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쪽지'로 시급한 사업 '새치기'..대구시의 꼼수예산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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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쪽지'로 시급한 사업 '새치기'..대구시의 꼼수예산

JTBC | 김태영 | 입력 2014.12.02 21:55

[앵커]

쪽지를 통해 예산을 미리 당겨서 배정받는 경우, 이건 뭐 카드 현금서비스도 아니고… 이게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이냐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그건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네, 대구시의 하천 정비사업 사례를 취재해봤습니다.

정해진 사업비 규모가 있지만, 한꺼번에 모든 예산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한해 정부가 측정하는 예산의 규모가 정해져 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막판에 쪽지를 밀어 넣어 예산을 미리 당겨온 곳이 있었습니다.

시급한 곳에 들어가야 할 예산이 정작 엉뚱한 곳에 쓰인 셈입니다.

이어서 신혜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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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동구에 있는 불로천입니다.

국토부가 추진하는 지방 하천 정비사업 대상입니다.

총 사업비 201억 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공사입니다.

동구는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입니다.

유 의원은 2012년 의정보고서에서 불로천을 포함한 하천 3곳에 대해 50억여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고 홍보했습니다.

사업비 201억 원 중 50억 원을 먼저 받아냈다는 겁니다.

그런데 앞서 열린 2013년도 국회 예산결산위 소위 자료에선 이 50억 원의 존재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예결위 최종 심사보고서에서야 갑자기 50억 원이 등장합니다.

쪽지 예산으로 막판에 들어간 겁니다.

대구시는 수성구에서 환경부와 범어천 복원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2012년 예결위 심사를 거치며 33억 원의 쪽지 예산을 받았습니다.

수성구가 지역구인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도 홍보를 많이 했습니다.

지자체는 쪽지 예산 관행을 인정합니다.

배정되는 예산이 당초 요구한 것보다 적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수성구청 관계자 : (부처에서 예산을 조정하다 보면) 우리 요구보다는 깎아서 국회로 넘기는데 지역구 의원들은 우리 지역 사정을 잘 아니까, 복구시켜 주는 수준이죠.]

그러면서도 총 사업비 안에서 미리 끌어다 쓴 것이기에 문제가 없다는 논리를 폅니다.

[대구시청 관계자 : 총액은 초과를 못 한다는 기준으로 정해놓는 거죠.]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자체가 편법이라고 지적합니다.

[정창수 소장/나라살림센터 : 다른 곳에 쓰여질 예산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특혜입니다. 또 건설 예산 대부분은 설계 변경을 통해서 예산이 증액되거든요. 그러니까 총 사업비 자체도 늘어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쪽지를 통해 예산을 당겨오는 꼼수가 횡행하면서 나라 살림이 왜곡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