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nocutnews.co.kr/news/5192587


"소우데스네 간단데스요" 제과업계에 파고든 일본색

CBS노컷뉴스 황효원 기자 2019-08-03 06:05 


롯데제과, 에세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 컬래버레이션 과자선물세트 '논란'

"4월 기획해 6월에 내놓은 상품…전품 회수"

국내 제과제품들, 일본 그림자 '다수'

전문가 "다른 나라와의 관계성 문제 없지만 독자적인 K-브랜드 구축 필요"


6월 롯데제과는 국내 베스트셀러 작품과 콜라보해 과자종합선물세트 2종을 선보였다(사진=커뮤니티 캡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여전히 제과업계는 일본어를 활용하거나 일본 기업과의 합작품을 선보이는 등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은 제과업계에 파고든 일본 잔재가 현 시국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지적하고 나섰다.


지난달 3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롯데제과 측이 기획한 과자선물세트에 대한 비난이 불거졌다. 롯데제과는 '힐링'을 주제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에세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해 이색 과자종합선물세트 2종을 내놨다. 이들은 '하마터면 못 멋을 뻔했다'.'하마터면 퇴사할 뻔했다' 등 2종을 구성했는데, 하단에 '소우데스네 간단데스요' 라는 일본어 문구를 넣으면서 논란이 됐다. 


소비자들은 "지금 이 시국에 일본어? 일본 기업이 일본어 마케팅을 활용한 것인가요? 국민 정서도 시국도 무시한 롯데제과 측의 무책임한 처사"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롯데제과 측은 "4월에 기획해 6월 말에 출시한 제품으로 일본제품 불매 이슈 이전 출시된 제품인데 불매운동이 확산되다보니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스티커를 제작해 붙였고 해당 상품 판매를 중지했으며 회수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불거진 후 롯데제과 측은 일본어 문구를 넣은 부분에 스티커를 제작해 붙이는 등 진화에 나섰다.


이미 국내 제과제품에는 일본과 유사한 제품이 상당수다. 뿌리만 국내에 두고 있을 뿐 상품 개발은 일본과 협약을 맺어 그들의 제품을 벤치마킹 하는 것이다. 한국 소비자들은 알게 모르게 일본 제품에 익숙해져 있다. 


(왼쪽부터)1966년 출시된 일본 글리코사의 '포키' 제품과 1983년 국내에 출시된 '빼빼로'(사진=블로그 캡처)


해태제과는 일본 대형 제과 기업인 가루비, 에자키 글리코사와 손잡고 '해태가루비''글리고해태'를 세워 '오사쯔'.'가루비 감자칩' 초코 막대 과자 '포키'등을 만들었다. 1983년 국내에서 출시된 '빼빼로'는 1966년 출시된 일본 글리코사의 '포키' 제품을 벤치마킹했다.


농심에서 선보인 '새우깡'도 일본 가루비 사의 '갓파에비센'과 제품 모양부터 포장까지 유사하다. '갓파에비센'은 1964년 출시됐으며 새우깡은 이보다 7년 뒤인 1971년 출시됐다. 


(왼쪽부터) 1995년 출시된 해태제과의 체중조절용 조제식품 '칼로리바란스'와 1983년 출시된 일본 오오츠카제약의 '칼로리메이트'(사진=블로그 캡처)


여기에 2005년 출시된 남양유업의 차 음료 '17차'는 1993년 출시된 일본 아사히 음료의 '16차'를 따라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1995년 출시된 해태제과의 체중조절용 조제식품 '칼로리 바란스'도 1983년 출시된 일본 오오츠카제약의 '칼로리메이트'를 베꼈다는 주장도 있다.


이외에 일본 전범기업과 손잡아 논란이 된 경우도 있다. 


지난해 남양유업은 일본 전범기업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생산했다가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남양유업과 GS리테일(GS25)이 생산 판매한 '모리나가 밀크카라멜 우유'는 일본어로 된 상표와 로고 등을 그대로 사용해 논란을 일으켰고, 해당 제품 판매와 생산이 중단됐다. 1910년 설립된 모리나가제과는 지난 2012년 국무총리실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강제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로부터 전범기업으로 지목된 곳이다. 모리나가제과는 태평양전쟁에서 일본군에게 전투 식량을 공급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본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와의 관계성을 강조하는 것은 다양한 제품에서 나타나고 있고 그 자체를 나쁘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기술상의 제휴나 협력관계 없이 그 이미지에 의존한 부분이 있었던 것은 문제가 된다"면서 "기술적인 측면에서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더라도 국내 제과제품에 스며든 일본 잔재를 제과업계가 좀 더 적극적으로 우리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 나갈 필요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wonii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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