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남 최효종처럼 정치블로거도 청와대에 갈까?
2011/12/18 07:53 impeter
애정남 최효종 씨는 요새 최고의 인기를 구사하고 있는 개그맨입니다. 시사 개그를 통해 현 정치를 비판했던 최효종 씨는 그를 고소했던 강용석 의원으로 실시간 검색어에도 오르는 등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애정남 최효종 씨가 알고 보니 청와대에도 갔다 왔더군요. 지난 10월 청와대에서 열린 '기술을 통해 꿈을 실현해가고 있는 숙련 기술인과 대통령과의 만남' 진행을 맡았습니다. 저는 최효종 씨가 청와대에 갔다고 그를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많은 국민 정서상, 정치를 비판하는 개그맨이 청와대에 가는 것을 친일파처럼 변절했다고 보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단지 그가 청와대에서 시사 개그를 통해 신랄하게 정치권을 비판했던 것처럼 대통령을 비판했는가는 궁금해집니다.
그가 청와대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홍보 동영상을 보니 이명박 대통령을 만났을 때 편안하게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는 하더군요. 그의 홍보 동영상처럼 대통령이 친근하고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저처럼 현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많이 쓰는 정치블로거도 청와대에 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러나 결론은, 절대로 청와대에서는 저 같은 정치블로거는 불러주지 않는다입니다. 알다시피 저는 정치블로거 이전에 블로거입니다. 블로그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정치 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름 블로거로 잘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치 이야기를 쓰면서 공공기관이나 00 기자단, 블로그 강연회, 포털에서 주최하는 파워블로거 초청 강연 등에 초대받은 적이 별로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을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저 같아도 목의 가시 같은 이야기만 하는 저를 불러서 좋은 소릴 들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매번 청와대를 비난하고 사는 제가 청와대에 갈 수 있는 방법은 별로 없을 것 같았는데, 갑자기 청와대에 갈 수 있는 희망이 보였습니다. 아예 청와대에 취직하는 길이죠.
청와대 대통령실에서 '세대 공감팀장'이라는 직종을 모집하는 공고가 나왔습니다. 세대 공감 팀장이 무엇을 하는 자리인가, 과연 제가 응모할 수 있는가를 살펴봤습니다.
응시자격을 보니 일단 저도 나름 국가공무원법 제33조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응모는 가능한 것 같습니다. 최종학교 졸업증명서만 필요하지 석사,박사 학위자를 필요한 것도 아니고, 아무튼 응모하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가. 세대간 소통을 위한 업무
나. 세대별 주요 여론 수렴 및 세대공감 정책 발굴ㆍ전달
다. 세대공감회의 진행 및 세대공감팀 운영 등
어떤 분은 제가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니 소위 노빠처럼 진보 성향의 인물들과 친하다고 생각하시는데, 의외로 보수층에게서도 관심을 받고 사는 인물입니다. 특히 어버이 연합과 같은 노령층의 보수 세력들은 저에게 와서 '빨갱이'라는 댓글도 친절하게 달아주시고, 20-40 세대의 트위터에서 RT도 많이 되면서, 쓰레기와 같은 좌파 XX라는 쪽지도 자주 받습니다.
여기에 블로그를 오래 하면서 SNS도 나름 하고 있어 온라인쪽에서는 빠끔이처럼 나름 하고 있으니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여기에 응모하려면 직무수행계획을 작성하는데, 담당업무와 관련하여 제가 만약 '세대공감팀장'이 되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계획서를 나름 작성하면서 남과 차별화된 저만의 비법을 생각해봤습니다.
○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오해를 확산 방지하기 위한 '끝장 토론' 개설
- 이것은 아주 간단합니다.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오해(?)를 가진 국민을 향해 대통령이 끝장 토론처럼 국민과 대화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이 가진 오해(?)를 풀어 세대간 소통을 하는 것입니다.
관심과 국민의 오해(?)가 있었던 BBK 사건등을 국민과 직접 끝장 토론을 통해 오해가 해소될 때까지 풀어 드리는 것입니다. 아미 이것이 TV를 통해 생중계가 된다면 시청률은 최소 70% 이상, 세대간의 공감은 확실하게 이어질 수 있는 매개체로 자리 잡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안티MB 블로거와 아고라 논객이 MB와 만나다:팟 캐스트 버젼
- 현재 청와대에서는 '20-40세대~50-60 세대간 대화와 소통의 장을 넓히기 위해 '소통 아카데미'를 전국 시도에서 시행합니다. 특히 사회통합위원회에서는 대학생 블로거를 비롯한 직장인과 주부가 참석하는 회의를 진행합니다.
그런데 이런 곳에 참석하는 사람은 모두 현 정권과 우호적인 공공기관 블로그 기자단이 갑니다. 아시다시피 어떤 보수나 사은품, 그리고 소정의 활동비를 지원받는 블로그 기자단이 가서 듣기 좋은 말만 하지, 나쁜 이야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나름대로 욕설만 배제한 정치,시사 블로거와 아고라 논객등을 초청하여 대통령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모든 비판을 겸허하게 들어보자는 이런 취지를 이해하고 '나는 꼼수다'처럼 팟캐스트로 다운로드를 받을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아마 다운로드 횟수가 나꼼수와 비슷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 대통령이 댓글과 답글을 달아 드립니다.
- 사이트를 하나 개설하거나 기존의 청와대 홈페이지에 대통령이 직접 글을 일주일에 한 편씩 작성하고, 그 글에 댓글이 달리면 대통령이 직접 댓글을 달아주는 방안입니다. 또한 트위터에 멘션이 올라오면 여기에 답글을 통해 트위터를 통한 소통도 하는 계획입니다.
물론 현재도 이명박 대통령은 트위터를 합니다. 아주 가끔, 그것도 친절한 청와대 홍보팀의 도움으로... 그런데 이런 식의 소통 말고, 본격적으로 한글 타자연습을 습득시켜 드리고 직접 인터넷 댓글도 달아 주고, 트위터도 최소 하루에 10분 이상 10명 정도의 답글을 다는 정책을 펼치는 것입니다.
이런 식이라면 댓글다는 시간이 국정운영 시간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할 수 있지만, 소통과 세대간의 공감은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이명박 대통령을 국민 63%가 '불통 대통령'이라는 설문조사가 나왔습니다. 이 말은 세대 공감 이전에 MB 정부의 가장 최우선 과제는 소통입니다. 소통은 말 그대로 대화와 만남을 통해 각자가 가진 생각을 허심탄회 나누는 것입니다.
신문과 방송은 MB 정부편이라지만, 요새는 비주류 언론인 블로그와 SNS를 통한 여론이 더 강한 시대입니다. 그래서 제가 만약 '세대공감팀장'이 된다면 소통을 강화하고, 그 자체만으로 MB 정부의 새로운 모습이 나올 것이라고 봅니다.
지난 참여시절에 언론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브리핑'이라는 국정홍보처가 운영하는 인터넷 뉴스 사이트에 댓글을 단 것을 신랄하게 비난했습니다.
“대통령이 한가하게 댓글이나 달고 있다니…”
“APEC 정상회담 기간에 …”
“대통령 말에 무게가 있어야지…”
그런데 이런 모습을 지금과 비교하면 어떨까요? 이명박 대통령이 트위터에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 온 언론이 소통의 대가, 신세대 대통령으로 포장하기 바빴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트위터 깜짝 데뷔"
"대통령도 이제 트위터리안"
"이명박 대통령, '추석맞이' 트위터 깜짝 재등장 "
노무현 대통령을 '디지털 대통령'이라고 부릅니다. 그 당시 언론들은 그런 그를 맹비난했습니다. 지금은 어떻습니까? 소통이 대세인 시대입니다. 그때와 시대가 달라져서 소통을 강조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국민은 언제나 소통을 원했고, 그런 소통이 이루어지다가 막히자 주류 언론이 아닌 SNS와 블로그를 통해 더욱 그 소통을 하라고 청와대에 있는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것입니다.
설마 오늘 포스팅을 읽고 제가 진짜 청와대 '세대공감팀장'에 응모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없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정치 이야기를 평생 블로그에 쓸려고 제주도로 내려온 사람입니다. 청와대와 같은 곳에서 뽑아줄 수도 없고, 저도 그런 곳에서 욕먹으면서 살고 싶은 생각은 절대 없습니다.
저는 '세대 공감'을 위한 사람을 뽑기 보다. 세대 공감을 하려고 하는 청와대의 주인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중동 언론에 매일 욕을 먹었던 대통령은 소통의 대통령으로 국민에게 기억되고 있지만, 조중동 언론에만 지지를 받았던 한나라당과 대통령은 지금 국민의 적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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