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nocutnews.co.kr/news/5192700


'아베 폭주'에 오히려 '미래車 국산화' 속도 붙는다

CBS노컷뉴스 송영훈 기자 2019-08-03 07:10 


日, '백색국가 제외'로 2차 경제공격

미래車 '탈일본, 국산화' 속도 붙을 듯

효성, 이미 탄소섬유 국산화… 인증 진행 중

전기차 배터리는 국내기업 '합종연횡' 가능성

"일부에서 지적하는 '파우치필름'도 타격 미미"


(그래픽=강보현PD)


일본 정부가 끝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한국에 대한 2차 경제 공격을 시작했다. 반도체 소재와 화학, 첨단소재 등 일본산 전략물자 수입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내 자동차와 배터리 업계가 받을 타격은 적은데다 오히려 미래자동차 산업의 '탈일본, 국산화'는 더욱 가속이 붙을 것으로 전망됐다.


◇ 수소차 핵심 '탄소섬유' 이미 국산화…인증 단계 


일본 경제산업성은 2일,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이 이달 28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지난 2004년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백색국가로 지정된 한국은 이날 일본의 일방적 조치로 첫 제외국이 되기도 했다. 


일본의 백색국가에서 제외된 한국은 앞으로 군사용으로 전환이 가능한 화학, 첨단소재 등 전략 물자 1,100여 개 품목을 일본으로부터 수입할 경우 일본 경제산업성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말이 심사일 뿐이지 지난달 4일 먼저 규제에 들어간 반도체 3개 소재(에칭가스,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처럼 일본이 갖가지 이유로 한국의 수입을 막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첨단소재인 '탄소섬유'는 유력한 규제 품목 중 하나다.


철보다 가볍지만 10배나 강해 꿈의 소재로 불리는 탄소섬유는 수소전기차 연료 탱크의 핵심 소재이다. 특히 강철보다 인장강도가 강해 폭발 위험도 적어 자동차는 물론 항공우주 산업의 핵심 소재로 통한다.


세계적으로 일본 도레이가 최고 수준의 탄소섬유 제조 기술을 가진 것으로 분류된다.


도레이는 현재 한국에 있는 자회사 '도레이첨단소재'를 통해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 탱크 용 탄소섬유를 공급하고 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일본에서 원료만 사고 탄소섬유 자체는 한국 공장에서 만들기 때문에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와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문제가 생기더라도 프랑스나 미국에 있는 도레이 자회사를 통해서도 한국에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탄소섬유는 이미 국내에서 효성이 독자 생산과 상용화까지 마쳐 국산화를 이룬 상황이다. 효성은 2011년 국내 최초로 탄소섬유 국산화에 성공했다. 고성능 탄소섬유 브랜드인 '탄섬'을 내놓았고 2013년부터 전북 전주공장에서 생산(연산 2,000톤) 중이다. 


최근 2월에는 전주공장 부지에 연산 2,000톤 규모의 공장을 추가 증설하고 있다. 또 지난 6월에는 '석유제국'으로 불리는 세계 최대 종합석유화학 기업 아람코와 MOU를 맺고 사우디아라비아 내 탄소섬유 공장 건설까지 논의하고 있다.


현재 효성은 현대차와 탄소섬유 공급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효성이 만든 탄소섬유를 일진복합소재에 공급하고 해당 탄소섬유로 수소연료 탱크를 만들어 현대차에 공급하는 것이다. 효성 관계자는 "현대차와 인증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올해 내로 마무리될지는 미지수"라며 "탄소섬유 연구와 공급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성기PD)


◇ 전기차 핵심 배터리…국내 빅3 손잡나


배터리 산업이 받을 타격도 매우 제한적이다. 배터리의 핵심인 4대 소재(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는 국산화와 함께 수입 다각화가 잘돼있다. 또 업계는 일부 언론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파우치 필름'으로 인한 타격도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우선 배터리는 원가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4대 소재의 일본 의존도가 높지 않다. 국산화를 이룬 것은 물론 국내외 공급선도 많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도 지난달 보고서에서 "배터리 4대 핵심소재에 있어 한국은 일본 의존도가 높지 않고 대체재 역시 많다"고 분석했다. 


'양극재' 분야에선 일본의 주요 기업으로 스미토모와 니치아가 있지만 LG화학은 최근 니치아 의존도를 크게 낮추고 LG화학 내재화 비율을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SNE리서치는 "에코프로BM, L&F, 포스코케미칼 등 한국 양극재 기업의 기술력과 공급력이 높아 양극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음극재'도 포스코케미칼이 생산 중이며 중국의 BTR, 샨샨 등 업체도 있어 공급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전해액'도 국내 업체 엔켐이 이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 공급 중이다. '분리막'은 SK이노베이션이 직접 생산해 적용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4대 핵심소재를 배터리로 본다"며 "4대 소재는 한국은 물론 중국, 유럽도 생산하는 등 플레이어가 많고 이번 일본의 조치로 배터리 업계가 받을 타격은 제한적이다"고 설명했다.


일부 언론에서 한국의 아킬레스건이라고 지적하는 '파우치필름'에 대해서도 "일본이 파우치필름에서 강한 것은 맞지만 제품 난이도가 낮은 소재"라며 "배터리 내에서도 차지하는 비중도 매우 적고 난이도가 쉬워 개발하면 만드는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업계에선 각 핵심소재를 두고 국내 빅3(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가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을 LG화학 등이 공급받는 것이다.


결국 일본이 일방적인 조치로 한국의 미래 먹거리로 통하는 미래 자동차 산업도 어느정도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동시에 탈일본화와 국내 기업 간의 기술 협력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0ho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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