긴급 당무위원회를 여는 등 마지막까지 혼돈의 시간을 보냈다.

민주당 입장에서 범야권 통합에 참여하는 것은 기득권을 내놓는 의미도 있다. 구성원들 일부가 반발하는 것도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다. 입으로는 통합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통합에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는 얘기다.

민주당 일부 당원들이 폭력사태를 연출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고 언론이 이러한 모습에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야권 대통합의 불씨를 살리는 전당대회의 본질보다는 폭력사태를 집중 부각시켰고, 통합이 되지도 않았는데 김을 빼는 보도태도를 이어가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12월 11일자 1면에 <야 “통합안 가결” “무효” 한밤 난투극…법정으로>라는 기사를 실었고, 3면에는 <야 통합정당, 법적 불씨 안고 억지로 출발>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조선일보 12월 12일자 사설.

조선일보는 이날 <민주당 전당대회, 대통합한다더니 두 동강 내나>라는 사설에서 “이명박 정부에 실망한 야권 성향 유권자들은 어떻게든 정권교체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라면서도 그 나물에 그 밥이 다시 하나가 되겠다는 민주당 중심의 통합 신당에 대해서는 '아니올시다'라며 고개를 내젓고 있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정치적 분석과 희망사항을 뒤섞은 사설을 내놓았다. “그 나물에 그 밥이 다시 하나가 되겠다는 민주당 중심의 통합 신당은”이라는 주장은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조선일보의 희망사항 아닌가. 손학규 한명숙 문재인 이해찬 박원순 김두관 등이 하나로 뭉치는 정당을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평가할 것인지 여부는 결국 국민들의 몫이다.

동아일보는 12월 12일자 1면에 <폭력 얼룩진 민주-친노 통합결의>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동아일보는 민주당과 친노의 통합결의로 규정했다. 동아일보는 이날 <민주당 '야권통합 전대' 오히려 갈등 키웠다>라는 사설에서 “사실상 한 몸이나 다름없는 친노무현 세력 집결체인 시민통합당과의 통합이 국민에게 어떤 비전과 희망을 줄지도 미지수다. 과거의 열린우리당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지난날의 실정에 대한 진지한 반성 없이 선거를 목전에 두고 다시 집권을 위해 몸집 부풀리기를 하는 통합 쇼로는 국민의 공감을 사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문재인 박원순 김두관 등이 손을 잡는 모습을 ‘통합 쇼’로 볼 것인지,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이들의 뜻을 실천하는 행동으로 볼 것인지도 결국 국민들의 몫이다. 민주당의 통합 흐름을 전하는 일부 언론 보도에는 속내가 읽힌다. 그렇게 야권이 통합할 경우 한나라당에 더욱 불리한 선거구도가 될 것이라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이어왔던 권언유착의 공생관계가 깨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담겨 있다는 얘기다.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은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끝도 없이 추락하는 한나라당 정권이 유일하게 기대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분열뿐이다. 민주개혁진영의 분열을 틈탄 정권 날치기다. 결코 민주당이 그 빌미를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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