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kids.hankooki.com/lpage/edu/200512/kd2005122214100977370.htm
[민족의 혼, 고구려 여행 37] 역사·생활 살필 수 있는 유적들 가까이 있어
김용만 (우리역사문화연구소장) 입력시간 : 2005-12-22 14:12
중원고구려비.
고구려는 거대한 나라였습니다. 그런데 고구려인들이 남긴 유산은 북한과 중국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5∼7세기에는 한반도 중남부 지역을 자기의 영토로 만들어 놓기도 했습니다. 특히‘삼국사기’에는 오늘날 경상북도 지역의 3 분의 2 이상이 한때 고구려의 영역이었음을 일러 주지요.
그리고 백제 수도였던 공주와 가까운 대전시 월평산성에서도 고구려 토기가 다수 발견돼 고구려가 이 곳까지 내려왔다는 사실을 알려 주기도 합니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고구려인이 남긴 흔적을 찾을 수 있으며, 특별히 소중한 가치를 지닌 것도 많습니다.
충북의 중원 고구려비
그 가운데 대표적인 유물은 1979년 충북 중원군에서 발견된 중원고구려비입니다.
오랜 세월 탓에 글자가 닳아서 없어져, 마을 사람들은 비석인 줄 모르고 단지 선돌로만 여겼는데, 조사 결과 고구려의 비석임이 밝혀졌던 것입니다.
높이 203 cmㆍ폭 55 cm인 비석에는 약 800 자 정도가 새겨져 있었으며, 지금은 200 자 정도만 알아볼 수 있을 뿐입니다. 앞면과 왼쪽면은 비교적 글자를 잘 볼 수 있는 데 비해 뒷면은 거의 글자를 알아볼 수 없지요.
이 비는 광개토대왕릉비에 비해 높이가 3 분의 1쯤 되며, 글자 수는 2 분의 1정도인데 그나마 읽을 수 있는 글자가 적습니다. 그래서 그다지 주목 받지 못해 왔습니다.
하지만 중원고구려비는 한반도 지역 안 유일의 고구려 비석으로, 5세기 말 고구려 남진 정책의 실체를 포함해 다양한 고구려 역사를 전해 줍니다.
비문에 따르면 고구려 사람들은 5세기 때 나라 이름을 고구려가 아닌 고려로, 왕을 태왕으로 불렀습니다. 이렇게 볼 때 당시에는 천하의 질서를 지키는 수호자란 자부심을 가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신라 영토에 고구려 군대를 주둔시켰으며, 신라왕을 매금이라고 하여 제후왕으로 보았다는 사실도 알 수 있습니다. 또 5세기 때에는 고구려 영토가 지금의 충주 지역은 물론 신라까지 그 힘이 미쳤음을 보여 줍니다.
아차산과 용마산의 보루
홍련봉 2보루 유적 사진.
서울ㆍ경기ㆍ충청도 지역에는 고구려 성이 많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충북 청원군 남성골산성에는 고구려 시대의 가마터 14 곳과 고구려 토기가 출토됐습니다. 돌로 성을 쌓던 고구려인들이 남성골산성에는 두 줄의 목책으로 성을 쌓았습니다. 즉, 기둥을 파고 통나무를 박아서 성벽처럼 만든 것입니다.
아마도 돌로 성을 쌓을 만큼 충분한 시간이 없었거나, 서둘러 나무를 이용해서라도 성을 만들 만큼 중요했던 곳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성에서 나온 가마터는 고구려인들의 성에서의 생활 모습을 잘 보여 줍니다.
최근 서울과 구리시 사이의 아차산과 용마산 능선을 따라 있는 고구려 군사유적지 ‘보루’도 널리 발굴되고 있습니다. ‘보루’는 둘레 400 m 미만의 작은 성입니다. 아차산 4보루ㆍ시루봉 보루ㆍ홍련봉 1보루ㆍ용마산 보루 등이 차례로 발굴되면서 고구려 군인의 일상 생활 모습도 차츰 드러나고 있지요.
산 능선에 따라 있던 돌무더기가 실제로는 고구려 군인들의 숙소 터 유적의 흔적이었습니다. 이 군인 숙소에는 온돌이 깔려 있었고, 숙소 주변에는 물을 담을 저수지가 있었으며, 부엌과 다양한 종류의 그릇들도 발견되었습니다.
이 곳에서는 또한 고구려 군인이 즐겨 사용하던 창ㆍ화살촉ㆍ도끼ㆍ칼 등의 무기는 물론 그들이 평소 농사 지었던 농기구들도 여럿 발견되어요.
아차산 부근의 고구려 군사 유적지는 현재도 발굴 중입니다. 이 과정에서 고구려의 군사 제도와 군인의 생활상 등에 대한 중요한 정보가 나온다면, 세계적으로 귀중한 군사 유적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혹 중원고구려비처럼 주변에 널린 평범한 돌덩이가 과거의 역사를 알려 주는 타임머신일 가능성도 있겠지요? 고구려 유적은 이처럼 우리와 결코 멀리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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