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70907180558584

[단독] 檢, 양지회 '댓글 활동' 파일 발견.. '월별 실적 보고서'
황인호 신훈 기자 황인호 신훈 기자 inhovator@kmib.co.kr 입력 2017.09.07. 18:05 

檢, 월별 사이버 활동 실적 담겨.. 내용 삭제했으나 복원 성공

국가정보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 특정 조직이 회원들의 인터넷 댓글 공작 현황을 조직적으로 관리한 내용의 문건을 검찰이 확보했다. 검찰은 해당 보고서가 국정원 심리전단에 정기 보고된 것으로 본다. 양지회 내부 서류가 대거 외부로 빼돌려지고, 컴퓨터 파일이 삭제되는 등 증거인멸이 이뤄진 사실도 파악됐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달 23일 양지회 압수수색 과정에서 건물 지하 1층 회원 휴게실 공용 컴퓨터에 ‘월별 사이버 활동 실적 보고’란 제목의 문건이 저장돼 있던 사실을 확인했다. 보고서 내용은 삭제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하드디스크를 압수한 뒤 디지털 포렌식(증거분석) 작업을 통해 문제의 보고서를 복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양지회 노모 전 기획실장과 박모 현 사무총장이 댓글 활동과 증거인멸을 각각 주도한 것으로 보고 지난 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댓글 활동을 한 양지회 내 소모임 사이버동호회는 이상연 전 양지회 회장의 지시로 2009년 8월 만들어졌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직 시절이다. 이 전 회장은 “북괴 사이버 전사들이 분탕질을 치고 있는데 이에 맞서야 하지 않겠느냐”며 설립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생적 모임은 아니란 뜻이다. 동호회 측은 양지회에서 일부 자금을 지원받아 회원들에게 인터넷 댓글 작성 요령, 트위터 계정 개설 및 운영 방식 등을 교육했다.

노씨는 2011∼2013년 동호회 2대 회장을 지냈다. 동시에 국정원 사이버외곽팀장 신분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회원 일부를 외곽팀원으로 끌어들여 일을 맡겼다. 국정원에서 활동비를 현금으로 수령한 뒤 실적에 따라 팀원들에게 송금했다고 한다. 사이버동호회는 검찰의 1차 댓글 수사가 있었던 이듬해인 2014년 3대 회장 때 해산했다. 양지회 한 간부는 “동호회가 국가안보 기여라는 명분으로 만들어졌지만 중간에 변질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양지회 측이 압수수색을 전후해 내부 대책회의를 열고 증거를 은닉하는 등 수사에 대비한 정황도 다수 포착했다. 양지회 회장단은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가 사이버외곽팀 민간인 팀장들에 대한 수사 의뢰를 권고한 직후인 지난달 17일 긴급회의를 열었다. 검찰은 이 자리에서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기 위한 대책이 논의된 것으로 본다. 그러나 양지회 측은 "양지회 의혹이 보도된 뒤 회원들 사이에서 '회장은 뭐하는 거냐'는 항의가 있어 상황인식 공유 차원에서 모인 것"이라고 항변했다.

박 사무총장은 지난달 23일 압수수색 당일 중국으로 출국했다가 4∼5일 후 귀국했다. 그는 지인들과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백두산 여행을 다녀왔다고 설명한다. 박 사무총장은 이후 양지회 집무실에 있던 문건들을 외부로 옮겼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추가 압수수색 때 그의 차량에서 서류 뭉치를 발견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증거은닉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양지회 여직원이 사무실 컴퓨터에 저장돼 있던 99개의 내부 동호회 활동 관련 파일을 지운 사실도 확인했다. 삭제된 파일에는 사이버동호회 회원 명부 및 활동 내역, 결성목적 등이 정리된 자료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직원은 "꺼림칙해서 자의로 지웠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박 사무총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사이버외곽팀을 총괄했던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을 8일 피의자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 댓글 활동의 최종 책임자는 원 전 원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황인호 신훈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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