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kids.hankooki.com/lpage/study/200510/kd2005102013270345730.htm


[민족의 혼, 고구려 여행] 강서대묘

<28> 화강암으로 만든 널방, 완벽한 건축 기술 뽐내

김용만 (우리역사문화연구소장)  입력시간 : 2005-10-20 13:29



강서대묘 천장 벽화인 현무도.


고구려 특별전이 2003년 서울에서 열렸을 때, 강서대묘의 널방이 모형으로 공개됐습니다. 필자는 당시 이 전시회를 7 번이나 찾았는데, 가장 주의 깊게 살펴본 것이 강서대묘였어요.


전문가들은 흔히 고구려 고분 벽화 가운데 최고의 작품으로 강서대묘의 현무도를 꼽습니다. 그런데 현무도 만큼 강서대묘를 빛나게 하는 건 완벽한 건축 기술을 보여 주는 돌로 만든 널방 그 자체입니다.


정교한 장인 솜씨 놀라워


널방 벽면은 길쭉한 판돌을 2~3 장 수직으로 포개 쌓되, 윗부분은 안으로 기울게 다듬었습니다. 여기에 맞춰 네 구석에 오각형의 돌을 끼워 넣어 모서리를 부드럽게 처리했습니다.


또 널방 천장을 안쪽으로 갈수록 좁아지게 만들어, 무덤 안이 지나치게 직선과 평면으로 이루어지는 딱딱함을 갖지 않도록 정교하게 꾸몄습니다.


강서대묘 천장 벽화


그런데, 그리스ㆍ로마 건축물에 사용된 대리석과 달리 고구려인이 사용한 돌은 표면 처리가 어려운 화강암입니다. 그럼에도 오늘날처럼 기계가 없는 상태에서 화강암을 유리처럼 말끔하게 다듬고, 또 빈틈없이 돌을 꿰어 맞춰 석실을 완성한 고구려 장인들의 솜씨는 놀랄 정도랍니다.


현무도와 신선도, 고분 벽화 최고 걸작


강서대묘는 영양왕 또는 평원왕의 무덤으로 보이는 고구려 후기 왕릉입니다. 무덤 안에는 시신을 넣은 나무관의 파편과 관을 놓아 두는 관대 두 개만 남아있습니다. 관대는 화강암을 정교하게 다듬어 넓은 판으로 만들었지요. 그리고 옻칠을 한 나무관 파편에는 인동초 문양이 그려져 있습니다.


강서대묘는 이처럼 고구려 태왕의 무덤답게 벽화 뿐만이 아니라, 관ㆍ관대ㆍ석실 벽면까지도 정성 들여 만든 것임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강서대묘 널방의 사신도는 강서중묘의 것과 닮았습니다.


강서대묘의 청룡도. 고구려 고분 벽화의 청룡 가운데 가장 위용을 자랑한다.


두 개의 뿔이 달린 청룡은 혀를 길게 내밀고 눈을 부릅뜬 채 발을 내딛으며 문에서 들어오는 자를 위해 달려들 듯한 모습으로 동쪽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처럼 강서대묘의 청룡은 고구려 고분 벽화에 그려진 청룡들 중 가장 잘 생겼습니다.


하지만 강서대묘에서 으뜸은 현무도입니다. 뱀이 거북을 감싸고, 거북은 공중을 날고 있는 모습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신비감을 풍깁니다. 특히 뱀이 몸을 뒤틀며 머리와 꼬리를 교차 시키는 그림에서 탄력 있는 곡선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느껴지지요. 여기에다 거북 뒷다리의 털까지 휘날리는 모습은 그림의 세부까지도 치밀하고 정성스럽게 그렸음을 알게해 줍니다.


강서대묘 천장에도 인동당초ㆍ연꽃ㆍ구름 문양이 아름답게 그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보다 더 주목이 가는 그림은 서쪽 천장 아래 고임돌에 그려진 봉황을 탄 신선의 모습입니다. 이 신선이 가는 곳에는 삼신산이 그려져 있지요.


널방에 그려진 두 마리의 주작 아래 역시 삼신산이 보이고, 널방 동쪽 맨 아래 고임돌에도 삼신산이 그려 있습니다. 산들은 원근법이 이용됐는데, 앞산과 뒷산을 색을 달리해 가며 사실적으로 그렸습니다. 강서대묘 천장에는 또 먹으면 사람이 늙거나 죽지 않는 약인 불사약을 든 신선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고구려 사람들은 죽어서도 영혼이 신선으로 거듭나 삼신산에 가서 영원히 살기를 바랐지요. 고구려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죽고 없지만, 그들의 영원한 삶에 대한 갈망은 벽화를 통해 우리에게 徨蠻側?있습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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