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팽목항 ‘도둑방문’…유가족, 이미 현장 떠나
뉴스K  |  kukmin2013@gmail.com  승인 2015.04.16  23:10:01 수정 2015.04.17  07:37:46


세월호 참사 추모 1주기, 박근혜 대통령은 예정대로 해외순방을 시작합니다.

출국 시간을 늦추고 추모 행사를 진행하긴 했습니다만, 한 마디로 ‘마이웨이’였을 뿐, 추모의 진정성에만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대통령을 기다렸던 유가족들은 서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추모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현장 연결하겠습니다. 김종훈 기자.

노지민 앵커 (이하 노) : 서울시청광장에서 세월호 1주기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고 하던데요.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김종훈 기자 (이하 김) : 네, 방금 전 7시부터 이곳 서울시청광장에서 시작한 추모제에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유가족 200여명이 모였습니다.

 
‘4.16 약속의 밤’이라 명명된 오늘 추모 행사엔 ‘꽃 한송이 들고 오세요’란 부제가 붙었는데요.

행사 종료 후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서울광장에서 광화문 분향소까지 도보행진 후 조문할 계획입니다.

오늘 모인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았지만 아무것도 확인된 것 없는 진상규명에 대한 항의를 하고 정부 시행령 폐기, 온전한 선체인양에 대한 확답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추모식엔 가수 안치환씨와 이승환씨 등이 출연해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공감하는 공연을 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경찰은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식에 경찰 병력 130개 중대, 약 1만여 명을 배치해 유가족‧시민들과의 충돌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노 : 오늘 진도 팽목항 소식도 알아보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팽목항을 방문했습니다.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고 하는데요. 어떤 말을 했습니까?

김 : 네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정오 무렵, 말 그대로 진도 팽목항을 깜짝 방문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필요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선체 인양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말했는데요.

명확하게 ‘인양을 한다’는 말은 없었지만 선체 인양에 대한 확답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가족들이 강력하게 요구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예정됐던 남미순방 출국을 연기해가면서까지 팽목항을 방문한 건데요.

최근 급속도로 악화된 국민 여론과 정부 시행령에 대한 유가족들의 강한 항의에 대한 정치적 제스처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노 : 한 가지 더 알아보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방문하는 동안 유가족들은 팽목항 현지에 없었다고 하던데요.

김 : 네 박근혜 대통령이 팽목항을 깜짝 방문한다는 소식은 오늘 아침 긴급하게 전파됐습니다.

소식을 들은 유가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은 크게 실망하고 분노했는데요.

대부분의 유가족들이 참석하는 안산합동분향소를 두고 왜 팽목항에 오는지, 무엇보다 지난 1년 간의 호소를 외면한 채 참사 1주기에 지극히 정치적인 제스처로 팽목항을 방문한 것에 대한 불만이었습니다.

 
실종자 고 허다윤 양의 어머니 박은미 씨의 발언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박은미 / 故 허다윤 양의 어머니]
“나는 다윤이 엄마로서, 대통령이 오면 대통령을 만나고 내 딸 찾아달라고 실종자 찾아달라고 사정이라도 할 거라고 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하면 지금껏 우리가 당했잖아요. 정부한테 당하고, 대통령도 한 약속 지키지 않았고. 지금 여기 오는 이유도…….”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이 팽목항을 찾은 시간동안 박은미씨는 다른 장소로 이동해 박 대통령과의 만남을 거부했습니다.

또 다른 실종자 가족들도 참사 1주기를 맞아 침몰해역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과 박 대통령과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대통령에게 안산 방문을 공식 요청했는데 유가족들도 없는 팽목항으로 갔다며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습니다.

 
[유경근 /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참사 1주기에는 대통령께서 가족들이 다 모여서 추모식을 하는 안산으로 오시는 게 맞다, 이것은 누가 보더라도 당연한 판단이다, 그 말씀을 공식적으로 전달해 드렸는데 팽목항으로 가셨지요.

그런데 팽목항에 우리 가족들이 없어요, 지금. 피해 가족들이 전혀 있지도 않은 곳에 굳이 가셔야 되는 이유가 뭔지 이해가 안가고, 좀 비상식적인 판단이었다, 생각을 하고요.”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팽목항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조문할 예정이었지만 유가족들은 분향소에 ‘인양 갖고 장난치며 가족들 두번 죽이는 정부는 각성하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대통령의 조문을 거부했습니다.

노 : 박근혜 대통령이 팽목을 방문하기 전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이 정부 주관 추모식에 참여했다고 하던데요. 유 장관은 어떤 말을 했습니까?

김 : 네 대통령이 방문하기 정부 주재 추모제가 열렸습니다.

정부 고위급 인사로 세월호 참사의 주무 장관인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이 참석했는데요.

 
유 장관은 유가족들 한 명 없는 팽목항 추모제에서 원론적인 말로 희생자의 넋을 위로했습니다.

그래서 국민TV가 직접 희생자 유가족들이 없는 현 상황에 대해 주무장관으로서 어떤 입장인지 확인해 봤습니다.


[뉴스K]
“유가족들 오늘 아침까지 팽목항에 있다가 침몰 해역으로 나가고 실종자 가족들은 전부 (만남)자리를 피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그 점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릴게요. 그 정도는 말해줄 수 있는 거잖아요. 유가족들이 떠났는데…… (스스로) 주무 장관이라고 말씀하셨잖아요.

[○○○ / 유기준 해수부 장관 수행비서]
“지금은 인터뷰 할 상황이 아닙니다. (왜 아닙니까? 유가족들이 떠났는데)”

[이동진 / 진도군수]
“진도 행사에요. 진도 행사…….”

 

 

 

질문을 받은 유기준 장관은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정부 주관 팽목항 추모제엔 실종자 가족들과 유가족 모두 참석을 거부했습니다.

정부 인사들만 노란 스카프를 맨 채 반쪽짜리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노 : 안산합동분향소 상황도 알아보죠. 두시에 예정됐던 추모제가 취소됐습니다. 어떻게 된 겁니까?

김 : 유가족들의 분노가 거셌기 때문입니다.

유가족들은 ‘정부 시행령 폐기’와 ’세월호 온전한 인양’, 철저한 진상규명이 우선이라며 정부 주요 인사들의 조문을 막았습니다.

 
이 자리에서 전명선 416 가족대책위 위원장은 “국무총리가 왔지만 시행령과 인양에 대한 답변이 없을 경우 추모식을 열지 않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정부 합동추모제를 보이콧 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강경 입장을 취한 겁니다.

그러나 유가족들의 바람은 이번에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완구 총리는 “총리로서 개인적인 생각이 있지만 이런 생각을 국민들 앞에서 말할 수 없다”고 밝히며 유가족들의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이 때문에 오후 2시에 예정돼 있던 정부 주관 합동분향식은 유가족들의 반대로 취소됐습니다.

한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오후에 추모식에 참석했으나 차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돌아갔습니다.

수십분간 차 속에 갇힌 채 유가족들의 거센 항의 소리를 들었는데요. 관련 영상 직접 확인하시겠습니다.

[유가족]
“사과하고 가. 사과하고. 사과하고 가세요. 사과하고 가시라고. 왜 왔어요, 여기. 여기 왜 왔냐고.”

 

 

 

한편 내일 저녁 이곳 서울시청광장에선 ‘세상에서 가장 슬픈 도전’이 열립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도전은, 시민 4160명이 촛불로 침몰한 세월호 형상을 만들어 기네스북에 등재하는 내용입니다.

슬픔을 함께 공감하기 위해서 이번에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가 제안한 행사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시청광장에서 국민TV뉴스 김종훈입니다.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