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플러스] 한국선급, '짜맞추기' 회장 선거 의혹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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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한국선급, '짜맞추기' 회장 선거 의혹

JTBC | 이승필 | 입력 2014.12.02 22:08

[앵커]

세월호 참사 때 부실한 안전 검사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한국선급이 특정대학 출신 인사를 회장에 앉히려고 선출 절차를 짜맞추기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한국선급은 해운업계와 해양수산부 관료 등과 결탁한 이른바 '해피아' 논란으로 비판을 받은 곳이기도 하죠. 세월호 부실 검사와 해피아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임 회장이 물러난 지 8개월 만에 해피아 장악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고질병일까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이승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형 선박의 안전 검사를 맡고 있는 한국선급. 세월호의 무리한 증축을 눈감아준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따가운 질타를 받았습니다.

당시 전현직 임직원 12명이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 가운데 7명은 해운 업계와 해양수산부 관료 간 유착 의혹의 핵심으로 꼽힌 한국해양대 출신입니다.

이 때문에 비리와 학연으로 얼룩진 해양대 마피아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안효대 의원/새누리당(10월 15일 국정감사) : 특정 대학 출신이 조직을 좌지우지하는 일이 없도록 감시체계와 인사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합니다.]

[이주영 장관/해양수산부(10월 15일 국정감사) : 지금 지적하신 부분에 대체로 다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 잠잠하듯 하던 해양대 마피아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최근 차기 회장 선거 절차가 시작되면서부터입니다.

한국선급은 지난달 18일 추천위원회에서 최종 후보 2명을 정했습니다.

그런데 1명은 이미 사실상 해임 통보를 받은 인물입니다.

무리하게 자회사 설립을 추진했다가 정부 감사에서 적발됐기 때문입니다.

[장황호 당시 감사관/해양수산부 : 사전 (통보)절차를 10월에 분명히 보냈기 때문에 (현 본부장직) 해임이 될 수도 있겠구나 정도의 인지는 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남은 후보 1명은 바로 해양대 출신 박모 후보. 짜맞추기식 선출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입니다.

[한국선급 관계자 A (음성변조) : 이미 해임 통보를 받은 후보를 최종 후보로 하고 그리고 OOO후보가 해양대 출신이라 사실상 OOO후보가 결정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거죠. 사실 짜고 치는 고스톱인 거죠.]

후보 추천 과정도 논란입니다.

당초 지원자는 모두 19명. 1차 서류 심사로 5명을 추렸습니다.

이후 2차 면접심사로 최종 후보 2명을 뽑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절차가 단 하루 만에 끝났습니다.

[회장선거 지원자 (음성변조) : (면접) 끝나고 나서 한 시간도 안 돼 (당락 통보) 연락이 온 것 같은데… 며칠 뒤에 연락이 오나 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연락이 왔어요.]

박 후보 아들의 2년 전 한국선급 입사를 놓고도 특혜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한국선급은 특채 사실을 인정했다가 나중에 수시 채용이었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진중광 홍보팀장/한국선급 : (OOO씨는 공채였나요, 특채였나요?) 그분은 특채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선급 관계자 A (음성변조) : 당연히 인사 청탁에 의한 채용이라는 건 직원들이 알고 있었죠. 그런 사람이 우리 한국선급을 경영한다는 것 자체가 도덕적으로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사결과 공개를 요구했지만, 한국선급은 개인 정보란 이유를 들어 거부했습니다.

박 후보는 추천위원회 심사가 공평하게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며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아들의 입사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우수한 성적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인사청탁을 할 이유가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한국선급은 모레 임시총회를 열어 차기 회장을 선출할 예정입니다.

총회 회원 70여 명 가운데 40%에 가까운 30명이 해양대 출신입니다.

결국 투표는 요식절차에 그칠 것이라는 게 한국선급 안팎의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