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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퇴 뒤 여의도로 옮겨붙은 촛불…“국회가 응답할 때”

등록 :2019-10-19 19:01


‘제10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 참가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태극기 손팻말을 든 채 검찰개혁 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제10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 참가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태극기 손팻말을 든 채 검찰개혁 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촛불 시민들 “검찰개혁 이제 국회의 몫”, “국회서 법안 통과돼야 현실화할 수 있어”

광화문에선 자유한국당 장외집회 “문 정권 심판하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장관직에서 사퇴한 지 닷새 만에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모여 다시 촛불을 들었다. 시민들은 “이제 국회가 검찰개혁 법안 통과를 위해 힘써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사법적폐청산 검찰개혁 범국민시민연대’(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대로에서 ‘국민의 명령이다, 국회는 응답하라’는 슬로건으로 제10차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당초 시민연대는 12일을 끝으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으나, 조 전 장관이 14일 법무부장관직에서 물러나자 국회 앞으로 옮겨 촛불문화제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시각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는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 회원들로 구성된 ‘북유게사람들’이 검찰 개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을 요구하는 시민 참여 문화제를 열었다.


이날 시민연대 쪽은 가로 24m, 세로 17m 크기의 대형 태극기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촛불문화제의 시작을 열고 “이제 국회가 검찰개혁이라는 시민들의 요구에 응답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단에 오른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개혁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과제”라며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하고 절대 독점도 절대 부패한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진성준 전 대통령비서실 정무기획비서관도 “대한민국이 더 이상 부패 공화국이라고 하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수처 설치를 주장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한국당 의원들은 이것을 독재의 연장법이라고 말하며 반대한다. 기가 막히다”고 비판했다. 광주 발 ‘검찰개혁 시국성명’을 대표로 발표한 은우근 광주대 교수도 연단에 올라 “검찰은 그동안 부패한 권력을 남용해도 처벌받지 않으면서 괴물이 되었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은 검찰이 저지른 중대한 범죄 수사는 외면하고 조 전 장관을 짓밟았다. 자신들이 선택한 것만 정의로 여기고 국민 보편의 정의를 유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시민연대는 조 전 장관의 ‘국민 퇴임식’을 진행하며 조 전 장관에게 감사패를 수여하고 손 편지를 읽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시민연대 쪽은 “당신의 고결한 희생으로 산은 웅장하게 높게 치솟기 시작했고 막힌 강물은 도도하게 흐르기 시작했다. 우리가 조국이다”라고 적힌 감사패를 조 전 장관을 대신해 무대에 오른 다른 시민들에게 건넸다.


촛불문화제 시작 전부터 국회의사당대로는 일찌감치 인파로 북적였다. 이날 오후 1시께부터 국회의사당역 2번, 3번 출구 인근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앞 4개 차로에 참가자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오후 5시께에는 대형 스크린에서부터 국회의사당대로 반대편 끝 쪽까지 시민들이 들어찼다. 시민들은 서울과 경기, 대전, 경북 포항 등 각지에서 모여 “국회는 응답하라, 공수처를 설치하라”고 외쳤다. 중장년층이 주를 이뤘으나 청년들과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차로를 사이에 두고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인근에서는 보수 성향 시민단체 ‘자유연대’가 맞불집회를 열고 “문재인 탄핵”, “조국 구속” 등을 외쳐 촛불문화제 주최쪽과 보수단체 사이에 욕설과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은 국회가 검찰개혁의 공을 넘겨받은 만큼 법안 통과를 위해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생 최준석(21)씨는 “국회에서 법안 통과가 돼야 검찰개혁을 시작할 수 있다”며 “국회의 몫이 남았으니 국회의원들에게 시민의 뜻을 숙지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 여의도로 왔다”고 말했다. 경기도 분당에서 온 최윤정(53)씨는 “검찰개혁이 현실화하려면 검찰개혁법안이 통과돼야 한다”며 “국회에 법안 통과를 요구하는 데 머릿수 하나라도 보태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5살 자녀와 함께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허미진(38)씨도 “검찰개혁법안 통과를 위한 국회 협상이 진행돼야 하는데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노흥렬(69)씨는 “한국당의 반대로 국회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당이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특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강조했다. 대학생 최준석씨는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는다는 말처럼 검찰도 검찰 관련 사건을 적극적으로 기소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제 식구 감싸기’가 심한 검찰도 외부 기관의 수사를 받을 수 있도록 공수처가 설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온 문아무개(55)씨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진 검찰이 제대로 견제도 받지 못하는 상황은 공정하지 않다”며 “검찰도 공수처의 견제를 받아야 제대로 수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부터 한국당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장외 집회인 ‘국정대전환 촉구 국민보고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는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처음 열린 것으로, 집회에 참석한 한국당 지도부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연단에 올라 “조국은 우리가 사퇴시켰다”며 “하지만 지금부터 시작이다. 무능하고 위선적인 정권에 대한 심판을 시작하자”고 주장했다. 공수처 설치 법안 등이 ‘독재를 위한 악법’이라고 비판하는 주장도 나왔다. 황교안 대표는 “우리나라 수사기관으로 검찰, 경찰이 있다”며 “수사기관이 부족해서 수사기관을 또 만들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잘하고 있는 검찰을 두고 ‘옥상옥’ 공수처를 만드겠다는 의도는 제멋대로 법을 주무르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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