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34528

"녹조로 인한 악취 때문에 눈이 따갑다"
[현장] 금강 녹조 창궐로 악취 발생, 수상레저 하는 사람 발길도 끊겨
15.08.10 15:22 l 최종 업데이트 15.08.10 15:25 l 김종술(e-2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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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류와 지천이 만나는 지점의 녹조는 더욱더 심각했다. 충남 논산시 황산대교 인근.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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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부여군 웅포대교에서 바라본 금강은 녹조로 뒤덮여 있다. ⓒ 김종술

연일 기온이 치솟으면서 금강에 녹조가 창궐하고 있다. 더욱이 일부 구간은 녹조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눈이 따갑다고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10일 녹조가 심각해지면서 악취때문에 눈을 뜨지 못해 피해를 받고 있다는 주민의 제보를 받고 찾아간  황산대교와 부여군 웅포대교 인근. 온통 강물이 페인트를 풀어놓은 듯 보였다. 둔치 제방 석축은 물감을 칠해 놓은 듯 온통 푸르스름하다.

수상레저 선착장에 사람 발길 끊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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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부여군 웅포대교에서 바라본 금강은 녹조로 뒤덮여 있다. 성수기를 맞은 수상레저 선착장은 찾는 사람 없이 텅 비어있다. ⓒ 김종술

여름철 특수를 누려야 할 수상레저 선착장에 녹조가 가득이다. 여름 성수기에 들여놓은 바나나 보트와 대형 선박은 굵은 밧줄에 매여 있다. 이용객이 없는 듯 보였다. 인근에서 만난 제보자의 말이다.

"18살에 옆 동네에서 시집와서 평생을 금강에서 살아왔다. 먹고 살기 어렵던 옛날에는 농사일하다 어스름해지면 강변에서 잠깐만 품을 팔아도 재첩과 조개를 잡아 반찬으로 사용할 정도였다. 하굿둑이 생기고도 녹조가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4대강 공사한다고 매일같이 모래를 퍼내더니 강물이 썩고 녹조가 발생했다. 지난해부터는 냄새가 심해서 빨래를 해서 옷을 입어도 몸에서 냄새가 풍긴다. 특히 머리가 깨질 듯 아프고 속이 메슥거리기까지 한다."   

4대강 사업으로 설치된 강변 관찰로와 놀이기구, 선착장에는 잡풀이 우겨져서 진입조차도 어려웠다. 어렵사리 뚫고 들어간 시설물 주변엔 야생동물의 배설물만 여기저기 쌓여 있다.  

하류 쪽으로 내려갈수록 녹조의 정도는 심각했다. 물가로 다가가면 심한 악취와 함께 눈이 따가운 증상까지 나타났다. 막대기로 휘저어 보니 페인트 원액을 휘젓는 것처럼 곤죽이 된다. 양화 배수장 인근 수로와 황포돛배 유람선 선착장까지 덮어버린 녹조로 인해 사람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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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부터 금강에서 살았다는 최씨는 오늘도 먹지도 못하는 물고기를 잡기 위해 강변을 찾았다. ⓒ 김종술

군산에 산다는 최아무개(67)씨는 "군산 토박이로 어릴 적부터 금강과 함께 살아왔다, 옛날에는 물도 깨끗했지만 안 잡히는 고기가 없을 정도로 많았는데 지금은 토종 물고기는 사라지고 외래종인 배스만 잡히고 강물은 썩어서 피부병까지 걸릴 지경이다"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4대강 사업 이전에는 녹조라는 것을 보지를 못했는데 강바닥을 파헤치면서 배춧잎을 깔아 놓은 것처럼 녹조가 엄청 발생한다"며 "특히 바람이라도 불면 좀 덜한데 오늘처럼 바람이 없는 날은 앉아 있으면 머리가 깨질 지경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강이라는 것이 모래와 자갈, 수초가 있어야 자연스럽게 정화되면서 깨끗해지는 것인데 물은 안 흐르고, 갇혀만 있으니 녹조가 생기고 썩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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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조로 뒤덮인 금강에서 물고기가 힘겹게 머리를 내밀고 호흡을 하고 있다. ⓒ 김종술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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