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55363

자원3사, 10년 부채이자 12조↑ 30억 로또 1등, 4천번 당첨금액
[단독-글로벌 호갱 MB 자원외교②] 광물·가스·석유공사 '고금리 채권·펀드'로 손실
14.11.24 09:39 l 최종 업데이트 14.11.24 09:39 l 이주연(ld84)

이명박 정부가 '자원외교'라는 명목으로 해외자원개발에 쏟아 부은 돈은 총 41조 원. 이 중 5조 원만이 회수됐다. '깨진 독에 물 붓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향후 5년 동안 31조 원 가량의 투자비를 추가로 납입해야 한다. <오마이뉴스>는 이명박 정부가 임기 5년 동안 벌인 자원외교 사업의 실체를 재조명하고, 과도한 채무 및 이자, 무대포식 사업 추진, 비자금 의혹 등 그 민낯을 샅샅이 파헤친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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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측근들과 만찬모임 가진 이명박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이 MB정부에서 장·차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지낸 인사들의 모임인 '선진한반도포럼' 소속 인사들과 2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만찬 모임을 마친 후 회담장을 나서고 있다. ⓒ 남소연

12조 4600억 원. 로또 1등(624회 당첨금 30억 원)에 4000번쯤 당첨돼야 쥘 수 있는 돈이다.

이 천문학적인 돈은 MB 자원외교를 책임진 광물자원·가스·석유공사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지불해야 할 총 '이자' 비용이다. 갚아야 할 원금이 아닌 순수 이자만 이 정도다. 자원 3사는 2015년 한 해에만 1조 5879억 원, 2016년에는 1조 6099억 원, 2017년에는 1조 6064억 원을 각각 '이자'로 지불해야 한다.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친환경 무상급식에 소요되는 한해 예산 1조 5000억 원을 고스란히 감당할 수 있는 돈이다.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밥을 먹일 수 있는 돈을 해외 자본 배불리기에 쓰고 있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막대한 이자가 발생한 핵심적 이유 중 하나가 자원 3사의 '고금리 채권·펀드 발행' 때문이라는 데 있다. 30년 동안 6.4%의 이자(580억 원)를 따박따박 지급해야 하는 채권에 2018년까지 8.5%의 이자(110억 원)를 내야 하는 펀드까지 존재한다. <오마이뉴스>는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3사 공사로부터 받은 부채현황 자료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홍 의원은 "자원 3사의 부실이 심각해지니 자금 조달도 어려워지고, 조달하더라도 높은 금리의 나쁜 조건에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무리하게 해외자원개발에 뛰어들어 빚을 지고 이로 인해 높은 금리로 돈을 조달해 부채가 더욱 늘어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 것이다.

530억 매 해 이자로 지급하는 가스공사 "6.4% 이자, 굉장히 낮은 수준"

홍영표 의원실이 자원 3사의 부채와 이에 따른 이자 비용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이자를 지불하고 있는 곳은 가스공사였다. 2015년 기준, 금융 부채는 30조 5529억 원에 달하고 이 가운데 이자비용만 1조 485억 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이처럼 큰 부채와 이자를 내고 있는 것은 가스공사가 '고금리'로 채권을 발행한 것도 한 이유다. 

'고금리'의 대표적인 예가 2012년 1월 가스공사가 발행한 30년 만기 채권이다. 가스공사는 6.396%의 고금리를 2042년까지 지급하는 30년 장기 회사채권 8300억 원 가량(7억 5000만 달러)을 발행했다. 이에 따라 30년 동안 고정적으로 지급해야 할 이자만 매해 530억 원이다. 

가스공사는 미 국채 금리 2.946%에 3.45%의 금리를 '얹어주는' 방식으로 고정금리를 정했다. 30년 장기 채권 발행을 담당한 가스공사 측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6.4%가 지금 보면 고금리이지만 당시 판단에서는 굉장히 낮은 수준이었다, 미 국제 금리가 최저 상태였고 과거 40년을 통틀어 봤을 때 (미국채가)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스공사 내부적으로는 해외 사업에 연간 20억 달러가 소요되는 등 중장기적 계획이 잡혀 있어 외채 발행을 많이 해야 했다, 해외자원개발을 적극적으로 펼치던 상황에서 해외 자원 개발이라는 게 20~30년을 내다봐야 하니 30년 장기 채권을 발행한 것"이라며 "기재부와도 협의를 마친 후 채권을 발행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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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연합 "최경환, '해외자원개발게이트' 증인 출석해야"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 등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2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자원개발 실패를 파악하기 위해 당시 지식경제부장관으로 재직했던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남소연

이 같은 논리 속에 고금리의 채권이 발행됐다. 2010년 이후 4% 금리를 넘어서는 채권은 모두 5건 발행됐다(공공기관 채권의 기준이 되는 한전 채권을 보면, 2012년 당시 3년짜리 채권이 3.8%에 발행된 바 있다). 같은 시기에 발행된 채권 총액은 76.30억 달러(8조 5000억 원 가량)에 달한다. 이명박 정부 들어 무리하게 해외자원개발을 펼친 가스공사는 고금리를 감당하고서라도 30년 장기 채권 등을 발행해 자본금을 마련해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3000억~4000억 원 가량의 순이익을 내던 '우량회사' 가스공사는 현재 자원 3사 중 부채를 가장 많이 진 회사로 전락하고 말았다. MB정부 5년 동안 가스공사 투자 총액은 14.3배 늘었고 투자회수율은 1/4로 떨어졌으며 부채는 370% 가량 급상승했다.

광물자원공사의 실정도 다르지 않다. 광물공사는 2012년 1억 2000만 달러(1300억 원 가량, 2018년 만기) 치 니켈 펀드를 발행해 8.5%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이자만 110억 원에 달한다. 석유 공사도 2009년 4.25% 금리로 2억 5000만 달러를 은행으로부터 빌렸다. 2014년에는 4% 금리로 1억 달러(1100억 원, 2024년 만기) 채권을, 4.25% 금리로 1억 3000만 호주달러(1245억 원 가량. 2019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곳간 빈 자원 3사에 '정부출연금'으로 땜빵... 5년간 3조 7000억 원 

이처럼 잔뜩 빚을 진 자원 3사에 정부는 '정부출연금(국가가 재정상 원조를 할 목적으로 법령에 근거하여 민간에게 반대급부 없이 금전적으로 행하여지는 출연)'으로 빈 곳간을 채워주고 있다. 2009년부터 최근 5년간(에너지 특별회계, 2015년 예산안 포함) 정부가 자원 3사에 출연한 금액은 3조 7000억 원에 달한다. 

부채가 거듭되는 만큼 국제 신용등급도 함께 하락했다. 2010년 무디스가 평가한 3사 자원 공기업 독자신용등급은 Baa1~A1으로 종합신용등급(유사 시 정부의 재정지원 능력과 의지 등이 반영. 2010년 기준 A1)과 유사했다. 하지만 2012년 12월 기준 공사 3사의 독자신용등급은 종합신용단계보다 5단계(가스공사)~8단계(광물자원공사)가 낮게 책정됐다. 

홍 의원은 "자원 3사는 해외자원개발 과정에서 부채 증가로 인한 신용등급 하락과 긴급한 조달 필요로 인해 과도한 금리를 지급해 채무가 증가했다"라고 지적했다. 부채가 증가하자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고 이로 인해 금융조달비용이 증가해 재무건전성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6.4% 수익을 보는 해외사업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30년 장기채 발행은 무책임한 공기업 운영의 대표적 사례"라며 "안정적 수익이 아닌 안정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해외자원사업 재무 상황에 대한 면밀한 규명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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