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2부의 문을 엽니다.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이 며칠 전 새누리당 비박계 모임에서 노래를 한 자락 불렀다고 합니다.
원래 정 의원은 음반을 몇 장씩이나 낸 가수이기도 합니다. 그가 부른 노래,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였습니다.
"미증유의 부패 스캔들로 한국 보수의 봄날이 간다"
이것이 노래를 부른 의미였다고 하지요.
그렇다면 이분에게 4월은 어떤 달일까요?
[민병주 새누리당 의원/어제 국회 대정부 질문 : 4월이 무슨 달인지 알고 계시죠? 4월달.]
[이완구 국무총리/어제 국회 대정부 질문 : 4월이 잔인한 달 아닌가요? 저한테는 최소한 잔인한 달로 느껴집니다.]
어제(1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총리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곤욕을 치르고 있는 중이죠.
총리가 한 말은 한마디로 요약됩니다. "나는 한 푼도 안 받았다"
그래서 총리에게 4월은 '잔인한 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안 받았는데 받았다 하니 억울하고 그래서 4월은 잔인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은 여전히 그를 믿어주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총리는 성 전 회장과 '별다른 인연이 없다'고 강조했으나 앞서 전해드린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1년 반 동안 20여 차례나 만난 사이였습니다.
옆구리 쿡쿡 찌르며 농을 거는 모습이 자연스러워 보였던 건 아마도 그런 이유였나 봅니다.
또 지난 대선 당시 몸이 아파 선거에 관여 안 했다는 주장 역시 반나절 만에 번복해야 했습니다.
2012년 대선 당시 활동했던 사진과 동영상이 여러 곳에서 발견됐습니다.
충남 태안군의회 전 의장과의 인터뷰 내용도 전해드렸습니다.
총리는 '나는 협박하는 사람 아니다' 강조했지만 협박은 엄연히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입니다.
총리후보 시절 막내 기자들에게 김치찌개 사주며 '김영란법 안 막아주겠다'고 던진 농담 역시 듣는 이들에겐 농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처럼 말입니다.
오늘 또다시 3천만 원 상납설이 보도되었습니다.
이미 엎어진 말들의 잔해들이 흥건합니다.
적극 엄호해야 할 친정 새누리당마저 오늘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총리부터 수사하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비박계가 이젠 친박계와 갈라서는 것이라는 등등의 정치공학적인 차원을 넘어, 작금의 상황은 진정으로 나라 사정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돼버렸습니다.
총리와 전·현직 비서실장, 그리고 대선 당시 캠프 책임자들이 줄줄이 리스트에 오르내리게 된 미증유의 상황이니까요.
그래서 다시 한 번 되뇌게 되는 가장 잔인한 달 4월…
아… 이 와중에 하마터면 우리 국회에겐 가장 멋진 날이 될 뻔했던 4월 16일, 세월호 1주기는 어느덧 내일모레입니다.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