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kids.hankooki.com/lpage/study/200506/kd2005060213542645730.htm
[민족의 혼, 고구려 여행] 쌍영총
<14> 영혼이 머물 신성한 공간과 2 개의 멋진 기둥 '눈길'
김용만 (우리역사문화연구소장) 입쩍시간 : 2005-06-02 13:56
국립중앙박물관에는 활과 화살을 갖고 말을 타고 있는 고구려 무사의 모습이 그려진 돌 조각이 하나 있습니다. 이 돌 조각은 1910년 평남 남포시 용강군에서 발견된 쌍영총의 널길 동벽에서 떨어진 것입니다.
발견 당시 쌍영총은 이미 도굴범에 의해 많이 훼손된 상태였습니다. 이 돌 조각도 그렇게 깨뜨려진 것 가운데 하나로 박물관까지 옮겨 왔습니다.
다른 고분 벽화에 비해 깔끔하고 세련된 그림
5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쌍영총은 안악 3호분이나 덕흥리 고분에 비해 100 년 정도 늦습니다. 그런 만큼 앞선 시기의 고분 벽화에 나오는 인물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깔끔하고 세련된 인물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쌍영총 널길 행렬도. 화려한 수레와 중장기병 그리고 시녀들을 볼 수 있다.
이 쌍영총은 널길ㆍ앞방ㆍ이음길ㆍ널방을 모두 갖춘 무덤입니다.
널길 왼쪽ㆍ오른쪽 벽에는 행렬도가 있습니다. 무사 외에도 멋진 갑옷을 입고 창을 든 중장기병과 아름다운 수레, 주름치마를 입은 3 명의 미녀, 그리고 미녀들과 이야기하는 남자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들의 행차는 무덤 안으로 향합니다.
수레에 탄 사람이 무덤의 여주인공이라면, 중장기병은 무덤의 남자 주인공이고, 세 미녀는 이 부부의 딸입니다. 따라서 이 그림은 무덤의 남녀 주인공이 그들의 영혼이 머물 공간에 들어가는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그러니까 죽은 영혼 말고 다른 이는 함부로 무덤으로 들어오면 안 되겠지요? 그래서 널길 좌우 벽에는 창칼을 든 무사, 앞방 남벽의 좌우 벽에는 문지기, 앞방 동벽ㆍ서벽에는 청룡과 백호를 각각 그려 놓았지요. 이들은 모두 무덤을 나쁜 기운으로부터 지켜내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무덤 안에 있는 2 개의 8각 기둥
쌍영총 앞방과 널방의 천정에는 연꽃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무덤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널방과 앞방 사이 이음길에 있는 2 개의 8각 기둥입니다. 8 마리의 용이 휘감고 있는 이 기둥의 머리 부분에 연꽃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2 개의 기둥이 무덤 안에 있는 것은 쌍영총뿐입니다.
기둥을 멋지게 만들고, 화려한 그림을 그린 고구려인의 수준이 돋보입니다.
널방 동벽에서는 9 명의 사람들이 무덤 북벽을 향해 가는 행렬도가 보입니다. 그 맨 앞에 향로를 머리에 인 시종이 있고, 그 뒤에는 스님과 시종, 4 번째에 유달리 크게 그려진 귀부인이 있습니다. 주름치마와 붉은색 깃과 문양을 수놓은 검은 두루마기를 입은 그녀는 수산리 벽화의 여주인공과도 매우 닮았습니다.
3 개의 건물 안 중심에 자리한 주인공 부부의 모습. 귀한 사람이라서 신성한 공간에 모셔져 있다.
그리고 널방 북벽에는 주인공 부부가 낮은 좌상에 앉아 있습니다. 이들은 기와 집 안에서 시종의 시중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이 머무는 건물 전체는 다시 장막을 걷어올린 큰 건물 안에 있습니다.
또 이 건물은 다시 널방 북벽 좌우에 있는 건물 기둥과 위에 놓인 대들보로 구성된 건물의 한 부분에 놓여진 것입니다. 그렇다면 주인공 부부는 3 개의 건물 안 가장 중심에 자리했습니다.
이는 주인공 부부가 귀한 사람이기에 이처럼 첩첩이 둘러싸인 신성한 공간에 자리하게 한 것입니다. 이처럼 쌍영총은 고구려인의 미의식과 죽은 이에 대한 생각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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