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61077

MB 자원외교 책임회피 최경환, 4년 전엔 '홍보맨·방어막' 자처
[글로벌 호갱 MB 자원외교⑤] MB 자원외교에 드리워진 '최경환의 그림자'
14.12.10 14:00 l 최종 업데이트 14.12.10 14:43 l 이주연(ld84)

이명박 정부가 '자원외교'라는 명목으로 해외자원개발에 쏟아 부은 돈은 총 41조 원. 이 중 5조 원만이 회수됐다. '깨진 독에 물 붓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향후 5년 동안 31조 원 가량의 투자비를 추가로 납입해야 한다. <오마이뉴스>는 이명박 정부가 임기 5년 동안 벌인 자원외교 사업의 실체를 재조명하고, 과도한 채무 및 이자, 무대포식 사업 추진, 비자금 의혹 등 그 민낯을 샅샅이 파헤친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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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경쟁력강화포럼에 참석한 최경환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1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친박계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에 참석, '우리 경제현황과 2015년도 예산쟁점' 주제로 강연에 앞서 물을 마시고 있다. ⓒ 유성호

"해외 자원 투자 결정은 공사에서 판단했다. 해외 자원 외교 총괄은 국무총리실에서 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MB 정부 시절 해외자원외교 실패의 책임이 본인에게 쏠리자 이렇게 말했다. '내 책임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2009년 9월부터 지식경제부(아래 지경부, 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재직하며 '4차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실행에 옮겼던 그다. 하지만 최 부총리의 답변은 한결 같았다. 

과연 그럴까. 

<오마이뉴스>는 2009년 9월부터 2011년 1월까지 최 부총리가 지경부 장관으로 재임하던 당시 국회 회의록 전문을 통해 '최경환 장관'의 발언록을 모아봤다. 여기서 드러난 최 전 장관은 MB 자원외교의 '홍보맨'이었고, 자원외교 비판 여론의 '방어막'이었다. 

4년 전 지경부 장관 당시 "지경부도 자원외교 적극적으로 많이 했다"

2010년 9월 6일 지식경제위원회 회의. 자원외교 담당 부서가 지식경제부인데 왜 총리실로 업무를 넘겼나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 전 장관은 발끈했다.

"지경부도 주어진 역할에 따라서 자원외교를 적극적으로 많이 했다. 이 정부 출범하면서 처음에 자원외교 쪽을 총리실에 집중하도록 (업무를) 부과 받고, 총리실에서 자원외교 관련되는 협의기구를 만들었고 정식 기능이 거기 가 있다. 지경부도 협의회 일원으로 역할분담에 따라 우리가 할 것은 했다."

'지경부도 나름의 역할을 다했다'라는 강변이다. 여기서 최 전 장관이 강조한 협의회는 에너지협력외교지원협의회(아래 협의회)를 뜻한다. 

노영민 새정치민주연합 해외자원개발 국부유출 진상조사위원장에 따르면,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협의회 회의가 2008년 3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18회 열렸으며, 회의에서 'VIP 자원외교 사전조사와 후속 조치, 신규 사업 발굴' 등 자원 외교 정책 전반을 기획했다. 더불어 MB 정부 VIP 자원외교 45건 가운데 26건의 준비 및 후속 조치 등이 이 협의회에서 추진됐다. MB 자원외교를 실질적으로 가동시킨 것이 에너지협의회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 협의회에 대해 최 전 장관 스스로 "지경부도 일원으로 역할 분담을 했다"라고 밝힌 것이다. 이는 "해외자원투자 결정은 공사에서 판단했다"라는 최 전 장관의 최근 발언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날 회의에서 최 전 장관은 자원외교를 주도한 '왕차관(박영준 지경부 제 2차관)'의 자원외교 성과에 대해 불편함 심기를 비치기도 했다. '박영준 차관이 아프리카 자원외교에 가서 성과가 있었냐'를 묻자 최 전 장관은 "아프리카 관련해서는 자원광물을 확보한 게 많다, 그건 박영준 차관이 다닌 국가만 있는 게 아니"라며 지경부의 성과를 재차 강조했다.

최 전 장관은 지경위 회의 곳곳에서 해외자원개발의 성과를 홍보하는 데 힘썼다. 2010년 10월 지경위 국감에서 그는 "해외자원개발은 그간 재정 지원 확대, 대형 프로젝트 확보 등 적극적인 노력을 전개해 자주개발률을 석유·가스는 9%, 전략 광물은 21.5%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두었다"라고 밝혔다.

정유회사 '날' 인수 비판에 방어막 자처... 180도 바뀐 입장

최 전 장관의 또 다른 역할은 국회에서 제기되는 각종 문제제기에 방어막을 치는 것이었다.

2009년 11월 지경위 회의에서 석유공사의 캐나다 하베스트 정유회사 날(NARL) 인수에 대해 '바가지 인수'라는 지적이 일었다. 최 전 장관은 "가격 문제에 대해서는 늘 이러저런 얘기가 나올 수 있는데, 석유 M&A 사례를 보면 (가격이) 적정하다고 본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문가들 견해"라고 반박했다. 또 '프리미엄을 얹어주고 인수한 것'을 두고도 "그 정도 경영권 프리미엄은 M&A에서 대체적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2개월만의 졸속 인수 비판에 대해서 "이 프로젝트는 금년(2009년) 3월부터 시작이 됐고 (상대가) 보안을 요구해서 물밑 협상을 오래 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2조원을 들여 날을 인수했던 석유공사는 최근 200억 원에 회사를 팔았다. 철수비용까지 생각하면 투자액을 거의 모두 날린 셈이다. 9일 산업자원부(과거 지식경제부)도 날 인수가 실패한 투자였음을 인정했다. 이날 이관섭 산업자원부 차관은 "날을 헐값에 매각한 것이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되는데, 그건 결과적으로 잘못된 판단이었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반면 날 인수 당시 지경부 수장이었던 최 전 장관은 최근 날 인수와 관련해 "개인이 책임질 일이 아니다, 절차에 따라 진행됐는지 안 됐는지를 논의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투자 결정은 석유공사가 이사회의 판단에 따라 하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4년 전인 2010년 최 전 장관은 "해외자원 투자가 내실있게 잘 집행이 돼서 국민들한테 도움이 되도록 잘 관리하겠다"(2010년 10월 국감)라며 해외자원 개발을 바르게 이끌 책임자가 본인임을 자인한 바 있다. 하지만 4년이 흐른 지금 그 입장은 180도 바뀌어 있다.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산 비리) 국정조사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명박 정부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이던 최경환 부총리의 국정조사 증인 출석과 해명은 필요하다"라며 그를 정조준하고 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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