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kids.hankooki.com/lpage/edu/200511/kd2005112414112977370.htm
[민족의 혼, 고구려 여행] 칠성산 871호, 천추총
장군총보다 더 크고 오래 된 왕릉 많아
김용만 (우리역사문화연구소장) 입력시간 : 2005-11-24 14:14
칠성산 211호. 한 변의 길이가 71 m에 이른다.
고구려 두 번째 수도인 집안시를 방문했을 때 수많은 무덤을 보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1962년 당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집안시 안 고구려 무덤은 무려 1만 2358 기나 됐습니다. 그런데 1997년 조사 때에는 6854 기만 남았습니다.
겨우 35 년 사이에 무덤의 절반 가량이 사라진 셈입니다. 집을 짓거나 땅을 개간하면서, 옛 무덤을 파헤쳐 버렸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주요 무덤들이 지난 해 세계 유산으로 선정되면서 무덤의 훼손은 줄고 있는 실정입니다.
무덤 지키는 수묘인 두고 관리
중국이 집안시 고구려 무덤들을 세계 유산으로 신청하면서 내놓은 목록에는 12 기의 무덤을 고구려 왕릉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흔히 고구려의 대표적인 무덤으로 장군총과 태왕릉을 말합니다. 하지만 이 보다 크고 오래 전에 만들어진 고구려 왕릉도 많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가운데 몇몇 무덤을 살펴보겠습니다.
집안시 중심에 있는 국내성 서벽에서 서쪽으로 눈을 돌리면 칠성산 중턱에 커다란 무덤이 보입니다. 칠성산 871호로 불리는 이 무덤의 밑변 길이는 35 m로 장군총보다 큽니다. 국내성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위치에 묻힌 것으로 보아 임금의 무덤일 텐데 누구의 것인지는 기록이 없어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고구려 최대의 무덤인 천추총을 멀리에서 바라본 모습.
칠성산 아래에는 또 이보다 큰 211호 무덤이 있습니다. 한 변의 길이가 무려 71 m로 거대하다는 태왕릉보다 훨씬 큽니다. 안타깝게도 이 무덤의 가운데 부분은 도굴된 것처럼 돌들이 파헤쳐졌습니다. 전문가들은 286년 모용 선비족이 도굴하려다 실패했던 서천왕의 무덤일 것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이 무덤 옆에는 무덤에 제사를 지냈던 제단의 흔적이 잘 보존돼 있습니다.
칠성산 211호 무덤 서쪽에는 천추총이 우뚝 서 그 위용을 자랑합니다. 천추총은 한 변의 길이가 85 m쯤 되는 고구려 최대의 무덤입니다.
천추총은 광개토 대왕의 아버지인 고국양왕의 무덤으로 보는 견해가 많지요. 1998년 필자가 천추총을 연구하러 갔을 적에는 주변에 민가가 꽤 많았는데, 지금은 주변이 깨끗이 정돈되어 그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무덤에는‘무덤이 오랜 세월 동안 영원히 튼튼하소서.’라는 뜻을 가진 ‘천추만세영고’라는 글자가 씌어진 벽돌이 발견된 바 있습니다.
고구려 사람들은 이처럼 무덤이 영원히 튼튼하게 지켜지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무덤을 지키는 사람(수묘인)을 두고 관리하기도 했지요.
한편, 천추총 주변에서는 건물 터가 발견됐습니다. 아마도 수묘인이 생활했던 건물이거나 무덤에서 제사 지낼 때에 사용하던 건물이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훼손된 무덤은 역사의 교훈으로
파괴된 서대총.
천추총보다 더 서쪽에 자리한 서대총은 고구려 무덤 가운데 가장 많이 훼손되었습니다. 한 변의 길이가 55 m인 서대총은 높이가 7 m 정도 됩니다.
그런데 이 무덤도 한 가운데가 깊숙이 파헤쳐져서, 그 안에 돌들이 남쪽으로 약 20 m 정도 쏟아져 나와 있습니다. 만약 훼손되지 않았다면 무덤의 높이는 더 높았겠지요. 한눈에 보기에도 도굴범의 소행이 아니라, 군대 등을 동원한 대규모 도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무덤을 342년 모용 선비족에 의해 시신이 파헤쳐진 미천왕의 무덤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구려 사람들은 칠성산 211호 무덤이나 서대총을 역사의 교훈으로 남겨 놓은 듯 합니다.
한편, 이 무덤들 외에도 압록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자리에 위치한 임강총을 비롯해 우산하 2110호ㆍ마선구 626호와 2110호 등은 태왕릉과 함께 왕릉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고구려의 기술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이 고구려 왕릉들이 이제 더 이상은 훼손되지 않고 잘 보존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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