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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현장] 홍성교도소 찾은 봉주버스 "다음엔 봉주열차로" 
토크쇼·사인회·기념사진 촬영·지역경제 살리는 '축제의 장'으로 마련
2012.02.12 13:00 입력 : 2012.02.12 14:25 수정

▲ '나꼼수' 3총사와 정봉주 전 의원의 지지 모임 '정봉주와 미래 권력들' 회원 1000여명이 홍성교도소에 모여 토크쇼를 가졌다. / 홍성=소미연 기자

[스포츠서울닷컴ㅣ홍성=소미연 기자] 충남 홍성교도소 교도원들은 11일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수감 중인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을 응원하기 위한 '봉주버스'가 서울과 부산 등 전국에서 출발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앞서 '봉주버스'를 기획한 '정봉주와 미래 권력들(이하 미권스)' 운영진은 이날 행사를 위해 교도소 민원인 주차장에 집회를 신고했다. 이에 따라 교도원들은 접견인들의 자가용을 주차장 대신 인근 도로로 안내했다.

오전 11시30분으로 예정된 행사 시간이 다가오자 교도소 바로 맞은편에 있는 홍성경찰서 경찰들도 교도원들과 함께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책임자는 기자에게 "협조 요청이 있었다. 행사에 혼란이 없도록 도로 교통을 관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투입된 경찰 인력은 20여명 정도였다.

교통 사정으로 서울에서 내려오는 버스의 도착이 늦어지는 사이 인천, 대전, 부산, 울산 등 지방에서 오는 버스가 속속 도착하면서 행사장인 주차장을 조금씩 채워 갔다. 서울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미권스' 회원들은 교도소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정 전 의원의 '무죄'를 홍보하는 배지를 나눠 달았다.

낮 12시. '나는 꼼수다' 진행자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주진우 시사인(IN) 기자, 김용민 시사평론가가 도착하자 '미권스' 회원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정 전 의원의 아내 송지영씨가 등장하자 일부 회원은 "영부인"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주차장 안쪽에 마련된 '트럭 단상'에 오른 김 총수는 "정 전 의원과 겨우 100m 떨어져 있다. 만나지 못하게 하는 자들을 꼭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 낮 12시24분께 "지금 면회 중"이라는 연락을 받은 안민석 의원은 '미권스' 회원들과 함께 "정봉주 나와라"를 외쳤다.

'나꼼수' 3총사가 정 전 의원의 면회를 마칠 동안은 민주통합당 안민석 의원의 진행으로 토크쇼를 이어 갔다. 안 의원은 "일주일에 한 번씩 송씨와 함께 정 전 의원의 면회를 다녀오고 있다. 전날에도 면회를 다녀왔는데, 정 전 의원이 교도소 앞에서 함성을 지르면 안된다, 교도관들이 징계를 받을 수 있다며 조용히 해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러나 오늘은 그 얘길 무시하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의 지휘로 '미권스' 회원들은 "정봉주 나와라", "정봉주 보고 싶다"를 큰소리로 외쳤다.

토크쇼에서 가장 돋보인 이는 민주통합당 최재성 의원이었다. 최 의원은 정 전 의원의 구명을 촉구하기 위해 서울구치소에서 홍성교도소까지 112km를 걸어 왔던 터라 다리 통증을 호소하면서도 걸출한 입담을 자랑했다. '미권스' 회원들도 깜짝 놀라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최 의원은 "어젯밤 누워서 별을 보는데 유난히 반짝이는 별을 보고 옆에 누운 보좌관에게 저 별이 무슨 별인 줄 아냐고 물었다. 모른다고 답하길래 알려 줬다. 최재성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바탕 웃고 나자 최 의원은 이어 "그럼 저 달은 무슨 달인 줄 아냐고 물었다. 바로 정봉달이다"면서 "17대 국회에서 안 의원과 함께 정 전 의원을 '봉달이형'으로 불렀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이 마이크를 잡을 때와 자신이 마이크를 잡을 때 함성이 달라지자 "마이크 권력은 이동한다. 그러나 이동하지 않은 게 있다. 바로 진심이다. 정봉주를 구출할 때까지 함께 투쟁하자"고 말하자 '미권스' 회원들은 최 의원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민주통합당 이종걸 의원도 마이크를 잡았다. 이 의원은 "안 의원, 최 의원과 나는 다른 점이 있다. 둘은 정 전 의원을 형이라 부르지만 정 전 의원은 나를 형이라 부른다. 면회를 할 때도 이들이 가면 다른 교도관들이 감시하지만 나는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다. 그리고 정 전 의원의 편지도 받았다"고 말했다. 이를 지켜본 최 의원은 "마이크를 잡고 웃기려고 노력하는 이 의원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라며 웃었다. 이 의원도 함께 "허허허" 웃었다.

▲ 행사를 마치자 '나꼼수' 3총사는 트럭 단상에서 즉석 사인회를 여는 등 뜨거운 인기를 보여 줬다.

정 전 의원의 면회를 마치고 다시 트럭 단상에 오른 '나꼼수' 3총사는 '미권스' 회원들에게 면회 내용을 설명했다. 이들에 따르면, 정 전 의원은 교도소 내 세탁 업무 외에 재소자들을 위한 법률상담소를 개설했다. 부쩍 바빠진 만큼 지지자들의 편지에 모두 답장을 할 수 없으니 편지를 2회 이상 보낸 사람에 한해 답장을 하겠다는 게 정 전 의원의 메시지였다. 이와 함께 정 전 의원은 "오는 4월 총선에서 야권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면서 지지자들에게 투표를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의원의 소식을 전하는 것으로 마무리된 이번 행사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늦은 점심식사는 홍성에서 한우를 먹기로 했다. 지역민들은 소를 잡았고, 자원봉사로 식사 준비를 도왔다고 한다. '미권스' 운영진은 이날 행사를 무사히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 준 교도관들과 경찰 담당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트럭 단상에서 즉석 사인회를 열며 '미권스' 회원들과 즐거움을 나눈 '나꼼수' 3총사는 "버스 23대로 1000여명이 참석했지만 아직도 주차장이 널찍하다. 다음번엔 '봉주열차'로 주차장을 꽉 채우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소미연 기자>

pink2542@med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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