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kids.hankooki.com/lpage/edu/200511/kd2005111013513477370.htm


[민족의 혼, 고구려 여행] 환도산성

<31> 전쟁 때 왕 피신하던 천연의 요새

김용만 (우리역사문화연구소장)  입력시간 : 2005-11-10 13:54


환도산성의 지휘대인 점장대(료망대).


환도산성은 국내성에서 불과 2.5 km 거리에 있는 성으로 둘레가 6951 m에 이를 정도로 비교적 큽니다. 당시 환도산성은 전쟁 때 피신한 왕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역사학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능선 따라 성벽 쌓아


고구려 수도의 성은 평지에 성이 있고, 그 뒤편 산에 산성이 있어 서로 짝을 이루는 것이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첫 수도인 오녀산성은 평지성인 하고성자성과 짝을 이루고 있습니다. 세 번째 수도인 안학궁성 역시 대성산성과 짝을 이루고 있지요.


그러다가 평원왕(586년) 때 네 번째 수도가 된 장안성의 경우 궁성 외곽에 튼튼한 성벽을 쌓아 산성과 평지성의 구분이 비로소 없어졌지요.


환도산성 남문의 옹성 구조. 항아리꼴로 쌓았다.


환도산성은 국내성과 마찬가지로 2004년 세계 유산으로 지정 받기 위해 대대적인 발굴 조사를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남서문 1 개와 왕궁으로 추정되는 건물 터가 발견되는 등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어요.


환도산성은 산(652 m)을 배경으로 주위 능선을 따라 성벽이 갖춰져 있습니다. 성 전체가 계곡을 둘러싼 형태로 되어 있지요. 따라서 성 안에 7 개의 문이 있지만, 실제로 적이 공격할 수 있는 성문은 땅의 높이가 가장 낮은 곳에 자리한 남문뿐입니다. 게다가 남문 앞에는 물이 흘러 성의 방어력을 높여 주는 ‘해자’(성 밖으로 둘러서 판 못) 기능을 하고 있답니다.


만약 적군이 국내성까지 쳐들어오면, 고구려의 왕과 백성은 보다 튼튼한 이 성으로 옮겨 와서 적과 맞서 싸우는 것이지요.


그런데 오랜 기간 대항하려면 성 안에서 오래 버틸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성 안에 물이 넉넉하고, 성벽ㆍ성문이 튼튼해야 하며, 사람이 거주할 공간도 넓어야 합니다. 이러한 조건을 두루 갖춘 곳이 환도산성입니다.


고구려 성 특징·왕궁 모습 잘 드러나


환도산성 왕궁 발굴 터.


환도산성 안에는 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계곡을 따라 개천을 만들어 놓았으며, 우물과 연못도 있습니다. 말에게 먹일 물을 모아 두었다는 ‘음마지’도 있지요. 또 크고 잘 다듬어진 돌로 만든 배수구가 성벽 아래쪽에 4 개나 갖춰져 있어 물이 한꺼번에 불어난다고 해도 끄떡없을 정도랍니다.


여기에다 적의 공격을 가장 많이 받는 남문은 옹성, 즉 항아리꼴로 되어 있습니다. 남문 자리에 뒤로 움푹 파지게 성벽을 쌓고 그 사이에 성문을 만들어 놓았지요. 이 성문을 공격할 때, 적들은 마치 독 안에 갇힌 것처럼 성문 앞에 모여 바글거리게 마련입니다. 그만큼 방어하는 쪽의 조건이 유리합니다.


한편, 성 안에는 고구려군을 지휘하기 위해 점장대(료망대)라 불리는 지휘소가 있습니다. 약간 높은 구릉 위에 다시 돌을 쌓아 올린 인공적으로 만든 점장대에 오르면 적군의 움직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지요.


이 점장대 뒤쪽에는 병사의 숙소 터로 보이는 주춧돌이 발견됐으며, 최근에는 이 곳 동북쪽에 위치한 계단식 밭에서 11 개의 건물 터가 나왔습니다.


앞으로 발굴이 더 이뤄진다면 고구려 왕궁의 실체도 점차 밝혀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환도산성은 이처럼 초기 고구려의 성의 특성과 왕궁의 모습을 잘 보여 주는 무척 귀중한 유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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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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