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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문 하나 바꾸면 삼성그룹, '삼성금융그룹-삼성전자그룹' 분할
이정희 '맞춤형 재벌개혁 로드맵', 지주사 문구 '최대주주'→'최대법인주주'로
조태근 기자 taegun@vop.co.kr  입력 2012-02-02 11:53:26 l 수정 2012-02-02 12:40:46

삼성그룹의 핵심 출자구조
삼성그룹의 핵심 출자구조 ⓒ민중의소리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2일 발표한 '맞춤형 재벌개혁 로드맵'('맞춤형 로드맵')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부분은 국내 최대 재벌인 삼성그룹을 금융부문(삼성생명)과 제조부문(삼성전자)로 분리하기 위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잘 알려진 대로 삼성그룹은 크게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의 순환출자구조를 핵심 지배구조로 하고, 삼성전자가 나머지 대부분의 삼성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는 형태로 돼 있다. 이로 인해 에버랜드의 최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전체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것.

삼성그룹 해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정희 대표가 제시한 방법은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고리를 끊기 위해 금융지주회사법을 개정해 금융지주회사의 요건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은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에버랜드가 삼성생명의 주식 19.34%를 보유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건희 회장이 삼성생명의 지분 20.76% 보유한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금융지주회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에버랜드는 합법적으로 삼성생명의 지분을 보유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삼성전자 등 계열사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

이는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이 '최대주주'에 대해서만 금융지주회사의 모회사가 될 수 없다고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쉽게 말해 에버랜드가 아닌 이건희 회장이 삼성생명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삼성의 이같은 편법은 2008년 10월 김용철 변호사(전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의 양심선언 이후 검찰이 이건희 회장이 차명으로 삼성 전.현직 임원 명의로 위탁된 삼성생명 주식을 찾아줌으로써 가능했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는 의외로 간단했다. 

이정희 대표의 '맞춤형 로드맵'에서는 금융지주회사법을 개정해 '최대주주' 조문을 '최대법인주주'로 변경하면 에버랜드는 자동적으로 금융지주회사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에버랜드가 금융지주회사가 되면, 삼성생명은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되므로 삼섬생명은 보유중인 비금융회사, 즉 삼성전자의 지분(7.21%)을 매각해야 한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에버랜드)는 비금융 손자회사(삼성전자)의 지분을 정리하고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1년 안에 비금융 손자회사의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삼성그룹은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하는 '삼성금융그룹'과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하는 '삼성전자그룹'으로 분리돼 "이재용 씨는 삼성전자에 대한 실효적인 지배권을 상실하게 된다"는 데 '맞춤형 로드맵'의 내용이다. 

이같은 조문 개정은 금융지주회사법의 취지에도 맞다는 게 이정희 대표의 지적이다. 

금융지주회사법은 금융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를 금융지주회사로 규제해 "과도한 지배력 확장 등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그런데 '최대주주'라는 문구 때문에 삼성생명의 최대주주가 이건희 회장이라는 이유 만으로 에버랜드가 금융지주회사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이 취지에 맞지 않는다. 에버랜드와 특수관계인인 이건희 회장은 실제 한 몸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출총제(자산대비 출자액 40%까지 제한) 부활 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출총제를 강화(25%까지 제한)할 경우에도 삼성그룹의 출자비율은 11%에 불과하며, 곧 민주당이 발표할 예정인 순환출자 규제가 도입돼더라도 삼성에는 다수의 순환출자 구조가 존재하기 때문에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다. 사업연관이 없는 계열사에 대한 출자금에 과세하는 이른바 '재벌세'역시 에버랜드의 경우 해당되는 출자금이 작은 규모여서 내야 할 세금이 10억원대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맞춤형 로드맵'에서 제시한 금융지주회사 개정이 삼성그룹을 개혁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는 게 이정희 대표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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