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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 당한 남영동 대공분실에…
경찰관이 바친 ‘김근태 추모 조화’
[한겨레] 이충신 기자  등록 : 20120101 22:03
   
분향소 설치 제안도…장례기간 복도에 불 켜놓기로


≫ 1일 오후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고문을 당했던 서울시 용산구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보호센터) 5층 15호실 앞에 조화가 놓여 있다. 인권보호센터 한 경찰간부는 “대부분의 직원들 사이에서 고인을 기리자는 공감대가 이뤄져 30일 조화를 놓았다”고 말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한 경찰관이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추모하기 위해, 그가 고문을 당한 서울 용산구 남영동 옛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보호센터)에 조화를 바쳤다. 앞서 또다른 한 경찰관은 같은 장소에 김 고문의 분향소를 만들자고 제안하는 등 김 고문의 별세를 계기로 경찰 일부에서 ‘과거사에 대한 자성 분위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경찰청 인권보호센터 김아무개 경사는 1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김 고문이 별세한 지난 30일 고인이 조사를 받던 취조실 문 앞에 조화를 바쳤다”고 밝혔다.

김 경사는 옛 조사실 문 앞 탁자 위에 ‘경찰청 인권보호센터’라고 쓰인 근조리본을 매단 조화 바구니를 놓아뒀다. 센터 관계자는 “25년 전 일이지만 지금 생각해도 참 안타깝다”며 “너무 쓸쓸하니 조화라도 놓자고 (내부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인권보호센터 쪽은 김 고문의 5일장이 진행되는 동안 옛 조사실 복도 쪽 불을 항상 켜 놓기로 했다.

김 고문은 1985년 남영동 대공분실 515호실에서 물고문과 전기고문 등을 당했으며, 박종철씨는 1987년 이곳 509호실에서 물고문을 당해 사망했다. 경찰은 불행한 과거를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이곳에 경찰청 인권보호센터를 만들고, 509호 취조실을 그대로 보존한 채 일반인에 공개하고 있다.

앞서 경찰청 기획조정관실 이준형 경위도 지난 30일 경찰 내부망과 소셜네트워크 ‘위키트리’에 글을 올려 “과거 경찰의 불법 행위를 자성하는 차원에서 센터에 김 고문의 분향소를 설치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한편, 경찰청은 김 고문 빈소에 조현오 경찰청장 명의의 조화를 보냈으며, 이로써 경찰의 입장 표명을 갈음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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